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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신상정보] 골동품 같은 신상으로 끝날까? 후지필름 X-A5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기가 막히다. 아무렇게 막 찍어도 되지만 제대로 각 잡고 촬영하면 어지간해서는 소형 디지털카메라 부럽지 않은 성능이 나온다. 가끔 줌 기능이 그리울 때가 있지만 미련만 살짝 접으면 얼마든지 수긍할 수 있다. 수많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기자가 이 정도로 귀차니즘에 몸서리치는데 스마트폰 카메라에 길들여진 이들이라면 오죽할까.

그럼에도 디지털카메라는 매번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다. 더 높은 성능과 기능으로 무장한 채로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되는 것이 바로 미러리스의 약진이다. 스마트폰의 거침 없는 진격에 자리를 내준 뒤, 조금 더 큰 센서로 중무장하며 반격 중인 프리미엄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미러리스 카메라는 비교적 피해가 적은 편이다. 신제품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후지필름 X-A5.

2018년에도 어김 없이 새로운 카메라 제품이 출시됐다. 재미있게도 첫 포문을 후지필름이 열었다. 니콘이나 라이카 등도 신제품을 최근 내놓기는 했지만 교환형 렌즈니까 제외하고 카메라로 치면 X-A5가 2018년 시작을 알리는 첫 미러리스 카메라가 된 셈이다. 환영의 박수(짝짝짝)를 보낸다.

기자 개인적으로 보면 후지필름하고 그렇게 좋은 추억은 없다. 사실 인연은 DSLR 카메라인 S3 프로(PRO)부터인데, S5 프로까지 오면서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했다. 마치 인연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후지필름이 미러리스 시장에 눈을 돌린 뒤 내놓은 렌즈 일체형 프리미엄 카메라 X100과 X10 등을 접하며 새 인연을 맺어보려 노력했지만 애꿎은 돈만 날렸다.

이유야 간단했다. 성능이 기대 이하였다. X100은 화질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다른 것이 모자랐고, X10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초기형은 애플 기기와 연결하면 먹통 되기 일쑤였고 특정 조건에서 고개를 내미는 화이트홀(흰 구멍이 생긴 것처럼 하얗게 날아감)도 문제였다. 프리미엄이라고 그랬는데 겉만 프리미엄이고 속은 과거 DSLR 카메라 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이후에 점차 좋아지기는 했다. 상대적으로.

아무튼 후지필름 X-A5는 2016년 12월 출시된 X-A3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출시되는 신제품이다. 5가 붙어서 다섯 번째 제품일 것 같지만 사실 네 번째다. 4를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X-A 시리즈는 후지 미러리스 카메라 중 보급형에 속한다.

신제품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180도 돌아가는 회전식 터치 액정이다. 이걸 돌리면 화면을 보며 나 스스로를 촬영(셀카)할 수 있다. 동시에 카메라는 나의 눈을 감지해 초점을 맞춰 제법 괜찮은 사진을 기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촬영한 다음 혹여나 있을 치부를 숨겨주는 피부 톤 조정이 가능하다.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는데 너무 과하게 적용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후지필름 X-A5.

화소는 2,420만에 감도는 1만 2,800까지 제공한다. 이 정도면 딱 보급형 성능에 맞는 수준이다. 요즘에는 다른 보급형도 카메라 이 정도 성능은 갖췄으니 말이다. 그나마 후지필름이 비벼 볼 부분은 자체 개발한 <필름 시뮬레이션>인데 이건 후지필름의 필름들을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다. 프로비아, 아스티아, 벨비아 등 어디서 한 번 봤을 법한 것들이 구현되어 있다.

사실 구할 수만 있다면 필름을 쓰는 것이 훨씬 감성적이다. 과거에야 후지필름의 필름 시뮬레이션이 차별화로 먹혔을지 모르겠는데, 요즘 다들 상향평준화 되어서 아무 카메라 들고 자체 색감 조절 기능 적용해 촬영하면 그럴듯하게 나온다.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아, 4K 촬영이 가능한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디자인은 독보적이다. 마치 과거 멋스러운 필름 카메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다른 카메라들도 비슷하게 꾸며놓은 것들이 많으므로 완전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보기엔 어중간하다.

성능은 좋길 바란다. 과거 후지필름 카메라들을 잠깐이나마 접해보면 항상 초점 성능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으니 말이다. 빛이 조금이라도 없다 치면 언제나 초점을 잃고 매번 그 이유를 물으면 담당자들은 언제나 “아직 시제품이라 실제 나오면 괜찮을겁니다”라는 말을 연발한다. 그런데 막상 제품이 출시되면 그 문제는 그대로고 시간이 흘러 펌웨어로 문제를 개선해 나간다. 나중에라도 개선은 해주니까 그건 불행 중 다행인건가?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X-A3를 보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듯 하다. 참고로 후지필름 내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인 X-A3 렌즈 킷(16-50mm)이 74만 9,000원이다. 가격으로 보면 매력적인데 신기하게도 주목은 못 받는다. 이 자리에서 말하기가 조금 그렇지만.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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