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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아이 CEO "2021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선언... 걸림돌은?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대기아자동차, 아우디, 닛산 등 24개에 이르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에 주행보조장치(드라이빙 어시스턴트)와 자율주행장치를 공급하는 이스라엘 자율주행차 업체 '모빌아이'의 최고경영자 암논 샤슈아는 18일 기자들 앞에서 "2021년~2023년 정도면 4단계 또는 5단계 단계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그 수준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은 3단계에 머물러 있다. 3단계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어도 약 10초 정도의 단 기간 동안 안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10초가 지난 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운전대에 손을 올려야 한다. 테슬라모터스, 아우디 등이 3단계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서 시중에 출시한 상황이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4단계는 인공지능이 판단하기 어려운 특정 상황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운전자는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대에 손을 올리면 된다. 인공지능이 판단하기 어려운 특정 상황의 예시로 신호등이 없는 비보호 좌회전 등을 들 수 있다. 5단계는 인공지능이 운전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다.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상황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판단해 차를 안전하게 운전한다.

기술은 이미 무르익었다, 어려움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샤슈아 대표는 17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만나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양사의 협력을 논한데 이어, 18일 기자들을 만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 넘어야 할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이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기술은 이미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무르익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가로 막는 벽은 기술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필연적으로 안전에 대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안전한 자율주행차란 무엇인가'를 두고 업계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은 필연적으로 두 가지 딜레마에 부딪친다. 첫 번째 딜레마는 만약 자율주행차 운행 도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사고의 책임은 누가 지냐는 것이다. 만약 사고의 책임을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에게 떠넘긴다면 누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 들겠냐는 것이 샤슈아 대표의 지적이다.

두 번째 딜레마는 자율주행차는 안전을 위해 너무 보수적으로 운행되면 안 되고, 때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것은 쉽다. 다른 차와의 안전거리를 최대한 멀리 유지하고 운행 속도를 낮추면 된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그렇게 운행되면 도시의 교통 체증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고 사람들은 목적지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자율주행차는 사람과 대등한 적극적인 운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이 샤슈아 대표의 설명이다.

아우디 A8<모빌아이의 기술을 적용해 3단계 자율주행을 구현한 아우디 A8>

사고에 대한 책임을 가릴 수 있어야 기술이 산업으로 거듭날 것

샤슈아 대표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안전한 자율주행차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 정부, 기업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막연히 안전이라는 허상을 쫓지 말고 먼저 안전한 자율주행차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이 합의를 목표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가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해 인텔과 모빌아이는 '책임 민감성 안전 모형(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RSS)'이라는 논문을 공개했다. RSS는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켰을 시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빌아이의 목표는 RSS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기업과 각국 정부가 모여 안전한 자율주행차의 최종 목표인 '안전 상태(Safe State)'를 정하자는 것이다.

안전 상태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자신의 책임으로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른 차량의 운전자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든 자율주행차는 스스로의 책임으로 사고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안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안전 상태에 도달한 것이 확인되면 자율주행차는 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 샤슈아 대표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보자. 모빌아이는 앞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자율주행차가 이를 회피해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거리(안전거리)를 5.5M로 산정했다. 이 거리만 유지하면 자율주행차는 사고를 회피할 수 있는 안전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만약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해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자율주행차가 이 안전 상태를 준수했다면 자율주행차는 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거나, 최소한의 책임만 져야 한다.

스마트카
<스마트카의 특징>

모빌아이와 인텔은 최적의 안전 상태를 도출하기 위해 600만 건의 사고를 분석해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100% 회피할 수 있는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RSS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공개했다.

안전 상태는 단순히 자율주행차의 안전만 고려한 모형이 아니다. 도시 전체의 교통체증을 감안해 자율주행차가 교통체증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은 모형이다.

샤슈아 대표는 RSS 모형은 아직 완성된 이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특히 자율주행차같이 사람의 목숨이 직결된 문제에는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RSS 모형이 안전 상태를 정확히 규정할 수 있도록 모빌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와 자동차 관련 기업이 RSS 모형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 RSS 모형을 바탕으로 사회 및 정부와 대화하고 이를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자율주행차가 일으킨 사고에 대한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모형이 완성되어야 자율주행차가 대량생산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자율주행차는 기술에서 벗어나 하나의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

다음은 샤슈아 대표와 기자들의 1문 1답이다.

