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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 시기의 변화... 카메라 업계 '경쟁보다 전략적으로'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카메라 제조사들은 대부분 일정한 시기를 두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일부 특정한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카메라도 존재하지만 1년 또는 2년 정도 시기를 두고 일정한 주기로 제품을 내놓으면서 신규 또는 재구매 시장을 공략한다. 특정한 목적을 가진 카메라는 3~5년 사이 주기를 두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카메라 제조사들은 맞대결을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언론 및 전문가 시장을 겨냥한 플래그십 풀프레임 DSLR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캐논 EOS-1D와 니콘 D 시리즈는 대규모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자신들의 기술을 모두 쏟아 넣은 카메라를 선보이곤 한다. 이 기조는 지난 2012년 EOS-1D X와 D4, 그리고 2016년 공개한 EOS-1D X M2와 D5를 통해 잘 드러났다. 소니도 비슷한 시기에 자사의 플래그십이라 할 수 있는 알파99 시리즈(A99, A99 M2)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제조사마다 완전히 다른 풀프레임 카메라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2017년 각 카메라 제조사들이 내놓은 제품은 소니 알파9, 캐논 EOS 6D M2, 니콘 D850 등이다. 풀프레임이라는 점은 같지만 제품의 성격이 모두 다르다.

스포츠 촬영 앞세운 소니 알파9, 플래그십 공백 노렸다

소니 알파9의 핵심은 '성능'에 있다. 2,420만 화소, ISO 감도 50~10만 2,400(확장), 693개에 달하는 측거 영역, 초당 20매 연사 등 미러리스 카메라 외에도 DSLR 카메라와 견줘도 손색 없는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당장은 알파9가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 중 플래그십이라는 것에 의의를 제기할 이는 없어 보인다.

소니 A9.

지난해 선보였던 소니 일안반투명반사식(DSLT) 카메라 알파99 M2에도 투입되지 않았던 신기술들이 알파9에는 적극 도입됐다. 이미지 센서 뒤에 디램(DRAM)을 집적한 것이 그 예다. 소니는 메모리 적층형 이미지 센서를 도입해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센서를 거쳐 즉시 영상처리엔진에 도달하도록 설계했다.

기계식 셔터를 고집하면 DSLR 카메라와의 차별화를 위해 최대 1/3만 2,000초에 달하는 전자식 셔터도 탑재했다. 간결하게 마무리하던 기존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와 달리 알파9는 더 세분화된 기능을 직관적으로 다루는 형태로 다듬었다.

중요한 것은 현재로써 유일하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시기에 출시됐다는 부분이다. 타 카메라 후속 라인업을 조금 더 기다려 볼 필요는 있겠지만 현재 분위기 상으로는 니콘의 D5S(가칭)만 2018년 공개를 앞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D 시리즈는 2012년 D4, 2014년 D4S, 2016년 D5 등 2년 주기로 출시되어 왔다.

무난함 앞세운 캐논 EOS 6D M2, 다수 시장 노렸다

캐논은 풀프레임 DSLR 카메라 라인업으로 EOS 5D, EOS 6D와 플래그십인 EOS-1D X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EOS 6D는 APS-C 크롭 센서(35mm 풀프레임 센서 대비 작은 센서를 지칭)를 탑재한 중고급형 라인업인 EOS 7D M2와 EOS 80D를 이어주는 제품이다. 초기에는 입문형 풀프레임 DSLR 카메라 성격이 있었지만 한 세대 진화하면서 성능이 대폭 개선되었다.

캐논 EOS 6D M2와 EOS 200D.

입문 및 중급 풀프레임 DSLR 카메라는 동급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와 경쟁하는 구도를 피할 수 없다. 캐논 EOS 6D M2도 기본적으로는 소니 알파7 M2와 경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캐논은 가격이 조금 높은 대신 동급 제품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을 무게(685g)와 자동초점 성능, 편의 기능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했다. 압도적인 수의 호환 렌즈(EF)의 수도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부분이다.

카메라의 기본 성능은 2,620만 화소 센서와 ISO 50~10만 2,400(확장)에 달하는 감도, 45개 측거점 기반의 자동초점 시스템, 초당 6.5매 연사 지원 등이다. 여기에 회전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촬영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EOS 6D M2는 2012년 하반기 출시 이후 약 5년 만의 업그레이드다. 캐논은 그 이전에 초고해상도 라인업 EOS 5Ds(2015년), 플래그십 DSLR EOS-1D X M2(2016년), 프리미엄 풀프레임 DSLR 카메라 EOS 5D M4(2016년) 등을 차례로 선보인 다음 내놓은 제품이다. 전략적인 부분보다 시기적인 부분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올해에는 타 카메라들과 시장이 겹치지 않은 따끈한 신제품이 되었다.

참신함으로 무장한 니콘 D850, 틈새시장 정조준

니콘 D850은 처음부터 고화소에 중점을 둔 D800 시리즈의 최신 라인업이다. 입문형 풀프레임 DSLR 카메라 D600 시리즈, 중급 라인업인 D700 시리즈와는 접근 방식이 다른 카메라다. 하지만 2014년 출시한 D810 이후 소니 알파7R M2, 캐논 EOS 5Ds, 펜탁스 K-1 등 성능이 뛰어난 경쟁 제품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경쟁력이 다소 뒤쳐진 바 있다.

니콘 D850.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D850은 압도적인 화소로 경쟁 카메라 제품을 앞선다는 것보다 차별화된 요소를 대거 투입해 장기적인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인상을 준다. 특히 필름의 디지털화(필름 스캔)가 유행인 일본의 분위기를 반영,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별도의 스캔 키트가 필요하다.

4,575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ISO 32~10만 2,400의 감도 지원, 7매 연사(배터리팩 장착 시 9매), 153개 측거점 기반의 자동초점 시스템 등 기기적으로 보면 소니 알파7R M2나 캐논 EOS 5Ds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정도의 성능이다. 하지만 D5의 성능을 어느 정도 물려 받은 점과 일부 특수한 촬영 기능들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혈 경쟁보다 전략적 대응으로의 변화, 그 결과는?

최근 일부 카메라 제조사들은 신제품을 선보일 때 '전략 기종'이라는 단어를 많이 채택하는 모습이다. 이는 출시와 함께 차기 제품이 등장하기 전까지 꾸준히 판매되는 주력 기종과 달리 침체된 분위기의 반전을 노린다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비슷한 성격의 카메라가 동시기에 출시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다소 축소된 카메라 시장은 오래 전부터 변화를 요구 받았다. 그리고 조금씩 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다양한 카메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의 등장은 이를 잘 대변해줬다. 한편, DSLR과 미러리스는 어떻게 변화할까? 제조사들의 전략적 접근은 긍정적이라 본다. 그만큼 사진 애호가들이 접할 카메라들이 더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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