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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위해 스마트 기능 막아둔 '공신폰'의 인기와 한계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스마트폰(Smartphone)은 이름 그대로 똑똑한 전화기이고, 인터넷 접속 및 다양한 앱(App)의 설치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하지 않음’을 애써 강조하는 스마트폰도 있다. 이른바 '공신폰'이 그 주인공이다.

공신폰이란 제품의 형태나 구조는 여느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으면서도 인터넷 접속 기능 및 앱 설치 기능을 차단한 제품이다. 당연히 인터넷이나 게임, SNS 등의 오락 관련 기능을 전혀 쓸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공신폰은 공부에 집중하고자 하는 수험생, 공시생이 주 소비자층이다. 공신폰이라는 별명부터 '공부의 신'에서 유래된 것이니 말이다.

구하기 힘들어진 피처폰의 대용품으로 떠오른 '공신폰'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면서도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이런 제품이 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시장이 거의 사라진 탓이다. 2010년 즈음 까지만 해도 아주 소량이나마 피처폰이 팔리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거의 씨가 말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 시리즈나 LG전자의 ‘와인 스마트’ 시리즈와 같은 폴더 형태의 휴대전화가 팔리고 있긴 하지만 이는 제품의 외형만 폴더 형태일 뿐, 내부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피처폰을 찾던 소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SK텔링크의 '공신폰' 홍보 영상 (출처=SK텔링크)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알뜰폰 브랜드인 SK텔링크(세븐모바일)가 2017년 6월, 첫 번째 공신폰을 출시했으며, 이 제품이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끌면서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SK텔링크의 첫 번째 공신폰은 중국 ZTE사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블레이드 L5 플러스(Blade L5 Plus)'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으로, 내부 펌웨어(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데이터 통신(3G / LTE) 및 와이파이 기능을 막아두었다. 인터넷 관련 기능을 쓸 수 없고 설치 파일(APK) 복사를 통한 새로운 앱 설치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초기에 탑재된 영어사전이나 캘린더, 카메라 촬영, MP3 음악 감상 등의 일부 기능을 제외하면 피처폰이나 다름 없다.

ZTE 기반의 첫 번째 공신폰이 시장의 관심을 끌자 국내 대기업들의 제품도 SK텔링크의 공신폰으로 출시되었다. 2017년 11월에는 삼성전자(갤럭시 와이드2), 2018년 3월에는 LG전자(X4) 기반의 신형 공신폰이 출시되는 등, 제품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지난 13일에는 SK텔레콤 및 KT를 통해 삼성전자의 '갤럭시J2 프로' 기반의 공신폰이 출시되는 등, 주류 이동통신사들도 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들 공신폰들은 일부 사양(카메라 화소, 메모리 용량 등)에 차이는 있지만, 인터넷 접속 및 새로운 앱 설치를 할 수 없다는 점은 같다.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공신' 기능 무력화도 가능?

다만,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공신폰들은 어디까지나 기존의 일반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면서 펌웨어만 수정, 일부 기능을 막아둔 것에 그친 것이다.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LTE나 와이파이 기능 등이 멀쩡히 존재하고 있다. 처음 생산할 때부터 관련 기능을 아예 제거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러자면 제품의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별도의 생산라인까지 꾸려야 하기 때문에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생산되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중 상당수는 하나의 칩에 통신 기능까지 품고 있는 SoC(System-on-Chip) 형태로 출고되므로 통신기능만 별도로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품고 있는 기능 일부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막아둔 제품이기 때문에 공신폰이라 할지라도 와이파이나 LTE 기능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은 아니다. 출고 초기 상태에선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메뉴가 없지만, 해킹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PC와 연결, 새로운 펌웨어를 구해 강제적으로 폰에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능 제한을 무력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비공식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제품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향후 사후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태생적인 한계는 분명, 문제는 사용자의 의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공신폰은 (이젠 구하기 힘들어진) 피처폰의 대체품으로 고안된 제품이며, 하드웨어적으로는 일반 저가형 스마트폰과 다를 바가 없다. 인터넷 접속 및 앱 설치 기능을 막아두긴 했지만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서 '공신폰 뚫는 법' 등의 키워드를 통해 관련 방법을 공유하는 광경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네이버 등에서 공신폰 무력화 방법을 간단히 검색할 수 있다

자녀의 공부를 위해 공신폰을 사준 부모 입장이라면 이러한 제품의 한계를 잘 알고 적절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 공신폰을 샀으면서 나중에 이를 무력화 하기 위해 비공식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사용자라면 왜 이런 제품을 선택했는지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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