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환율 1,100원 보다 더 떨어진다?

[금융 in IT] 시리즈 기획기사는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전문 핀테크 업체 핀다(FINDA)와 함께 한주간 이슈되고 있는 경제, 금융 관련 뉴스를 쉽게 풀어 제공합니다.

핵심 요약 (Why I should care?)
원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조금 반등했지만, 작년말 1,20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20원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져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체 원/달러 환율은 왜 1,120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일부 전문가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일까?

  • 원/달러 환율: US$1을 한화로 사려면 몇 원이 필요한가를 나타낸다. 원화 강세란 표현은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올라간다는 뜻.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가면, 더 적은 원화로 US$1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떨어진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출처: 네이버,
핀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출처: 네이버, 핀다)

<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출처: 네이버, 핀다) >

(1) 당초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예상 대비 한국 기준금리 상승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미국 기준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
(2) 미국 정부가 여전히 한국을 환율조작과 관련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져도 외환당국은 개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3) 반도체 수출 등의 호조로 한국 경상수지는 지속적으로 큰 흑자를 보이고 있다. 해외 수출 증가로 달러화 유입이 많아지면, 달러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오르게 된다.
(4) 트럼프의 방한과 한중 관계 개선 신호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완화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할 경우, 원화를 포함한 한국 자산 가치는 오르게 된다.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내 주머니 사정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해외여행 갈 때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재테크와 관련해 연결된 것들이 많다. 우선 원화 강세를 전망할 경우,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도 원화 강세일 때 이득을 보는 회사는 어디인지, 손해를 보는 회사는 어디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 금리 전망이 바뀌었다

금융시장에서 모든 자산 가치는 시장 참여자들이 갖고 있는 예상치에 따라서 결정된다. 즉, 현재 A라는 자산의 가격은 A 자산과 관련된 여러 요소들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금리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금리는 그대로인데 미국 금리는 많이 오른다면, 자금은 한국에서 빠져나가 미국으로 몰릴 것이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달러화는 강세, 원화는 약세가 된다.

그런데 이 금리 전망에 대한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이 최근 바뀌었다.

몇달 전까지 많은 전문가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를 곧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언론에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이달 초 연방준비제도의장으로 제롬 파월이 지명되면서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줄어들었다. 그간 파월이 보여준 성향은 급작스런 금리 인상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미국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올라갈 수도 있다는 우려는 줄어들었다. 이러한 인식 변화가 환율에 반영되면서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비교(출처: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핀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비교(출처: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핀다)

<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비교(출처: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핀다) >

이제 환율 개입은 쉽지 않다

과거에는 외환당국(한국은행, 기획재정부)이 환율 시장에 개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환율이 너무 빨리 오르면 한국은행이 외환 보유고를 풀어 달러화 공급을 늘렸고, 환율이 너무 빨리 떨어지면 그 반대의 행동을 취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외환당국이 개입하기 쉽지 않다. 여전히 미국 정부가 한국을 환율조작 관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각 나라의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원화가 약세이면, 외국인들은 한국 물건이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한국 물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이에 미국은 중국, 한국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셈이다. 해당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자국 화폐 가치 약세를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개선시키는지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2017년 9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122.1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이고, 특히 반도체 시장이 성장해 전통적인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혜택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외에도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품목의 성장으로 당분간 수출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수출 증가로 달러화가 국내로 많이 유입되면, 달러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르게 된다. 이것이 최근 원화 강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2017년 9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출처: 한국은행,
핀다)
2017년 9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출처: 한국은행, 핀다)

< 2017년 9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출처: 한국은행, 핀다) >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들은 완화되고 있다는 인식 확산

북미 관계는 북한의 핵 실험과 양국의 도발적인 발언들로 올해 최악으로 치닫는 듯 보였다. 또한, 한중 관계도 중국의 THAAD 보복 기조로 인해 많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트럼프 방한과 한중 관계 개선 신호 등으로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들은 완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도 원화 강세 이유 중 하나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한국 경제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라고 생각할 경우, 원화를 포함한 한국 자산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환율이 내 주머니 사정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원화 강세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 1,050원까지 떨어진다면, 개인에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해외여행이다. 환전 시 더 적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화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환율은 재테크와도 연결된다. 우선 원화 강세를 전망할 경우 해외 자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개인이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에 투자했는데, 6개월 뒤 두 주식 모두 주가 10%씩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같이 10%씩 올랐어도, 미국 주식의 경우 6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5% 떨어진다면 원화 기준 개인 수익률은 5%에 불과하다.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도 원/달러 환율은 중요하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소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환율도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이 떨어지면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다. 원화가 강세이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 물건이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와 같이 한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미국 등 해외로 수출하는 기업이 그 예다(현대기아차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기도 한다).

반대로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완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원화 강세가 경영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원화 기준, 더 싼 가격에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석탄, 가스 등을 수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한국전력이 대표적이다.

주식 투자 시에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환율 영향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배정훈, 핀다 CFO

서울대 경제학 학사. 과거 모건스탠리와 UBS에서 애널리스트로 14년간 근무했으며, 현재 소비자를 위한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글 / 핀다 배정훈 CFO(junghoon@finda.co.kr)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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