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만능형 무한잉크 복합기, 캐논 PIXMA G490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무한잉크 시스템이 결합된 프린터나 복합기는 한 번의 잉크 충전으로 수천 매 이상을 출력할 수 있으니 경제성이나 편의성이 매우 뛰어나다. 최근에는 프린터/복합기 제조사에서 공인한 정품 무한잉크 시스템이 결합된 제품이 많아 인쇄 품질이나 A/S 면에서도 불이익이 없다.

다만, 초창기의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중에는 제품의 구성이나 기능 면에서 뭔가 나사가 하나 둘 정도 빠진 듯한 제품이 많았다. 이를테면 사무용 복합기에서 중요한 팩스 기능이나 ADF(자동 연속 문서공급장치) 기능이 제외되거나, 여백 없는 출력 기능을 미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잉크 탱크를 외부에 다는 경우가 많아서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캐논 PIXMA G4900 전면
캐논 PIXMA G4900 전면

하지만 정품 무한잉크 제품의 시장이 점차 커지고 제조사간의 경쟁도 심해지다 보니 이제는 일반 제품 못지않게 충실한 기능을 가진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캐논(Canon)의 무한잉크 복합기인 PIXMA(픽스마) G4900(이하 캐논 G4900)도 그러한 제품으로, 복합기의 기본인 인쇄와 스캔, 복사 기능 외에도 팩스 및 ADF까지 갖추고 있으며, 와이파이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 및 모바일 프린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무한잉크 시스템 특유의 경제성과 더불어 부가기능의 충실함까지 실현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경제성 더불어 디자인까지 챙긴 빌트인 잉크탱크

캐논 G4900은 현재 팔리고 있는 캐논의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시리즈 중에서도 최상위 제품이다. 하위 제품(G1900 ~ G3900)과 전반적인 디자인 특성을 공유하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내장형(빌트인) 잉크탱크다. 타사의 일부 제품은 외부에 따로 잉크탱크를 다는 방식이라 공간활용성이 좋지 못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본체 상단부를 올리면 빌트인 잉크탱크의 주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본체 상단부를 올리면 빌트인 잉크탱크의 주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본체 상단부를 올리고 잉크 탱크의 커버 및 고무 마개를 열면 잉크의 주입이 가능하다. 좌측에 블랙, 우측에 3색 컬러(파랑, 빨강, 노랑) 잉크 탱크가 있다. 캐논 GI-990 규격의 잉크를 이용하며, 각각 135ml 블랙 잉크 1통과 70ml 컬러 잉크 3통을 넣으면 탱크가 거의 꽉 찬다. 탱크 전면의 투명 창을 통해 잉크의 잔량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잉크를 주입하는 모습
잉크를 주입하는 모습

블랙 잉크 1통에 최대 6,000매, 컬러잉크 1세트(3통)는 최대 7,000매를 출력할 수 있다. 2017년 10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정품 블랙 잉크 및 컬러 잉크가 1 통에 9,400원 정도인데, 단순 계산으로 1매 당 1.56원 정도(블랙 잉크 기준)의 잉크 값이 드는 셈이다. 참고로 일반 프린터용 표준용량 블랙 잉크 카트리지는 15,000 ~ 20,000원 정도의 값에 200매 정도를 출력하므로 1매당 75~100원 정도의 잉크 값이 든다. 무한잉크 시스템에 비해 경제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캐논 G4900의 번들(기본 제공) 잉크(검정 1통+ 컬러 3통)는 따로 파는 것과 같은 용량이므로 본체만 구매해서 한동안 잉크 걱정 없이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ADF에 컬러 팩스 기능까지, 기존 무한잉크 제품과 차별화

앞서 말한 것처럼 G4900은 하위 제품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크게 다른 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품 상단의 ADF다. 연속으로 복사나 스캔을 할 때, 평판 스캐너에 원고를 계속 1매씩 바꿔서 올릴 필요 없이, ADF가 연속적으로 원고를 자동으로 빨아들이며 작업을 진행하므로 특히 사무실에서 편리하다. G4900의 ADF에는 일반 A4용지 기준 최대 20매의 원고를 적재할 수 있다.

