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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ATA SSD의 한계를 넘어라, WD 블랙 PCIe SSD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SSD 시장이 흥하고 있다지만 제조사들은 한 가지 고민이 있다. SSD의 성능을 더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SSD들의 읽기 / 쓰기 속도는 500~550MB/s 사이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실 SSD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과 SSD 사이를 잇는 인터페이스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 문제다. 흔히 쓰는 SATA(3.0) 인터페이스의 한계 속도가 600MB/s 정도이니 여기에 물려 쓰는 SSD 역시 성능의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WD 블랙 PCIe SSD

그래서 요즘은 SATA 보다 고성능을 내는 다른 인터페이스 기반의 SSD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PCI 익스프레스(PCIe) 인터페이스, 그리고 SSD의 성능을 최적화 시키는 NVMe(Non Volatile Memory express) 기술을 이용하면 SATA의 한계인 600MB/s를 넘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의 ‘WD 블랙(Black) PCIe’도 그런 제품 중의 하나로, 최대 2050MB/s의 읽기 속도, 최대 800MB/s의 쓰기 속도(512GB 모델 기준)를 내는 고성능 제품이다.

내부적으로는 PCIe, 물리적으로는 M.2 규격의 소형 고성능 SSD

WD는 컬러마케팅을 하는 회사다. 보급형 제품은 ‘그린(Green)’, 일반형 제품은 ‘블루(Blue)’, 그리고 고급형 제품은 ‘블랙(Black)’이라는 브랜드를 붙인다. WD의 HDD 제품군에는 이미 블랙 모델이 있었지만 SSD 제품군에는 당초 그린과 블루 모델(두 모델 모두 SATA 규격)만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루 SSD 모델만 해도 이미 SATA 인터페이스의 한계에 가까운 500~545MB/s의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WD 블랙 PCIe SSD는 이름과 같이 PCIe(Gen3) 인터페이스와 NVMe 기술을 이용해 SATA SSD 이상의 고성능을 낸다. 정확히 말하면 내부적인 인터페이스는 PCIe, 외부적(물리적) 인터페이스는 M.2(엠닷투) 슬롯이다. M.2 슬롯에는 손가락만한 초소형 저장장치를 꽂을 수 있어 예전에는 노트북에만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데스크탑 메인보드에도 적용되고 있다.

M.2 슬롯에 WD 블랙 PCIe SSD를 장착 하는 모습

다만, M.2 규격의 SSD라고 하여 무조건 속도가 빠른 PCIe(NVMe) 기반인 건 아니다. 시중에 팔리는 보급형 노트북 및 데스크탑 메인보드에 달린 M.2 슬롯, 혹은 저렴한 M.2 SSD 중에는 내부적으로는 SATA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구동되는 것도 많다. 이를테면 WD 그린과 블루 SSD 시리즈 중에도 M.2 모델이 있는데, 이 역시 내부적으로는 SATA 기반이다. 따라서 고성능 SSD를 제대로 이용하고 싶다면 자신의 PC에 달린 M.2 슬롯, 그리고 구매하고자 하는 M.2 SSD가 PCIe(NVMe) 기반인지를 꼭 확인해야 할 것이다.

WD 블랙 PCIe SSD의 폭은 22mm, 길이는 80mm(2280 규격)다. 일부 노트북이나 메인보드에 달린 M.2 슬롯 중에는 60mm나 42mm 길이 까지만 호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매 전에 꼭 확인하자.

최대 속도 2050MB/s, 수명과 내구성 면에서 주목할 만

2017년 6월 현재 WD 블랙 PCIe SSD는 256GB와 512GB 용량의 제품이 팔리고 있다. SSD는 고용량 제품이 좀 더 나은 성능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두 모델 모두 사양표 상의 순차 읽기 속도는 최대 2050MB/s로 동일하지만 순차 쓰기 속도는 512GB 모델이 최대 800MB/s, 256GB 모델이 최대 700MB/s로 다소 차이가 난다.

WD 블랙 PCIe SSD 사양표

속도는 SATA 기반 SSD와 비교하면 훨씬 빠르지만, PCIe(NVMe) 기반 SSD 중에서는 보통 수준이다. 타사 제품 중에는 이보다 더 빠른 모델도 있다. 하지만 두 모델 모두 사용보증 시간(MTBF) 기준 175만 시간, 총 쓰기 용량(TBW) 기준 80 TBW(256GB 모델), 160 TBW(512GB 모델)의 상위급 수명 및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할 만하다. 160 TBW의 수명이라면 매일 20GB씩 데이터를 쓰고 지우더라도 이론상 20년 정도는 쓸 수 있다는 의미다. A/S 제공 기간은 업계 평균 수준인 5년이다.

