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조립하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고장은?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조립 PC를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같은 성능의 브랜드 PC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쓰임새에 최적화된 사양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매력일 것이다.

대부분의 조립 PC 사용자들은 사양만 직접 선택하고 PC 조립 자체는 전문업체에 의뢰한다. 반면, 아예 직접 조립하는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5만원 전후의 조립 수고비를 아낄 수 있으며, 레고 블록 맞추듯 직접 시스템을 꾸리는 재미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A/S 요청 사항 1위는 메인보드의 CPU 소켓 파손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과정에서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PC 조립을 처음 해보는 사용자들이 이런 일을 겪곤 하는데, 특히 파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메인보드의 CPU 소켓(socket) 부위다. CPU는 PC의 두뇌이며, 메인보드는 몸통이라 할 수 있다. 메인보드에는 CPU를 꽂는 소켓이 있는데, 여기에 CPU를 꽂다가 실수를 하는 사용자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국내에 PC용 메인보드를 판매하고 있는 에이수스코리아의 관계자는 IT동아와의 통화에서 "메인보드 A/S 요청 사항 중에 단연 1위를 차지하는 것이 CPU 소켓 파손"이라고 밝혔다.

메인보드의 CPU 소켓부에 수많은 작은 핀(접점)이
돋아있다
메인보드의 CPU 소켓부에 수많은 작은 핀(접점)이 돋아있다

특히 가장 흔하게 이용하는 인텔 CPU 기반 시스템의 경우, 메인보드의 CPU 소켓 부분에 1000개를 넘는 자그마한 핀(접점)들이 돋아있다. 핀 중에 1개라도 휘어지거나 부러지면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CPU 소켓 부위에 커버를 덮어서 제품을 출고한다. 핀 부위를 손으로 만지거나 그 위에 물건이라도 떨어지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고장이 나기 때문이다.

AMD 시스템은 메인보드가 아닌 CPU 쪽에 핀이
달려있다
AMD 시스템은 메인보드가 아닌 CPU 쪽에 핀이 달려있다
< AMD 시스템은 메인보드가 아닌 CPU 쪽에 핀이 달려있다>

참고로 라이젠 등의 AMD CPU는 일부 모델(쓰레드리퍼 등)을 제외하면 메인보드가 아닌 CPU 쪽에 핀이 달려있기 때문에 메인보드 소켓 고장 우려는 훨씬 적다. 대신 CPU 핀의 손상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자.

소켓 커버 제거부터 조심조심

PC 조립을 한다면 이 CPU 소켓 커버를 열 때부터 조심해야 한다. 커버를 제거하다가 실수로 손가락 끝이 소켓 안쪽의 핀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켓 커버를 하단에 REMOVE 라고 써 있는 홈을 엄지 손가락 끝으로, 맞은편의 커버 상단을 검지 손가락 끝으로 잡은 뒤 엄지 끝에 아주 약간의 힘만 줘서 천천히 커버를 들어 제거하도록 하자.

소켓을 보호하는 커버를 조심스럽게
제거하자
소켓을 보호하는 커버를 조심스럽게 제거하자

그 다음은 CPU를 소켓에 결합할 차례다. 소켓 가장자리를 둘러싼 블래킷을 고정하고 있는 금속 레버를 옆으로 살짝 밀고 위로 올리면 블래킷도 들어 올릴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소켓의 핀을 건드리지 않도록 유의하자. 블래킷을 들어올리면 CPU를 꽂을 수 있다.

소켓 가장자리를 덮은 블래킷을 들어올려 CPU 장착 준비를
하자
소켓 가장자리를 덮은 블래킷을 들어올려 CPU 장착 준비를 하자

CPU 꽂을 때 방향에 유의해야

CPU 및 소켓 가장자리의 세모 표시에
주목하자
CPU 및 소켓 가장자리의 세모 표시에 주목하자

CPU를 꽂을 때는 방향에 유의해야 한다. 인텔 CPU의 상단을 보면 좌측 하단 모서리에 세모 표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인보드 모델에 따라 CPU 소켓 모서리, 혹은 블래킷 모서리 중 한 곳에 같은 세모 표시가 있으므로 이에 맞춰 CPU를 꽂는다.

상단에 있는 2개의 홈 부분에 맞춰 CPU를
꽂는다
상단에 있는 2개의 홈 부분에 맞춰 CPU를 꽂는다

세모 표시가 없는 메인보드도 있는데, 이 때는 CPU 가장자리 양쪽 상단 즈음에 있는 2개의 홈 부분이 있으니 이 형상에 맞춰 CPU를 꽂으면 된다. 만약 방향을 착각해서 잘못 CPU를 꽂았다면 조심스럽게 CPU를 들어서 바른 방향으로 다시 꽂자. 이 때도 역시 소켓의 핀을 건드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렇게 CPU를 무사히 꽂은 후 블래킷을 내리고 금속 레버로 고정한 뒤 CPU 쿨러를 장착하면 관련 작업은 끝난다.

고정 레버를 내려 CPU 장착을 마무리
고정 레버를 내려 CPU 장착을 마무리

CPU 소켓 커버는 버리지 않고 보관해야

CPU 소켓 커버는 나중에 또 쓸일이 있을 수
있다
CPU 소켓 커버는 나중에 또 쓸일이 있을 수 있다

참고로 CPU 장착 작업을 하면서 제거했던 CPU 소켓 커버는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A/S를 위해, 혹은 메인보드를 중고로 팔고자 할 때 CPU를 분리해서 메인보드만 보관하거나 운반해야 할 수가 있는데, 이 때 다시 이 커버를 장착해서 소켓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고 메인보드 중에 CPU 소켓 커버까지 갖추고 있는 제품은 좀 더 인기가 좋다. PC 조립 초보자라면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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