G4900 본체 상단의 ADF
G4900 본체 상단의 ADF

그리고 제품에 달린 평판 스캐너로는 A4 사이즈보다 약간 큰 수준(216 x 297mm)의 원고 까지만 스캔이 가능하지만, ADF는 이보다 세로로 더 긴 원고(216 x 356mm)의 스캔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활용성이 높다. G4900의 스캐너는 광학 해상도 기준 600x1200dpi의 무난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

A4 사이즈의 평판 스캐너
A4 사이즈의 평판 스캐너

또 한가지 캐논 G4900이 차별화 되는 점은 팩스 기능의 탑재다. 특히 G4900은 일반적인 흑백 팩스 외에 컬러 팩스 기능도 지원한다. 물론 컬러 팩스를 보내려면 상대방의 팩스도 컬러를 지원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시중에 팔리는 복합기 중에서 컬러 팩스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충실한 인터페이스, 제품 자체 구현 기능도 다수

제품 상단의 조작/표시 인터페이스도 하위 제품보다 한층 충실하다. 디스플레이도 없고 3~4개의 단순기능 버튼만으로 구성된 여느 무한잉크 복합기와 달리, 캐논 G4900는 상태 표시용 흑백 LCD와 12개의 숫자패드, 그리고 복사, 스캔, 팩스, 좌우 방향키, 결정, 돌아가기, 설정 등을 비롯한 12개의 기능키가 달려있다. 그리고 상당수 보급형 제품의 LCD는 영어 표시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캐논 G4900의 LCD는 한글 표시도 지원하므로 편의성이 높다.

한글 지원 LCD와 다수의 버튼으로 구성된 상면
인터페이스
한글 지원 LCD와 다수의 버튼으로 구성된 상면 인터페이스

PC 연결 없이도 제품 자체적으로 조작해 쓸 수 있는 기능이 제법 많다. 특히 템플릿 인쇄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줄 있는 용지, 그래프 용지, 확인 리스트, 오선보 용지(오선지), 육필용지, 주간 일정, 월간 일정 등의 양식을 출력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유지관리 기능 역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다른 프린터에서도 지원하는 노즐 청소와 헤드 정렬 외에도 좀 더 많은 양의 잉크를 분사해서 심한 노즐 막힘을 제거하는 정밀 청소, 용지를 연속으로 통과시켜서 롤러의 더러움을 제거하는 롤러 청소, 용지의 배출과 흡입을 반복하면서 용지 배출구를 닦는 밑판 청소 기능도 지원한다.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유용한 아이디어다.

무난한 각부 구성, 대용량 용지함 부재는 다소 아쉬워

캐논 PIXMA G4900 후면
캐논 PIXMA G4900 후면

제품 후면에는 PC 연결용 USB-B 포트와 팩스 입력용 포트, 전화 연결용 포트, 그리고 전원 포트가 위치하고 있다. 본체 하단에 AC 어댑터가 달려 되어있으므로 사용자는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된다.

약 100매의 용지를 적재할 수 있는 상단 후면
트레이
약 100매의 용지를 적재할 수 있는 상단 후면 트레이

인쇄 용지는 A4, B5, A5, 4x6, 5x7 등의 일반적인 용지 외에 레터, 리갈 등의 특수 사이즈도 지원한다. 본체 상단 후면의 트레이에 적재해 전면 하단 트레이로 출력하는 일반적인 구조다. 용지의 적재는 일반 A4 용지 기준으로 약 100매까지 가능하며 하단 출력 트레이는 약 50매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무난한 사양이지만, 여기에 더해 대용량의 하단 용지 트레이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와이파이 접속 통한 원격 출력 기능도 지원

와이파이를 통한 모바일 프린팅 기능
와이파이를 통한 모바일 프린팅 기능

와이파이를 통한 네트워크 기능도 지원한다. 캐논 G4900을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해당 공유기와 네트워크 연결을 공유하는 모든 PC에서 G4900을 공유 프린터로 이용할 수 있으며, 같은 공유기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에 Cannon print Inkjet/SELPHY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이나 문서를 G4900으로 출력할 수 있고 반대로 G4900으로 스캔한 문서를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구글 클라우드 프린트 기능과 결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 출력을 하는 등의 응용도 할 수 있다.

