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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18] 경쟁사 따라 않고 '본질' 집중하겠다는 LG의 전략은?

강형석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바르셀로나=IT동아 강형석 기자]

"지금까지 우리는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보면 경쟁사를 포함해 이 시기에 대부분 몰려 있었다. 지난해도 그렇다. 올해는 여러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신모델 출시다. 이번에는 꼭 경쟁사를 따라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있다."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멜리아 바르셀로나 사리아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황정환 LG전자 MC(무선통신)사업본부장과이 한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여러 번에 걸쳐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고, 고객 중심으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LG전자는 MWC 2018 행사에서 새 스마트폰, V30S 씽큐(ThinQ)를 공개했는데 이는 기존 V30의 성능 개선형 모델이다.

황정환 본부장의 언급대로라면 본래 이 시기에는 G7(가칭)이 출시될 차례였다. 그러나 꺼내든 카드는 의외였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에는 갤럭시 S 시리즈, 하반기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에 G 시리즈, 하반기에 V 시리즈를 각각 선보이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이제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혁신을 주도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어느 제조사나 마찬가지겠지만 LG전자도 나름대로 혁신을 주도한 스마트폰 제조사 중 하나다. 화면 양 끝을 둥글게 만든 것이 아니라 화면 자체를 휘어 주목 받았던 G 플렉스(Flex)를 시작으로 G4에서는 처음으로 후면에 가죽 커버를 적용하기도 했다. G5에서는 모듈형 방식을 채택해 놀라움을 안겨줬고 G6에서는 처음으로 18:9 비율의 '풀비전(FullVision)'을 내세우기도 했다.

MWC 2016에서 공개된 모튤형 스마트폰 LG G5

하지만 모든 혁신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G4는 가죽을 적용했지만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고, G5는 참신한 시도임에 분명하지만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G6와 V30은 이를 극복해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판매을 견인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가운데 MC사업본부의 적자는 누적됐다. 자료에 따르면, V30의 출시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적자(영업손실 2,132억)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실적 개선은 이뤄졌으나 쌓인 손실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러 내·외부 요인이 있겠지만 LG전자 MC사업본부 내에서 내린 결론은 오랜 시간 노력해 이뤄낸 혁신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스마트폰에 대한 생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시기에 맞춘 출시 경쟁보다 스스로의 흐름을 가지고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LG전자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모험과도 같다. 경쟁사는 여전히 신제품 출시 시기를 착실히 지켜나가고 있다. 신규 수요가 빠져나가면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주목도 높은 신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새로 MC사업본부를 맡게 된 황정환 본부장은 신제품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신제품은 하드웨어도 상당히 개선했고 ABCD 측면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플랫폼화' 바탕으로 'ABCD' 강화해 시장 신뢰 얻는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은 'ABCD'라는 부분을 자주 언급했다. 여기에서 ABCD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오디오(Audio).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음악이나 영상을 많이 감상하는 것에 주목했다. 실제로 LG 스마트폰은 꾸준히 음질에 많은 힘을 쏟았다. 어떤 음원을 감상해도 최고 수준의 경험이 가능하도록 디지털-아날로그 변환칩(DAC)를 탑재하고 있다.

그 다음은 배터리(Battery)다. 음악과 영상을 계속 감상하고, 게임도 즐기고, 사진/영상까지 촬영하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된다. 이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디스플레이의 영향도 크다. LG전자는 배터리 기술에서 높은 효율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향후 이 부분을 더 개선해 많은 기능들을 오래 사용하도록 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Camera)에 대한 성능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 이번에 선보인 LG는 그 동안 카메라 성능과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3년 전부터 광각과 망원을 따로 쓸 수 있도록 두 개의 렌즈(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V30에는 다양한 효과의 사진/영상 촬영이 가능해 나만의 독특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LG V30S 씽큐.

이번 MWC 2018에서 공개한 V30S 씽큐(ThinQ)의 카메라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더 많은 명령어를 지원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말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게 되고, 카메라로 사물을 보면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효과를 제안하기도 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인공지능이 상황을 분석해 밝은 이미지를 촬영하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디스플레이(Display)다. LG전자는 처음으로 G6에서 18:9 풀비전을 도입했고 V30에 와서는 OLED 풀비전을 적용했다. 이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TV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색감과 성능을 낸다. CES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향후 전력소모를 더 줄이면서도 색감과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갈 방침이다.

동시에 이들 기술을 담아내는 스마트폰은 플랫폼화해 기본적인 완성도를 확보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흔히 플랫폼은 기본적인 뼈대를 말한다. 기기의 기틀이 되는 표준 모델을 완성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기능과 부품을 추가 또는 변경하는 방식이다. 기본적 완성도를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라인업을 제공한다는 부분이 장점 중 하나다.

경쟁 탈피와 고객 중심 사업 전개는 효과 있을까?

LG전자가 내세운 또 다른 변화는 바로 고객 중심의 사업 전개에 있다.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일단 내세운 것은 크게 '품질'과 '사후 지원(업그레이드)'이다. 혁신도 좋지만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은 지양하고 확실한 완성도를 갖춘 스마트폰을 제공하겠다는 점과 한 번 구입하고 끝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다루도록 돕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LG V30S 씽큐.

V30S 씽큐에서 이 부분이 잘 녹아 있다. 이번 스마트폰은 인공지능 관련 명령어가 대폭 늘었고, 관련 기능도 추가됐다. 이 부분을 기존 V30 사용자도 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향후 하드웨어 사양과 소프트웨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인공지능 관련 기능들을 패키지화해 모델 별로 제공하게 된다.

G6와 V30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높은 완성도는 더 강화해 나간다. 그리고 스마트폰 라인업에 맞는 기능과 성능을 확보해 가격 거품을 빼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선보일 신제품도 V30/V30S 씽큐처럼 여러 라인업으로 나누는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LG전자의 목표와 계획들이 실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V30S 씽큐 이후로 차기 스마트폰들이 출시되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LG전자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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