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기업의 '얼굴'을 만들어드립니다, 비비빅닷컴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사람은 이름과 얼굴로 서로를 알아보고, 어떤 사람인지 기억한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명, 브랜드명과 이를 상징하는 로고(CI, BI)는 기업의 얼굴과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기업은 많은 돈을 들여 기업이나 브랜드 이름을 만들고, 소비자 머리 속에 남을 만한 로고를 제작한다. 특히 여기에는 기업의 철학이나 비전 등이 담겨있는 만큼, 깨알같은 변경이 있을 때도 많은 고심을 한다.

사실 이러한 CI는 이미 잘 알려진 대기업보다는, 새롭게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알려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게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문 디자이너에게 CI 등을 맡기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고, 직접 만들기에는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비비빅(VIVIVIK)닷컴은 이러한 초기기업이 부담 없이 자사의 로고나 명함 디자인 등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웹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승배 공동대표는 "스타트업 문화가 잘 정착한 해외에서는 스타트업도 CI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는 반면, 한국은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도 쉽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으로 있으면서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이나 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이 디자인이나 인쇄물 등 마케팅과 관련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이러한 서비스를 만들어 예비 창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뜻에 정재윤 공동대표, 방준식 부사장 등이 동참해 비비빅닷컴을 선보이게 됐다.

왼쪽부터 방준식 부사장, 박승배 공동대표, 정재윤
공동대표
왼쪽부터 방준식 부사장, 박승배 공동대표, 정재윤 공동대표

정재윤 대표는 비비빅닷컴이라는 이름은 '비비드(Vivid), 비주얼(Visual), 비전(Vision)'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제과회사의 아이스크림 브랜드와 이름이 같아서 한 번 본 사람은 쉽게 잊지 않는다. 얼마 전 신촌에서 열린 스타트업 거리축제에서도 동명의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며 소개하니 많은 사람이 기억하더라"고 말했다.

비비빅은 인공지능 기반 CI 자동 제작 서비스다. '180초 뒤에 만나는 로고'를 슬로건으로, 자신의 기업 이미지와 맞는 다양한 로고 시안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웹 상에서 간단한 수정을 거쳐 로고를 만들 수 있다. 전문 디자이너에게 맡길 경우 늦으면 몇 주 씩 걸릴 수도 있으며, 비용 역시 수십만 원씩 드는 작업을 클릭 몇 번으로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셈이다.

비비빅닷컴
비비빅닷컴

방준식 부사장은 "현재는 약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선택한 기업 성향이나 디자인 방식 등을 선택하면 디자이너가 기존에 제작한 이미지 중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향후 강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도입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디자인 까지 모두 인공지능이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비스 이용자는 수많은 시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적당한 수정을 거쳐 로고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로고는 명함, 포스터 등 다양한 인쇄물에도 활용할 수 있다. 비비빅닷컴 서비스 하나를 통해 추가적인 디자인 비용 없이 인쇄비용만으로 명함, 포스터, 홍보용 스티커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여러 디자인 템플릿을 기본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의 템플릿을 선택하고, 제작한 로고를 넣어 그럴싸한 브랜드 홍보용 인쇄물을 제작할 수 있다. 향후에는 스톡 이미지 서비스와도 연계해 더 품질 좋은 인쇄물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비비빅닷컴
비비빅닷컴

박승배 대표는 "이러한 서비스가 해외에서는 이미 존재했으나, 국내에는 생소하다. 우리는 기존의 비슷한 서비스를 재해석해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작한 로고에 대해 상표등록까지 할 수 있도록 출원, 출원 거절 시 대응 방법 등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하는 만큼, 스타트업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창업한 세 사람은 모두 제일기획, LG전자, 삼성SDS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자신만의 사업에 도전했다. 박승배 대표는 창업보육센터장을 맡으면서 말로만 떠드는 창업보다는 직접 회사를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여기에 자신의 전문 분야인 디자인을 접목해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비빅닷컴 공동창업자
비비빅닷컴 공동창업자

방준식 부사장은 반복적인 대기업 일을 하던 중, 학교 후배인 박승배 대표가 인공지능 기반의 디자인 서비스를 기획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뜻에 동참했으며, 대기업에 있을 때와는 또다른 열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재윤 대표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 두 사람이 인격적인 면이나 능력적인 면에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 믿고 함께 해봐야 하겠다고 생각해 합류했다.

박승배 대표는 "아직 개발해야 할 부분도 많고, 서비스 도 개선해야 하지만, 서로 호흡이 잘 맞는 만큼 짧은 기간안에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작한지 1년 정도 지났는데, 여러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다. 자금이 확보된 것보다, 투자자가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믿어줬다고 생각해 기뻤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대기업 취업이나 고시 합격이 소위 말하는 '인생역전' 이라면, 이제는 창업이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부모세대가 이러한 창업 문화를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자녀 세대에게 다양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젊은이 역시 대기업이나 공무원에만 매달리지 말고, 열정이 끓고 있을 때 스타트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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