무난한 문서 품질, 기대 이상의 사진 품질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출력 해보며 성능을 살펴보자. 제조사에서 밝힌 캐논 G4900의 출력 해상도는 4,800 x 1,200dpi, 출력 속도는 흑백 8.8ipm / 컬러 5.0ipm이다. 해상도 및 출력 속도는 최근 팔리는 일반적인 잉크젯 프린터/복합기의 사양이다.

문서 출력 테스트
문서 출력 테스트

우선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A4 사이즈의 일반 문서를 출력해봤다. MS 워드로 작성한 흑백 문서를 표준 / 초안 / 고품질 모드로 바꿔가며 각각 출력해보니 표준 품질에서는 최초 1매를 출력 할 때 약 15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 후 이후부터는 약 7초에 1매씩 출력이 가능했다. 초안 모드에서도 출력 속도는 동일했다. 반면 고품질 모드에서는 최초 1매 출력에 약 40초, 이후부터는 약 35초에 1매씩 출력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출력 속도는 무난한 수준이다.

초고 모드 출력 결과물
초고 모드 출력 결과물
< 초고 모드 출력 결과물>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출력 품질은 당연히 초고 < 표준 < 고품질 순서대로 좋다. 다만, 초고와 표준 모드 사이의 출력 품질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출력 속도가 같은 점은 다소 의아하다(물론 초고 모드에서 잉크는 더 아낄 수 있다). 그리고 고품질과 표준 모드 사이의 출력 속도 차이에 비해 눈에 보이는 품질 차이는 그 정도로 크지는 않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표준모드만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사진 출력 테스트
사진 출력 테스트

4 x 6 규격의 광택 사진용지를 이용한 사진 출력도 해봤다. 예전에는 제대로 된 사진을 출력하기 위해선 6색 잉크를 이용하는 고가의 포토 전용 프린터를 써야 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요즘은 4색 잉크를 이용하는 일반 잉크젯 프린터에서도 제법 만족할 만한 사진을 기대할 수 있다.

원본 이미지
원본 이미지
< 원본 이미지>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 표준 모드 출력 결과물>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 고품질 모드 출력 결과물>

표준 모드에서는 1매 출력에 약 1분, 고품질 모드에서는 약 1분 40초의 시간이 걸린다. 표준 품질의 출력물은 가까이에서 보면 약간의 자글거림이 느껴지지만 감상 자체에는 지장이 없는, 일반적인 수준의 잉크젯 프린터 사진이다. 반면, 고품질의 출력물은 어지간한 6색 잉크 지원의 포토 프린터에 그다지 뒤지지 않는 만족스러운 품질을 보여준다. 표준 모드와 고품질 모드의 출력 속도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고품질 모드를 추천한다.

캐논 G4900으로 출력한 사진의 최대 장점이라면 색감이다. 일부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중에는 일부 컬러를 과장하거나 물이 빠진 듯한 어색한 컬러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G4900은 원본에 충실한 자연스러운 컬러를 구현한다. 그리고 용지 가장자리의 여백 없이 출력하는 기능도 지원하는 점도 일부 경쟁사 제품 대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무한잉크 특유의 경제성에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시장 초기에 등장한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는 경제성 하나는 좋았지만 부가기능 면에서 다소 불만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제조사 측면에서 잉크 카트리지를 비싸게 팔 수 있는 일반 프린터/복합기에 비해 뭔가 차별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캐논 PIXMA G4900은 ADF, 컬러 팩스, 여백 없는 출력 등 충실한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어 전반적인 상품성이 높다. 굳이 흠을 잡자면 대용량 용지함의 부재 정도다.

전반적인 구성을 볼 때 소규모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합한 기업용 복합기의 인상이 강하지만, 의외로 사진 출력 품질도 수준급이라 사진 출력 품질이 중요한 가정에서의 이용도 고려할 만 하다. 2017년 10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캐논 G4900은 33만 3,000원(잉크 포함)에 팔리고 있다. 경제성과 다양한 부가 기능을 동시에 원하는 사용자라면 구매를 고려 해 볼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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