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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한 BJ는 우리 소속 아닙니다'… 선긋기 급급한 국내 최대 인터넷 방송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최근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개인 방송 진행자가 생방송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 5일, 부산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던 여성 진행자가 시청자와 대화하던 도중 창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진행자는 5년 전 부터 인터넷 방송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에서 자신의 심경을 방송을 통해 토로하기도 했다. 사건 당일 방송 중 시청자가 이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고, 해당 진행자는 이날 자신의 반려견을 안고 8층 높이에서 투신했으며, 이 모습이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해당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사건 이후, 이와 관련한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왔으며, 다수의 매체가 '여성 BJ 방송 중 투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국내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BJ'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 BJ라는 단어는 자사의 플랫폼 방송 진행자를 주로 지칭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를 사용하면 자사 소속 개인 방송 진행자로 오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아프리카TV의 이번 요청은 '선긋기'라는 평가다. 아프리카TV 역시 인터넷 방송 플랫폼 중 하나며,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국내 플랫폼이다. 이런 기업이라면 '투신한 방송 진행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자사의 플랫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반응이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아프리카TV의 반응은 '우리 소속이 아니며, 오해 소지가 있으니 BJ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아프리카TV의 요청 내용

BJ라는 단어는 Broadcasting Jockey의 약자로, 아프리카TV 플랫폼에서 이 용어를 주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각 동영상 플랫폼마다 이들을 부르는 용어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BJ라는 단어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 이외의 플랫폼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도 자신의 대화명에 이 단어를 넣기도 한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하다, 동일한 대화명을 사용하면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개인 방송 진행자도 자신의 대화명 앞에 BJ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사실 아프리카TV는 과거부터 이슈와 논란이 돼 왔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방송 콘텐츠는 물론, 방송 진행자 후원을 위한 하루 결제 한도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등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아프리카TV도 스스로 모니터링 등을 통해 혐오방송, 음란방송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 이후인 3월 7일 오후 세시 쯤, 방송 진행자에 대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공지도 발표했다.

BJ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보다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방송 진행자를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먼저 전했으면 어땠을까.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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