Q. 한국 정부 또는 아시아 국가 정부와 RSS와 안전 상태에 대한 얘기를 한적 있는가?

A. RSS 모형은 바로 오늘(18일)부터 시작한 캠페인이다. 그전에는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이 계획에 대한 설명만 진행했다. 다들 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RSS 모형과 안전 상태는 모빌아이 같은 특정 사업자를 위한 계획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산업과 관련된 모든 기업을 위한 계획이다. 모빌아이와 인텔은 RSS 모형과 안전 상태 확대를 위해 유럽, 일본, 한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및 각국 정부와 대화할 계획이다. RSS 모형과 안전 상태에 관한 모든 정보와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학적 모델은 하나도 남김 없이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누구나 열람하고 참여할 수 있다.

Q. 한국에 와서 현대기아자동차와 만났는데, 앞으로 추가 협업 계획이 있는가?

A. 현대기아자동차는 모빌아이에게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모빌아이는 현재 24개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는데, 현대기아자동차는 상위 5위 내에 드는 고객이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생산한 수백만 대의 차량에 모빌아이의 기술과 칩셋이 탑재되어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Q. 인텔과 모빌아이의 통합 이후 어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가?

A. 모빌아이는 직원이 600여 명 정도인 소규모 기업이다. 이러한 규모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를 들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단순히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컴퓨터 비전 같은 인공지능 기술, 반도체 기술, 센서 기술 등 첨단 IT 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산업이다. 최소 10만 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회사여야만 원활하게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인텔과 힘을 합쳤다.

8월 인텔과의 통합이 마무리된 이후 인텔이 200명의 추가 엔지니어를 모빌아이의 R&D 부서에 지원해줬다. 이를 통해 다양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인텔의 지원으로 100대 정도의 자율주행차를 데이터 수집용으로 운행할 수 있게 되었다. 25대는 다음달부터 데이터 수집에 투입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빌아이의 고객들은 별도의 데이터 수집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자율주행차 운행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Q. 4단 또는 5단계 자율주행차는 언제쯤 일상에 등장할까?

A. 3단계는 이미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아우디는 모빌아이의 자율주행칩셋 IQ3를 탑재한 A8 자율주행차를 시중에 선보였다. 60km 이하 속도에서 3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닛산과 협력해 2019년 135km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2021~2023년이면 4단계와 5단계 자율주행차가 시중에 등장할 것이다. 모빌아이도 2021년 출시를 목표로 BMW와 함께 4~5단계 자율주행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자율주행차의 필수 요소로 5G를 활용한 커넥티드카가 꼽히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빌아이는 어떤 연구 개발을 진행할 것인가?

A. 5G가 자율주행차 구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전 상태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자율주행차는 안전을 위해 모든 의사결정이 차량 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대규모 인공지능은 분명 성능은 뛰어나겠지만, 지연시간 때문에 모든 차량 컨트롤을 맡길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5G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차량 내에 레이더, 센서, 고성능 컴퓨터, 인공지능 등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모빌아이는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Q. 자율주행차를 현실화하려면 어떤 분야의 연구 개발이 진행되어야 하는가?

A. 3가지 영역에서 집중적인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센서다. 차량 주변 전방위를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센서를 개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고정밀 지도다. 단순 지도가 아니라 주변의 상황과 교통 체증 등이 모두 담긴 고정밀 공간 정보가 필요하다. 환경이 변하자마자 바로 반영되는 지도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지도 정보 업데이트를 위한 비용은 저렴해야 한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지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자율주행차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이것을 바탕으로 실시간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세 번째는 정확한 의사 결정을 위한 인공지능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사람처럼 의사 결정을 내리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

Q.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A. 한국은 기술 선진국이다. 많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서울에서 자율주행차 주행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안전을 위한 규칙을 정하고 이것이 안전 상태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빌아이는?

1999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자동차 주행 보조장치 업체다. 카메라 센서를 통해 자동차 주변 상황을 파악해 사고를 막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이며, 물체인식센서(LiDA)와 레이더 등 다양한 자동차 센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5단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3월 153억 달러에 모빌아이를 인수해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암논 샤슈아 대표는 이러한 모빌아이의 설립자이며, 현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와 인텔 수석부사장을 겸하고 있다.

글/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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