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오서현의 신간3책] 초격차 / 인듀어 /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이상우

[IT동아]

우리를 둘러싼 공기가 미묘하게, 그러나 빠르게 달라지는 9월은 역동적인 달이다. 일년 중 며칠 되지 않는 완벽한 날이 찾아오는 만큼 가만히 있어도 자주 행복해진다. 깨끗한 하늘과 적당한 바람 그리고 완벽한 햇살. 그 어떤 마음도 치유될 것만 같다.

자연이 주는 단순하지만 본능적인 쾌감에 취해 지내다 보면 어느덧 서늘한 공기가 시샘이라도 하듯 온몸을 감싼다. 정신이 번쩍 든다. 어둠은 점점 길어지고 밤은 짙어진다. 지금 자신이 어디쯤 와있는 건지 새삼 낯설다.

우리는 어디에 서있는 것일까? 우리는 각자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걸까? 신간을 통해 대가들의 말을 들어보자. 그들의 책에서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작지만 분명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스스로 단단해져야 한다. 유난히 깊고 진한 가을 밤, 그 진한 농도만큼 우리의 내면도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9월 신간3책

◆ 초격차 (권오현/쌤앤파커스)

반도체 분야 전 세계1위를 달성시킨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의 경영서가 나왔다. 그는 1985년부터 지금까지 삼성에 몸담으며 반도체 신화를 직접 진두지휘 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흔히 기업 총수의 경영서라 하면 뻔한 자화자찬에 손이 가지 않지만 이 책은 다르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들과 그를 통해 얻는 깨달음을 그대로 담았다. 참 솔직하고 구체적이다. 저자는 경영도 시대에 따라 방법적으로 많이 변하지만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는 기본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그 변치 않을 원칙이라고 생각한 것들을 책 전반에 걸쳐 크게 리더, 조직, 전략, 인재 4부분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경영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유용한 조언들이 쏟아진다.

저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환경 속에서 리더는 미래를 대비하여 기업의 모든 차원을 과감히 혁신하고 개인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초격차(넘을 수 없는 차이의 격)'라고 말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뿐 아니라 일을 하는 모든 개인에게 자기경영에 있어 좋은 영감을 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탁월한 인문학적 통찰과 안정된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독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연세대 김상근 교수의 정리가 매력을 더한다.

◆ 인듀어 (알렉스 허친슨/다산초당)

인간의 한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무려 10년이나 전세계를 찾아 헤맨 사람이 있다. 운동선수 출신의 과학 전문 칼럼니스트 알렉스 허친슨이다.

제목인 인듀어(Endure)는 '참고 견디다'는 뜻이다. 우리는 우리를 모른다.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떤 이는 도전 앞에 쉽게 포기하고 어떤 이는 역사에 남을 성취를 해내고야 마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인간은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가?','그 오래 견디는 힘과 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저자는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는 지구력의 비밀에 다가가기 위해 전세계를 직접 돌아다니며 '지구력'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수백 명의 학자와 자신과의 한계와 싸우는 운동선수들을 인터뷰했다.

책은 '인체를 기계와 동일시하는 관점'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관점'을 정확히 구분해서 비교하고 있다. 결론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지구력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다방면의 전문가와 협업하여 수 많은 실험을 설계·진행한 저자의 행보 자체가 이미 인듀어(Endure)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탐구 정신에 박수를! 인간에게 분명히 한계가 있지만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해 나간다. 당신은 당신의 한계에 다다라 본적이 있는가?

◆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김영사)

전작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발자취, 우리를 향해 펼쳐지고 있는 미래까지 말 그대로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전세계 독자에게 자각시킨 유발 하라리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에는 '지금', 현재에 주목한다.

인간이 당면한 사회적 현안과 과제를 특유의 통찰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 스스로 더 생각해보도록 자극하고 우리시대의 주요 대화에 직접 참여하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세계가 직면한 정치적, 기술적인 이슈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그리고 함께 어떻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빼놓지 않는다.

저자는 앞으로 도래할 특이점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정신적 회복탄력성과 풍부한 감정적 균형감이라고 말한다. 즉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낯선 상황에서 정신적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이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을 살피고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연이은 저작을 통해 지금이 인간의 생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라고 전세계를 향해 지속적으로 외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ohs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정리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