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명기' 블록버스터급 광고, 한계는 없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블록버스터'는 대개 막대한 자본이나 큰 노력을 들여 제작한 영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영화가 아닌 광고 중에도 분명 블록버스터급이 있다. 비록 물건을 팔기 위해, 혹은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만들어지는 홍보 영상이긴 하지만, 여기에 참신한 기획력과 막대한 자본, 그리고 제작자의 장인정신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작품'이 될 수 있다.

혼다 어코드 웨건
광고(2003)
혼다 어코드 웨건 광고(2003)

2003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혼다(Honda) '어코드 웨건' 차량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이 광고에서는 한 대의 자동차를 구성하는 수만개의 부품을 이용한 대규모 도미노가 펼쳐지는데, 불과 2분 정도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 CG를 도입하지 않고 606번에 달하는 실제 시도를 했다고 한다. 해당 차량이 얼마나 다양한 부품으로 정교하게 구성되었는지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파나소닉 옥시라이드 건전지
광고(2006)
파나소닉 옥시라이드 건전지 광고(2006)

역시 2007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금상을 받은 파나소닉의 ‘옥시라이드 건전지’ 광고 역시 블록버스터급 광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파나소닉과 도쿄공업대학이 함께 참여한 이 광고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AA규격의 건전지 160개를 동력으로 이용하는 유인 비행기를 특별제작, 실제 비행에 성공하는 과정을 담았다. 단순히 파나소닉 건전지의 성능을 알리는 것 외에도 파나소닉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성과를 거두었다.

우주급 스케일 강조하는 현대자동차 광고

현대자동차 메가오르골
광고(2011)
현대자동차 메가오르골 광고(2011)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블록버스터급 광고를 심심찮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 분야에서 각각 국내를 대표하는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이런 광고의 제작에 적극적이다. 2011년, 현대자동차가 미국 캘리포니아 스피드웨이에서 제작한 '메가오르골' 광고의 경우, 총 427대의 쏘나타 차량, 그리고 특별 제작된 거대 실로폰 오르간이 투입되었다. 전문 드라이버들의 정교한 단체 주행을 통해 차량 천장 부분으로 직접 실로폰 오르간을 연주,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로고송을 만들어냈다.

현대자동차 우주로의 메시지
광고(2015)
현대자동차 우주로의 메시지 광고(2015)

현대자동차가 2015년에 제작한 ‘우주로의 메시지(Message to space)’ 광고는 우주에 있는 아버지에게 딸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다. 미국 네바다 사막 한 복판에서 제네시스 차량 11대를 이용, 우주에서도 볼 수 있는 ‘Steph loves you!’라는 커다란 메시지를 새기는 과정을 담았다. 참고로 이 광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타이어 트랙 이미지라는 항목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단순히 차량의 성능과 기능을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춘 광고다.

저게 가능해? 파격적 컨셉으로 제품 이미지 극대화한 LG전자

LG전자 G6 골드버그 광고 (2017)
LG전자 G6 골드버그 광고 (2017)

LG전자의 경우는 거대한 스케일의 광고 속에서 제품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데 성과를 가두었다는 평가다. 올해 초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G6'의 '골드버그 광고'가 대표적이다. 물에 빠지고, 낙하하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뜨거운 열기에 노출되는 등의 40단계 장애물을 통과한 후에도 멀쩡히 작동하는 G6의 면모를 보여주며 제품의 높은 내구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유튜브에 공개된 해당 광고는 조회수만 200만 회가 넘으며, 댓글은 1,000개에 육박한다.

LG전자 올데이그램 '오렌지'
광고(2017)
LG전자 올데이그램 '오렌지' 광고(2017)

'올데이 그램' 노트북 광고 역시 눈길을 끈다. 올데이 그램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의 면모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LG전자는 상품가치가 없어 버려진 오렌지 5,400여개를 동원, 배터리 완전 충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충전된 올데이 그램의 배터리에 64,800개의 LED 전구를 연결해 밝히는 과정까지 보여준다. '레몬 전지'와 같은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올데이 그램의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이 정도로 많은 오렌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렇게 충전된 배터리가 얼마나 많은 전구를 밝힐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주어 주목도를 높였다.

LG전자 드럼세탁기 위 카드탑 쌓기 광고
(2016)
LG전자 드럼세탁기 위 카드탑 쌓기 광고 (2016)

하지만 최근 LG전자의 블록버스터 광고 중의 백미는 역시 작년에 공개한 ‘드럼세탁기 위 카드탑 쌓기’다. LG전자 트롬 세탁기의 진동이 적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이 광고는 실제로 고속 작동하고 있는 세탁기 위해 무려 3.3미터의 카드탑을 쌓는데 성공하는 과정을 담았다. 카드 쌓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라이언 버그(Bryan Berg)가 이 광고에 직접 참여했으며, 그는 이 카드탑을 완성하는데 약 12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 이 세탁기 광고 영상은 공개 4개월 만에 1억뷰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의 ‘AME 어워드(Advertising & Marketing Effectiveness Award)’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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