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W의 전력낭비도 허용치 않는 친환경 컴퓨터, '소나무PC' 출시

이문규 munch@itdonga.com

'화려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이라는 늘 똑같은 특징만 내세우는 컴퓨터 시장에 독특한 특허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등장했다. 무늬만 '저전력, 친환경'을 표방하고 있는 컴퓨터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모뉴엘 '소나무PC'가 바로 그것이다. HTPC(홈시어터용 컴퓨터)로 이미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정받은 (주)모뉴엘(www.moneual.co.kr, 대표: 박홍석)은 8월 24일, 세계 최초로 대기전원을 차단하여 전력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소나무PC G100을 전격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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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현장 소식은 잠시 후에 다루기로 하고, 이날 출시된 소나무PC와 이에 적용된 '대기전원관리' 특허 기술에 대해 잠깐 살펴본다. 생김새나 주요 부품 등은 일반적인 컴퓨터와 다름이 없다. 다만 전원 케이블을 꽂는 전원공급기 부분이 남다른데, 과거 486 컴퓨터 시절에 그랬듯이 모니터 전원을 본체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 시절 컴퓨터와 다른 점이라면, 소나무PC는 일반 멀티탭을 본체 뒷면 특수 전원구에 꽂아 모니터, 프린터, 스피커 등의 주변기기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아래 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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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등의 주변기기 전원을 본체에 연결

이렇게 하면 본체를 비롯해, 각종 주변기기의 전원을 소나무PC가 제어할 수 있게 되는데, 본체 전원을 끄면 여기에 전원이 연결된 주변기기도 모두 전원이 차단된다. 또한 일정시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혹은 수동으로) '그린모드'로 동작하여 대기전력을 원천봉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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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뒤 별도 전원 커넥터에 일반 멀티탭 연결

(본 기자도 마찬가지지만) 일반적으로 컴퓨터 전원을 끄고 전기 콘센트에서 전원 케이블까지 빼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전원을 껐다 해도 (전원 케이블을 빼지 않으면) 미세하게 대기전력이 흐르는데, 이날 행사에서 모뉴엘의 한 관계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원 케이블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5분 동안 발생하는 대기전력은 모니터(19인치, 2.6W), 스피커(1.6W), 인터넷 공유기(6.4W), 프린터(3W), 컴퓨터 본체(1W) 등을 모두 합쳐 14.6W라 한다. 그러니 회사나 가정이나 컴퓨터 평균 사용시간 8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16시간 동안 이러한 대기전력이 고스란히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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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수백 대 이상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업 환경이라면 이러한 대기전력으로 발생하는 비용적인 면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환경적인 면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는 데는 소나무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있는 컴퓨터 중 30% 정도만 소나무PC로 교체해도 연간 약 1억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하루 16시간 대기모드 사용 시, 모뉴엘 발표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품 이름이 '소나무PC'다(그래서 제품 심볼 역시 소나무와 전기를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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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PC의 특징에 대해서는 조만간 제품 리뷰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다시 행사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하자. 이날 출시 행사는 서울 종로구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됐으며,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미디어 기자들이 참석해 모뉴엘의 기업적 인지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경제 전문 미디어 기자들은 모뉴엘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익히 알고 있는 듯했다. 서두에 언급했듯, 이미 해외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상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행사 진행은 YTN의 박서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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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온/오프라인 미디어의 열띤 취재 현장

현장은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일반적인 컴퓨터 신제품 현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모뉴엘 박홍석 대표의 기조연설 때도, 허종승 마케팅 팀장의 데모 시연 때도 카메라는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예상 했던 대로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는데, 소나무PC의 사양이나 성능, 기능 등에 대한 내용보다는 역시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마케팅 또는 영업 계획 등을 묻는 내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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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뉴엘의 박홍석 대표

본 기자는 이 자리에서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인터넷 공유기 등과 같이 컴퓨터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항상 켜져야 하는 기기의 전원 관리 여부와 그린모드/제로모드(소나무PC의 대기전력 관리 기능) 적용 시 윈도우 서비스의 실행 여부였다.

인터넷 유무선 공유기와 같이 공용 기기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전원 사용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공유기의 경우 전원이 차단되면 다른 컴퓨터 역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린모드/제로모드 시에도 윈도우 서비스는 그대로 작동하므로 파일/폴더 공유 기능이나 별도의 서비스(예, 원격 접속 서비스 등) 등을 평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제품 리뷰 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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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기본적인 사양과 가격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컴퓨터 사양과 동일하므로 성능도 그에 맞게 발휘될 것이며, 가격 또한 유사 사양의 제품과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현장에서 접해 본 소나무PC는 전면의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띌 뿐, 다른 컴퓨터와 별 차이는 없다. 전면 상단에 '그린버튼'을 달아 두어 언제든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소나무PC는 총 3개 모델로 나뉘며, 기본 사양은 아래 표와 같다(가격은 이날 행사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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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을 형상화한 '그린모드' 원터치 버튼

모뉴엘 소나무PC는 전국 95개 대리점이나 주요 백화점 또는 대형마트(롯데마트 구로/서울역/대구율하/청량리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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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으로 본 '소나무PC' 출시회

그 동안 숱하게 신제품 출시회를 다녀 봤지만, 이번 소나무PC 출시회처럼 미디어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장대비가 쏟아지는 굳은 날씨에도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모뉴엘의 한국 시장 진출을 지켜 봤다. 환경 오염이 날로 심각해 지는 이 때에,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함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보호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할 만 했다. 그리고 모뉴엘의 의지대로 우리나라 전체 컴퓨터의 30%가 소나무PC로 바뀐다면, 정말 여러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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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PC의 전기절감 효과를 설명하는 마케팅팀 허종승 팀장

다만 아직까지는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소나무PC는 3개 모델로 공개됐지만, 고급형인 G100-S는 고급형이라는 이름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은 사양이라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에는 다양한 모델이 마련되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쪼록 그 동안 해외 시장에서 쌓은 공신력을 토대도 우리나라 컴퓨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다크호스'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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