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리노2가 대체 뭐야?

이문규 munch@itdonga.com

노트북 전용 기술 3종 세트 = 모바일 CPU + 칩셋 + 무선 랜

누구나 한 번쯤은 노트북 광고에서 '인텔 센트리노 프로세서 기술 기반의……' 하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센트리노'라는 것이 노트북에 들어가는 CPU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센트리노2는 CPU가 아니라 노트북에 사용되는 CPU와 주요 칩셋, 그리고 무선 랜 기술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 예전에 선보였던 센트리노 기술을 개선, 보완하여 현재의 센트리노2가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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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리노2 프로세서'에서 '프로세서'는 CPU를 콕 집어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데이터를 처리(process)하는 처리기(processor)를 의미한다. 이런 '프로세서'는 일반적인 CPU를 비롯하여 문서 작성용 워드 프로세서 등도 이에 해당되는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아울러 경우에 따라 '인텔 센트리노2 플랫폼'이라고도 한다.

알아두면 도움되는 코드명의 의미

노트북 기술명과 함께 알아두어야 할 것이 바로 제품 '코드명'이다. 코드명(code name)이란 제품이 정식 출시되어 이름을 갖기 전(개발 과정)에 불리는 이름을 의미하는데, 컴퓨터 제품은 사양에 따라 모델이 워낙 다양하기에 이런 코드명을 통해 구분해야 혼동이 없다.

또한 코드명은 CPU와 같은 단일 제품뿐 아니라 '센트리노'와 같은 기술에도 붙여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센트리노2 기술의 코드명은 '몬테비나(Montivina)'이며, 이전 센트리노 기술의 코드명은 CPU와 칩셋, 무선 랜의 사양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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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보듯 이전 센트리노 기술은 시간이 지나며 기술/사양이 조금씩 변경/향상될 때마다 카멜 → 소노마 → 나파 → 산타 로사로 이어져 왔으며, 센트리노2는 그 다음인 몬테비나에 해당된다. 더불어 CPU나 칩셋, 무선 랜도 그 기능과 사양에 따라 각기 다른 코드명이 붙어 있으니 제품 구입 시 코드명을 먼저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

그럼 센트리노2 기술에 들어있는 CPU, 칩셋, 무선 랜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자.

센트리노2 노트북 기술의 CPU

노트북용 CPU는 데스크탑 CPU와 크기가 다르고 기능/성능상의 차이도 있다. 위 표에서 보듯 센트리노2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CPU는 기본적으로 인텔 코어2 듀오 CPU 중 펜린이라는 코드명의 모델을 탑재했다. 데스크탑에도 코어2 듀오 CPU가 있지만 데스크탑용 CPU와는 코드명이 다르므로, 같은 계열이긴 하지만 다른 CPU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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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펜린 계열 코어2 듀오는 그 전까지의 메롬 계열의 코어2 듀오(=일반적인 센트리노용 CPU)에서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이 개선되었다. 전반적인 처리성능은 당연히 이전보다 향상되었고, 크기도 가로/세로 3.3cm에서 2.2cm로 작아졌다.

CPU가 작아지면 이로 인해 다양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노트북의 전체 크기를 보다 작게 제조할 수 있고, 작아진 크기로 인해 소비 전력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소비 전력이 줄어들면 발열도 줄어들고, 발열이 줄어들면 냉각팬 회전수도 낮아지며 그만큼 소음도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소비 전력은 기존 35W에서 25W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더 오랜 시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가 늘 사용하는 형광등의 소비 전력이 약 10~32W 정도다.

펜린 계열 코어2 듀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CPU 제조공정이다. 컴퓨터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이 '제조공정'이란 단어가 참 많이 나오는데, 제조공정은 대략 한 개의 CPU 안에 얼마나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할 수 있느냐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트랜지스터가 얼마나 촘촘하게 많이 박혀있는가'는 CPU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지금까지의 CPU는 약 65나노미터(nano meter) 간격이 한계였지만, 펜린 계열 코어2 듀오는 그보다 조밀한 45나노미터 간격으로 8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했다고 한다.

센트리노2 노트북 기술의 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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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얘기한 펜린 계열 코어2 듀오가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칩셋(chipset)과 짝을 이루어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칩셋은 단어 그대로 '칩'이 '세트'로 되어 있는 걸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는 두 개의 칩이 메인보드에 탑재되어 주요 처리를 관여하게 된다.

바로 이 칩셋이 노트북의 3D 그래픽 성능과 데이터 입출력 성능, 그리고 유선 네트워크 성능을 좌우하는데, 센트리노2는 이전 내장 그래픽에 비해 3D 그래픽 성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센트리노2 출시회에서 '워크래프트3'를 실행하여 그 프레임 수를 측정한 바 있는데, 나름대로 괜찮은 그래픽 성능을 보여주는 듯했다. 물론 요즘은 당당하게 ‘게임용’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노트북도 있고, 특정 온라인 게임에 최적화되었다고 하는 노트북도 나오는 세상이지만, 센트리노 2가 처음 발표(국내, 2008년 7월 15일)되었을 때만해도 노트북에서 게임이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만약 센트리노2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부족하다면 nVidia나 ATI 등의 외장 그래픽 칩셋이 장착된 센트리노2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그만큼 가격이 상승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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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센트리노2는 블루레이 영상 재생도 지원한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기존 DVD보다 10배 이상인 최대 50GB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크 기술인데, 영화를 저장할 경우 기존의 DVD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세밀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센트리노2는 고화질 영상 전송을 위한 HDMI 연결도 지원하므로 노트북과 HD TV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노트북의 풀 HD 영화를 HD TV의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센트리노2 노트북 기술의 무선 랜

노트북에서 무선 랜 기능은 이제 기본이다. 사실 무선 랜은 유선 랜에 비해(동일한 네트워크 환경이라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느리지만,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무선 랜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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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리노2에서는 무선 랜 성능도 기존 45Mbps(802.11g 규약)보다 6배 빠르다고 하는 300Mbps(802.11n 규약)의 전송 속도를 지원하고 있다(다만, 이때는 무선 공유기 역시 802.11n 규약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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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11g 규격과 801.11n 규격의 무선 신호 수신 범위 비교

그리고 센트리노2에서는 와이맥스(WiMAX)라는 새로운 무선 랜 기술이 적용됐는데, 아직은 이 기술이 대중화되지 않아 노트북을 통해 이를 체험하기에는 시간이 좀 지나야 한다. 어쨌든 이 와이맥스는 기존의 와이파이(Wi-Fi)라는 일반 무선 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와이파이는 약 100미터 반경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면 와이맥스는 수십, 길게는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사용 환경을 지원하는 '중장거리용' 무선 랜 기술이다. 센트리노2기술은 무선 랜 부분에서도 개량된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고 하니 시간을 두고 지켜볼 만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모바일 CPU, 칩셋, 그리고 무선 랜 기능이 센트리노2의 핵심이다. 장황하게 설명하다 보니 길어졌지만, 결론은 ‘이전 센트리노 기술에 비해 성능적인 요소가 향상되었다’고 보면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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