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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신상공개] '200 x 1.5 = 305?' 후지 XF200mmF2 R LM OIS WR 렌즈

강형석

후지 XF200mmF2 R LM OIS WR.

[IT동아 강형석 기자] 카메라를 다룰 때 민감하게 보는 것이 흔히 말하는 '화각'일 것이다. 넓게 촬영하면 광각, 가까이 촬영하면 망원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렌즈를 쓰는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므로 상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한다. 여러 브랜드 카메라를 쓰는 기자는 업무 중에 어쩔 수 없지만 취미 생활을 즐길 때에는 줌렌즈보다 단렌즈(주로 35mm와 85mm)를 더 선호한다.

하지만 더 큰 망원 렌즈를 선호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200mm나 300mm, 400mm 등 초망원 단렌즈가 대표적인데, 생태 촬영 또는 스포츠 촬영 등에 많이 쓰인다. 물론 이걸로 인물을 촬영하는 이도 있다. 좋은 사진만 담을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후지필름도 망원 단렌즈 'XF200mmF2 R LM OIS WR'를 추가하면서 카메라의 활용 영역을 확대한다. 자세히 보니까 초점거리 200mm 사양에 최대 개방 조리개가 f/2에 달하는 고성능 렌즈다. 그 동안 후지 X 마운트 렌즈 중에는 200mm 이상 초점거리를 갖춘 망원 단렌즈가 없었다. 고성능 망원 렌즈의 추가는 렌즈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목적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사양을 봐도 제법 화끈하다. 저분산(ED) 렌즈 2매와 초저분산(Super ED) 렌즈 1매를 포함해 총 14군 19매에 달하는 렌즈를 넣었다. 해당 렌즈를 활용하면 색수차를 최대한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0.1 마이크로미터의 정확도로 렌즈를 깎았다는데 역시 품질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성능 만큼이나 덩치도 크다. 얼마 전 후지필름이 이야기 했던 '바른 크기'가 떠오른다.

필터 ø105mm 규격을 써야하는 대구경 렌즈인데 5스텝 상당의 손떨림 방지 기술이나 경통 17곳을 밀폐 처리해서 방진방습, 동결 방지 기능까지 갖춘 것도 매력적이다. 렌즈 전면에는 불소코팅까지 하는 정성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만큼 덩치도 상당한데, 후지필름이 이야기 했던 '바른 크기'가 떠오른다.(바르지 않아 보이는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으니 환산 초점거리. 그렇게 35mm 규격을 혐오하는 후지필름인데 친절하게도 환산 초점거리를 표기해 두었다. 200mm인 이 렌즈의 환산 초점거리는 305mm다. 응? 300mm? 1.5배 환산(후지필름은 1,5배 상당 APS-C 센서를 쓴다.)하면 300mm가 되어야 맞는 것 아니던가. 아무리 오차를 감안해도 5mm가 늘어난다는 것은 궁금증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요소.

그래서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측 이야기가 궁금해 해당 자료를 전달한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랬더니 초점거리 305mm가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환산 초점거리는 센서의 크기와 화각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고 말이다.

응?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한데 어딘가 이상하다. 흔히 초점거리는 보조 주점부터 후면 초점까지의 거리(초점 무한대 기준)로 화각은 이 초점거리와 센서 규격에 의해 결정된다. 초점거리를 결정할 때 화각이 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판형에 따른 초점 거리가 같다면 렌즈 화각이 거의 동일하다.

예로 35mm 풀프레임 카메라에 쓰는 200mm 렌즈의 화각은 대부분 약 12도 전후다. 이를 1.5배 환산(300mm)하면 8도 정도로 화각이 줄어든다. 후지 XF200mmF2 R LM OIS WR의 8.1도 화각과 거의 같은 수치다. 캐논도 200mm 렌즈에 대한 환산 수치는 없지만 300mm 단렌즈를 기준으로 보면 8도로 역시 다르지 않은 수치다. 그런데 왜 화각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기왕 시작한거 끝을 보기 위해 카메라 제조사에 모두 문의를 넣어 보았다. 니콘, 캐논, 소니 관계자는 하나 같이 “환산 초점거리는 센서 규격(풀프레임이냐 크롭이냐)과 렌즈 초점거리에 의해 결정되며, 화각은 그 수치에 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305mm라는 수치가 나오는 것일까? 렌즈의 기본 초점거리가 203mm 이상인 것이 아니라면 남은 단서는 하나, 센서 크기다. 후지 APS-C 규격 센서는 35mm 대비 1.5배 환산으로 알고 있었다. 이것이 아니고 1.52배 정도라면 200mm 렌즈가 305mm가 되는 것이 설명된다. 다른 렌즈들 정보를 보니 센서 규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었다.

XF100-400mmF4.5-5.6 R LM OIS WR의 렌즈 정보. 초점거리 수치가 맞다면 후지 X 시스템의 APS-C 센서는 1.52배 판형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후지필름 홈페이지에 있는 렌즈 정보를 보니 200mm대 렌즈들은 모두 환산 초점거리 305mm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심지어 XF100-400mmF4.5-5.6 R LM OIS WR도 400mm 영역의 환산 초점거리는 609mm라고 안내하고 있다. 초점거리 수치가 정확하다면 센서는 1.52배가 된다.

별거 아니지만 왜 200mm 렌즈가 환산 기준 305mm가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렸다. 그렇다면 렌즈 자체에 대한 가치는? 솔직히 말하면 이 렌즈의 출시가 729만 9,000원으로 차라리 다른 렌즈를 구입하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출시된 렌즈라는 점을 감안해도 캐논(706만 5,000원)과 니콘(609만 6,000원)의 동급 렌즈 대비 비싸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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