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제조사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자세

강형석 redbk@itdonga.com

CES 2018.
CES 2018.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8은 다양한 신기술과 제품들이 경쟁하는 격전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스마트홈 플랫폼이나 자율주행차, 로봇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변 상태를 스스로 분석하거나 학습을 통해 최적의 기능을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접목한 제품들은 행사장 내에서 제법 주목 받았다.

여기에 진출한 카메라 제조사들도 관련 컨셉트 제품들을 선보여 주목 받았는데,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술 등을 접목하긴 했지만 지향하는 바가 사뭇 다른 점이 돋보였다. 각 카메라 브랜드들은 어떤 시선과 목적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접목했는지 알아봤다.

니콘 – 사람 팔에서 영감 얻은 초고속 촬영 로봇

CES 2018에 참가한 니콘은 다양한 카메라와 주변기기 등을 공개했지만 전면에 있었던 것은 카메라가 아닌 로봇이었다. 볼트(BOLT)라는 이름의 초고속 촬영 로봇(High-Speed Cinebot)인데, 영화나 드라마 같은 상업 촬영에 적합한 기기였다.

니콘이 공개한 촬영로봇 볼트.
니콘이 공개한 촬영로봇 볼트.

영상 촬영 시에는 짐벌이나 드론 같은 개인용 장비가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특수한 환경에서는 이 같은 로봇의 활약이 필요할 때가 있다. 볼트는 철로처럼 특정한 이동 경로를 구축한 다음 그 위를 이동하며 자연스럽고 흔들림 없는 촬영을 지원한다.

볼트는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롭다. 카메라부는 360도 회전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팔의 각도도 넓어 하이앵글(높은 시점)에서 로우앵글(낮은 시점)까지 구현할 수 있다. 기계 자체는 흔들림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짐벌의 기능도 겸한다. 이를 활용하면 촬영 현장에서 2~4명 가량의 인원을 쓰지 않아도 기계 하나로 거뜬히 해낸다.

캐논 – 인공지능과 카메라의 절묘한 만남

캐논은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인공지능 컴팩트 카메라 컨셉트(Intelligent Compact Camera)를 공개했다. 마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나 웹캠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아직 양산형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완성된다면 이와 다를 수 있다.

캐논의 인공지능 카메라.
캐논의 인공지능 카메라.

사용은 간단하다. 카메라 밑에 전원 버튼이 있어 이를 누르기만 하면 작동한다. 연동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게 된다. 기기는 탁자 위에 올려 두거나 별도의 삼각대 또는 고리 등을 활용해 걸거나 세우는 식이다. 올려두면 카메라는 스스로 상태를 파악해 최적의 촬영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알아서 편집까지 진행한다.

카메라는 렌즈부가 110도 가량 회전할 수 있다. 3배 줌이 가능하고 몸통은 360도 회전하며 음성 인식을 지원한다. 화면이 없는 대신 이를 스마트 기기 디스플레이로 대체하게 된다. 쉽게 다루고 연결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보면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소니 – 이미지 센서를 활용한 인공지능 시장 진출

소니는 완제품이 아닌 부품으로 인공지능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바로 이미지 센서다. 오랜 시간 이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소니는 다양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시장의 강자 중 하나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에서는 이미지 센서의 중요도가 높다. 일단 물체들을 인식하려면 이미지 센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미지 센서와 렌즈로 인공지능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소니는 이미지 센서와 렌즈로 인공지능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소니는 자사의 이미지 센서의 성능이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높은 관용도(HDR)는 암부와 명부 사이를 자연스레 인식해 인식 오류를 최소화한다. 예로 주간에 터널을 통과할 때, 일반 센서는 갑자기 변화하는 빛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지만 소니는 이를 자연스레 처리 가능하다.

카메라는 아니지만 아이보는 이를 극대화한 형태라 보는 것이 맞다. 강아지 형태의 로봇인 아이보는 코에 카메라와 렌즈가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소니는 이를 더 발전시켜 다양한 분야에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공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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