소프트웨어 지원 충실한 편

사용자의 시스템에 WD 블랙 PCIe SSD를 추가한 후, WD 홈페이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아크로니스 트루 이미지 WD 에디션(Acronis True Image WD Edition)을 이용하면 기존의 저장장치에 담겼던 각종 데이터(운영체제, 응용 프로그램, 보관용 파일 등)을 그대로 WD 블랙 PCIe SSD로 설치해 부팅이 가능하다. 새로 산 SSD에 운영체제와 각종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아크로니스 트루 이미지 WD 에디션

WD SSD 대시보드(WD SSD Dashboard) 역시 써 볼만 하다. 시스템에 탑재된 WD SSD의 온도, 수명, 연결상태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성능 최적화(TRIM), 관리도구(펌웨어 업데이트, 초기화 등)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 아크로니스 트루 이미지 WD 에디션과 WD SSD 대시보드는 WD SSD 이용자라면 되도록 설치해 보는 것이 좋겠다.

WD SSD 대시보드

기존 SATA SSD와의 성능 차이는?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i7-6700K CPU에 16GB DDR4 메모리를 탑재한 에이수스 막시무스 VIII 레인저 메인보드 기반의 윈도우10 64비트 데스크탑 PC다.

WD 블랙 PCIe SSD(좌)와 마이크론 크루셜 MX300 SSD(우)

WD 블랙 PCIe SSD(256GB)의 비교대상은 일반적인 SATA 기반 SSD인 마이크론 크루셜 MX300(275GB)다. 이 제품은 순차 읽기 속도 최대 530MB/s, 순차 쓰기 속도 최대 500MB/s의 사양을 가지고 있어 당연히 WD 블랙 PCIe SSD보다 느리겠지만 SATA SSD와 PCIe(NVMe)의 성능차이를 확인하는 데는 좋은 비교대상이다. 당연히 가격차이도 있다. 2017년 6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WD 블랙 PCIe SSD(256GB)는 14만 5,000원에 팔리지만 마이크론 크루셜 MX300 SSD(275GB)는 11만 8,000원에 살 수 있다. 생각보다 가격차이가 크지는 않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테스트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데 이용하는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구동해봤다.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정직한 편이다. SSD의 전반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Seq Q32Ti(순차적 묶음 전송속도)나 Seq(순차적 평균 전송속도) 항목은 두 제품 모두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수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읽기 속도의 경우, WD 블랙 PCIe SSD가 마이크론 크루셜 MX300 보다 2.5~3.5배 정도 빨랐으며, 쓰기 속도의 경우는 1.5 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를 이용한 성능 측정

실질적인 체감 성능과 반응 속도의 지표가 되는 4K Q32T1(4KB 단위 묶음 전송속도)와 4K(저용량 파일 전송속도)의 경우는 항목에 따라 1.2~2배 정도로 WD 블랙 PCIe SSD가 마이크론 크루셜 MX300 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일 복사 속도 테스트

다음은 파일을 직접 복사해보며 작업을 마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해봤다. 5GB 정도 용량의 단일 파일, 그리고 총 3만개 정도의 저용량 파일이 담긴 5GB 정도의 폴더를 복사해 봤다. 복사하는 전체 용량이 같더라도 파일의 수가 많을수록 전송속도는 느려 진다. 특히 저용량 다수 파일을 복사할 때 걸리는 시간이 짧은 저장장치일수록 시스템 전반의 체감 성능을 높이는데 유용하다.

파일을 직접 복사하면서 걸린 시간 측정

테스트 결과, 양쪽 테스트 모두 WD 블랙 PCIe SSD가 마이크론 크루셜 MX300에 비해 1.3배 정도 빠르게 파일 복사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때만큼의 큰 차이는 아니지만, 사용자가 체감할 정도의 수준은 된다.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고성능 SSD에 입문하고자 한다면

웨스턴디지털이 SSD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작년 말의 일이다. HDD 업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강자지만, SSD 업계에서는 신인에 가깝다는 의미다. 하지만 SSD 전문업체였던 샌디스크의 인수를 통해 습득한 기술, 그리고 HDD 시절에 쌓은 저장장치 개발의 노하우를 통해 쓸만한 SSD를 내놓았다. 아직 경쟁사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쟁을 할 정도의 수준은 된다는 의미다.

WD 블랙 PCIe SSD

이번에 내놓은 WD 블랙 PCIe SSD는 기존 SATA SSD보다 성능은 확실히 우수하며, PCIe(NVMe) SSD 중에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인터넷 최저가 기준 256GB 모델 14만 5,000원, 512GB 모델 26만 9,000원). 아울러 충실한 소프트웨어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며, 내구성이나 수명 면에서 신경을 썼다는 점이 이 제품의 포인트다. 가벼운 마음으로 PCIe(NVMe) SSD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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