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18] '눈과 귀를 동시에' 프리미엄 TV 필수 요소된 오디오

강형석 redbk@itdonga.com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8.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8.

[베를린=IT동아 강형석 기자]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박람회(IFA). 전 세계 IT 및 가전 브랜드,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여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올해는 대형 TV들을 중심으로 생활·주방가전 등 프리미엄을 강조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된 것이 눈에 띈다.

TV나 생활가전은 눈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라면 동시에 귀를 사로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바로 오디오다.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유럽 지역이어서 접근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자체 또는 협업을 통해 상품성을 확보, 소비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종류도 무선 스피커에서 TV 일체형 라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LG전자도 시그니처 시리즈 등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LG전자도 시그니처 시리즈 등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대규모 전시관을 꾸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그 중 삼성은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하만(HARMAN) 그룹을 인수해 관련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인지 마이크로 LED TV 시제품인 '더 월(The Wall)'에 JBL 스피커, 일부 TV 라인업에는 하만/카돈 사운드바가 배치됐다.

LG전자는 오디오 기업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기존에는 AKG와 하만/카돈(Harman/Kardon) 등과 제휴했지만 최근에는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인 메리디안(Meridian)과 협업 분야를 넓혀가는 중이다. IFA 전시장 내에는 관련 기술이 적용된 블루투스 스피커와 사운드바 등이 전시됐다.

전시관 내에 별도로 자리를 마련한 '엑스붐 고(XBOOM Go)'는 메리디안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제품 중 하나다. 블루투스 스피커지만 고해상 음원 재생을 위한 기술이 대거 쓰였는데, aptX HD도 그렇지만 메리디안이 제안한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 규격인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를 썼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MQA는 고해상 음원 재생에 필요한 정보를 대부분 품고 있지만 용량을 최대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생생한 음원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감상 가능하다. 이는 고역대 정보를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저역대로 최대 10번 접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접힌 정보를 제대로 펴지 못하면 본연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엑스붐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V30 이후 스마트폰은 MQA 서비스가 가능하므로 사용자는 엑스붐과 연동해 aptX HD 혹은 MQA를 선택해 고해상 음원을 들으면 된다. TV도 마찬가지다. MQA까지는 아니지만 잘 조율된 음향처리기술을 통해 생생한 영상과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테크닉스 오디오 기술이 접목된 파나소닉 TV
콘셉트.
테크닉스 오디오 기술이 접목된 파나소닉 TV 콘셉트.

흥미롭게도 파나소닉은 자사가 보유한 오디오 브랜드 '테크닉스(Technics)'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IFA 전시관에 선보인 대부분의 TV에는 이 브랜드의 오디오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별도의 전시관을 큰 규모로 마련해 전용 앰프와 스피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주로 소형화된 오디오 장비들을 전시했다는 점이 특징.

소니는 특별한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았지만 오디오에 많은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 공개한 마스터 시리즈 중 AF9에는 풍부한 소리를 일정하게 전달하는 어쿠스틱 서피스 오디오 플러스(Acoustic Surface Audio+) 기술이 적용됐다. TV 분야에 적용되는 오디오는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프리미엄 오디오 분야는 탄탄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다.

TCL TV 제품에 포함된 스피커에는 온쿄의 이름이
선명했다.
TCL TV 제품에 포함된 스피커에는 온쿄의 이름이 선명했다.

TCL은 온쿄(ONKYO)와 손을 잡았다. 필립스(Philips)는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오디오를 채택한 TV를 전시장에서 공개했다. 자체 브랜드로 오디오와 TV를 생산하는 뱅앤올룹슨(Bang & Olufsen)도 베오비전 이클립스에서 자체 조율한 오디오를 통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은 450억 유로(원화 환산 약 58조 5,247억 원 상당) 규모다. 지난해 대비 1% 성장한 수치로 규모 자체로는 소폭 성장에 머물렀지만 4,000 유로(원화 환산 약 517만 원 상당) 이상의 고가 TV 시장은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라인업에 제조사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뱅앤올룹슨도 고급 오디오 브랜드답게 자사 TV와 오디오 시스템을 잘 접목하고
있다.
뱅앤올룹슨도 고급 오디오 브랜드답게 자사 TV와 오디오 시스템을 잘 접목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우위를 쉽게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제조사들이 고급화를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디자인과 제품에 쓰인 재질, 유명 오디오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등이다. 가장 직관적이고 뇌리에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 혹은 강화를 위해 TV 제조사와 유명 오디오 제조사와의 협업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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