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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현의 신간산책] 인공지능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건 '습'

이문규

[IT동아]

지난 해 인간의 지식을 학습해서 결국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증명해 낸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등장으로 전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제는 인간의 지식도 필요 없다는 '알파고 제로(AlphaGo Zero)'가 나타났다.

인간이 만들어 낸 바둑 데이터(기보) 없이 스스로 바둑을 학습해 기존 알파고에 완승했다. 그것도 단 3일의 학습결과로.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엄습해오는 불안감 앞에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술의 최전선에서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신간, [습의시대/트러스트북스]이다.

[습의 시대] 표지

국내 최초 스마트러닝 교육의 선구자 이현준 대표와 구글 알파벳의 황태섭 수석 엔지니어가 앞으로 다가 올 미래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는 미래에 과연 어떤 믿음과 신념으로 살지 살펴보려면, 현재 우리가 믿고 따르는 신념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논하기 앞서, 책의 전반부를 통해 진화경쟁에서 살아남은 우리, 호모사피엔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 기나긴 여정을 통해 지금의 우리가 어떤 특성과 심리적 기제를 가지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현생 인류를 가리키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뜻은 '지혜를 도구로 살아가는 인간'이다. 즉 생각을 하고 이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 집단생활을 위한 질서가 필요했고, 질서는 구분 짓기, 즉 '범주화'에서 시작된다.

결국 사물을 구분 짓는 것에서 언어가 나왔고 그 언어가 정신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이렇듯 범주의 고도화는 인간을 상징하는 고유의 능력이다. 아니, 능력'이었다'. 인공지능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책의 후반부에서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인공지능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기술적, 문화적으로 면밀히 살펴본다. 언제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전세계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대, 우리가 만든 지능이 우리를 대신해 일하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답을 주는 믿기 힘든 현실이 눈 앞에 와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저자는 우리가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혜택을 누리는 대가로 수백만 년의 진화를 거쳐 인류 생존에 필수였던 능력, 즉 깊은 사고력을 잃어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실은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만큼이나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는 누구나 6번 이상 직업을 바꾸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향후 10년 동안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면,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서비스 직군이나 고소득 전문직을 우선적으로 대치할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인공지능이 취약한 부분, 바로 이질적인 분야가 맞물리는 융합 분야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인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각자의 삶에서 위협이 아닌 기회로 삼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대비는 어떤 게 있을까?

저자는 7가지 구체적 조언을 들며 답은 다시 '학습'에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열심히 학습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학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학(學)'은 지식이나 정보를 배우는 명시적 지식에 해당하며, '습(習)'은 그 내용을 몸으로 직접 익히는 내재적 지식이다. 우리는 그 동안 주로 '학'에 매달려 왔다. 그러나 경험과 숙련을 바탕으로 한 내재적 지식 영역인 '습'이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다.

'습'은 창의성이나 직관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자가학습을 통한 다양성을 갖춘 전문성과 유연성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 강력한 핵심 역량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를 존재케 한 호모사피엔스의 위대한 도구인 '생각'을 활용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당신은 지금 '학(學)'을 하고 있는가, '습(習)'을 하고 있는가?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ohs국내 대형서점 최연소 점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현장에서 책과 독자를 직접 만났다. 예리한 시선과 안목으로 책을 통한 다양한 기획과 진열로 주목 받아 이젠 자타공인 서적 전문가가 됐다. 북마스터로서 책으로 표출된 저자의 메세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오쿱[Oh!kooB]'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내걸고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계를 연결하려 한다(www.ohkoob.com). 새로운 형태의 '북네트워크'를 꿈꾸며 북TV, 팟캐스트, 서평, 북콘서트MC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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