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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가입자 '괌·사이판' 가면 내 요금제 그대로 쓴다고?

강형석

SKT가 'T 괌·사이판패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해외로 떠났을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이 통신 서비스다. 여기서 흔히 로밍 서비스를 떠올릴 법 하지만 체류 기간이 길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통화나 데이터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사용이 꺼려진다. 일부는 현지 통신사의 통신카드(USIM)를 구매해 사용하기도 한다. 쓰던 번호를 포기하면 통신 품질에서 로밍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하 SKT) 사용자라면 로밍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단, 괌과 사이판 한정이다. 이름은 'T 괌·사이판패스'.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적어도 해당 지역에서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그곳에 자주 간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한국에서 쓰는 요금제 그대로 쓰는 것은 장점, 품질은 의문

핵심은 SKT 사용자가 쓰던 요금제 그대로 괌과 사이판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따로 부과하던 로밍 요금제가 사라졌다. 만약 사용자가 20GB 혹은 100GB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 쓰고 있었다면 현지(괌·사이판)에서도 그 용량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만약 데이터를 그 때 모두 소진했다면 속도 제한이 발생하는데 SKT 측은 400Kbps의 속도가 제공된다고. 이는 초당 50KB(0.05MB)에 해당하는 수치다. 절망적인 속도다.

그렇다면 기본 데이터 속도는 빠른가? 그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홍승진 SKT MNO사업부 팀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HD급 수준의 동영상을 끊기지 않고 감상하는데 무리 없는 수준이며, 사용량이 몰려도 SD급 정도로 전환하면 충분히 감상 가능하다"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평균 20Mbps~30Mbps, 최소 5~10Mbps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당 2.5~3.75MB 가량이다.

질의에 답변 중인 홍승진 SKT MNO사업부 팀장(가장 왼쪽).

데이터 속도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현지 품질을 국내 절반 수준까지 끌어 올렸고 현재도 품질은 계속 개선 중이라는 것이 홍승진 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쓰이는 LTE 데이터 속도가 약 60Mbps(초당 약7.5MB) 이상 나오는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하게 느껴진다.

반면, 로밍 요금이 발생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주어진 데이터 용량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통화도 3분간 무료 제공되며, 이후에는 국내와 같은 초당 1.98원이 부과된다. SMS와 MMS 등 문자도 모두 무제한 제공된다. 적어도 괌과 사이판에서는 내 번호 그대로 통신사 서비스를 누리는 이점이 살아날 듯 하다. 괌과 사이판에서만큼은 실제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는 이야기다. 참고로 SKT는 서비스 출시 프로모션으로 12월까지 현지에서 매일 1GB 용량의 데이터를 무료 제공한다.

왜 괌과 사이판인가?

많고 많은 지역 중 왜 하필 괌과 사이판일까? SKT 측은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여행지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괌·사이판 관광청 통계 기준, 해당 지역 방문자 수는 지난해 1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양지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가거나 신혼여행, 태교 목적으로도 방문이 잦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간다는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보니 유추 가능한 자료가 있었다. 바로 여행가격비교 사이트 중 하나인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2017 한국인 자유여행 트렌드' 보고서가 그것이다. 지난해 한국인들이 자사 사이트에서 검색한 항공권 약 6,000만 건을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한 자료다. 여기에서 괌이 10위를 차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자. 1위는 우리나라 제주도, 2위부터 4위는 일본 오사카·도쿄·후쿠오카다. 5위는 태국 방콕, 6위는 베트남 다낭, 7위는 홍콩, 8위는 타이완 타이베이, 9위는 일본 오키나와다. 대부분 거리가 멀지 않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다.

괌과 사이판은 필리핀해(혹은 서태평양)에 있는 섬이다. 타이완과 비교하면 크기가 매우 작다. (출처=구글지도)

다시 왜 괌과 사이판인가를 놓고 보면 이유는 간단했다. 해당 국가들에 비해 괌과 사이판의 국토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는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 품질을 높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일본은 상대적으로 국토 영역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고려해 투자비용 대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지역으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예상된다.

홍승진 팀장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언급한 내용도 이를 뒷받침 한다. 그는 추후 타 국가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자원이 무한하다면 많은 곳에 투자할 수 있을 것. 타 국가 지원은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괌·사이판 안 가면 의미 없는 현지 제휴 혜택도 제공

오는 19일부터 SKT는 현지 맛집과 관광지, 쇼핑몰 등에서 자사 멤버십(T멤버십) 할인을 제공한다.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 대상이다. 지난 4월에는 멤버십 개편이 이뤄져 모든 멤버십 등급에 연간할인한도가 폐지된 바 있다. SKT는 이를 통해 해외에서도 무제한으로 할인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여기를 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이걸 쓰기 위해 괌과 사이판으로 떠나야 할까?

준비한 혜택이니 살펴보자. 우선 괌 공항과 사이판 도심에 있는 SKT 웰컴데스크에 방문하면 T멤버십 할인 정보를 담은 지도를 수령할 수 있다. 제휴처 정보와 상세 할인 혜택은 스마트폰 앱(T멤버십)으로도 확인 가능하단다.

T 멤버십의 괌·사이판 제휴처. (출처=SKT)

먼저 버젯렌터카에서 차량을 예매하면 최대 60% 할인이 적용된다. T 로고가 있는 미키택시를 타면 10달러(원화 환산 약 1만 1,300원 상당) 이상 결제 기준 1달러 할인이 적용된다. 10% 아니고 '1달러'라는 점 참고하자. 하드락카페와 씨그릴(괌), 서프클럽과 부바검프(사이판)에서는 인기 메뉴를 최대 30% 할인 받을 수 있다. 이 외에 각 30여 일반 식당에서도 10% 할인이 적용된다.

T 갤러리아 상품권은 500달러(원화 환산 약 56만 4,000원 상당) 범위 내에서 10% 할인이 적용된다. 괌이나 사이판 주요 관광지에서도 할인이 제공된다. 모두 해당 지역을 가지 않으면 의미 없다.

SKT 가입자 모두가 누릴 혜택에 집중해 주길...

T 괌·사이판패스는 그 자체로 의미는 있다. 로밍 요금제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첫 발걸음이기 때문. 하지만 한계는 있다. 모두를 위한 혜택은 아니기 때문이다. 약 100만 명이 오고 가는 지역이라지만 그 100만 명이 모두 SKT 사용자는 아닐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내 SKT 가입자가 모두 누릴 수 있는 혜택 또한 아니다. 해당 지역에 관심이 없거나 여행을 즐기지 않는 이라면 모든 것이 '쓸모 없는' 혜택이다.

SKT는 이번 서비스가 7번째 고객가치혁신이라는 점을 언급한다. 약정제도, 로밍, 멤버십, 스마트폰 대여, T 플랜, 1020 세대를 겨냥한 0에 이은 것이다. 모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활용이 쉽지 않은 것들이다. 아마 기자가 포함되어 있는 3040 세대는 이 서비스들에 대해 얼마나 인지하고 앞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SKT 가입자 모두가 쉽고 직관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의 부재가 아쉬울 따름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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