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1부, 이제는 와이파이 시대

2010년 5월 28일, 총 참가업체가 441개에 달했던 이번 월드 IT쇼의 마지막 날 취재를 다녀온 소감은 한 마디로 ‘아찔’했다. 참가업체 숫자도 그렇지만,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일반 및 언론, 기업 참관객들의 숫자 역시 엄청났기 때문이다. 사진기에 노트북 하나 둘러메고 즐거운 기분으로 향했던 행사장 분위기는 가볍게 즐긴다는 처음의 마음은 사라지고 ‘이거 해부 한번 해봐야겠구나!’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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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기다리는 수많은 참관객

행사장 전체의 분위기는 최근 IT 이슈인 와이파이 서비스와 3D 영상 콘텐츠, 그리고 그에 관련된 제품 및 서비스로 물들어 있었다. 이는 참가업체 중에 가장 큰 기업인 ‘SK텔레콤과 KT의 와이파이 관련 경쟁’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영상 관련 경쟁’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에 이번 현장취재 기사는 1부 ‘와이파이의 시대’와 2부 ‘3D 영상의 시대’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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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3층에 위치한 메인 행사장으로 진입하자마자 보인 것은 SK텔레콤과 KT부스였다. SK텔레콤은 KT의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부스를 열었으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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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전체를 ‘안드로보이’로 꾸민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날, 행사장에 선보인 안드로이드폰은 HTC의 디자이어, HD2를 비롯해 블랙베리 볼드, 갤럭시A와 갤럭시S 등 말 그대로 안드로이드폰 융단폭격에 가까웠다. 또한, SK텔레콤 부스를 찾은 많은 일반 관람객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다양한 기기를 만져보느라 일대 혼란에 가까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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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눈길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T-Spot 마크. 연내에 공짜 와이파이 존을 전국적 10,000곳에 만들겠다는 SK텔레콤의 의지가 엿보이는 듯하다. 요즘의 트렌드라면 바로 이 공짜 인터넷일 터. 하지만 경쟁 업체인 KT의 과거 네스팟을 위시한 쿡앤쇼 존 숫자에 비해 SK텔레콤의 T-Spot 존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이 차이를 얼마나 좁혀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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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SK텔레콤 부스 바로 옆에 있던 것이 KT의 부스였다. KT의 부스는 컨테이너 박스를 여러 개 이어 붙인 듯한 형상으로, 행사를 진행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 공개된 서비스인 와이파이를 표현함으로써 역설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었다 한다.

KT는 SK텔레콤과 달리 스마트폰(아이폰) 자체가 아니라 자사의 쿡앤쇼 서비스를 이용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즉, 이미 가입자 수가 70만 명을 넘긴 아이폰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으니, SK텔레콤보다 한발 앞서 있는 와이파이 서비스에 대해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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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부스는 각각의 컨테이너들로 구역을 나누어 쿡앤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관과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기들로 채워놓았다. 위 사진의 행사 도우미 분이 들고 있는 제품은 ‘EGG 2(이하 에그 2)’ 제품으로, 기존 ‘EGG(모델명: KWI-B2200, 이하 에그)’의 후속 제품이다. 에그는 KT의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일종의 휴대형 공유기로 기존 와이브로를 가입해 이용하던 사용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 에그2는 기존 제품(최대 3개)에 비해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의 수를 최대 7개까지 늘렸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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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KT ‘QOOK 북카페(이하 북카페)’ 서비스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다. 과거 전자책 시장은 해당 기기에 따른 콘텐츠가 묶여 있는 형태로 서비스가 이루어졌다. 즉, 삼성의 e북이면 그에 관련된 e북 콘텐츠를, 인터파크의 비스킷은 인터파크 도서의 e북 콘텐츠를, 국외 아마존의 킨들은 아마존의 e북 콘텐츠를 이용해야 했지만, KT 북카페는 오픈마켓을 지향하며 이에 관련된 단말기도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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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부스에 마련된 단말기는 삼성의 e북(SNE-60)만 보였지만, 관계자의 설명을 따르면 다른 e북 기기들도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확실히 콘텐츠라는 것은 어떤 한 단말기에만 묶여서 활용되는 것보다는 여러 기기에서 활용 가능한 것이 좋다. 요즘 음악을 많이 듣는 MP3 역시 다양한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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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앤쇼의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인 IP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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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부스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보일 때는 바로 ‘아이폰 밴드’가 출동할 때였다. ‘포토 모델이 없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일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폰을 가지고 연주하는 이 아이폰 밴드의 인기는 매시간 지나가는 관람객 수십 명을 멈춰 세우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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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돌리면 와이파이 표시가 보인다

메인 행사장을 빛낸 곳은 SK텔레콤, KT, 삼성전자, LG전자였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IT관련 업계 선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업 부스의 공통점은 바로 ‘무료 와이파이’ 였다. 어느 부스를 가건 보이는 것은 바로 무료 와이파이를 즐겨보라는 문구. 어느새 이제는 선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문득 ‘과연 이곳에서 잡히는 와이파이 신호는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해서 아이폰을 꺼내 와이파이를 켠 순간 잡히는 무수한 와이파이 신호들. 정말 세상은 한번 바뀌기 시작하면 그 속도를 따라잡기가 겁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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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대로 된 속도로 잡히는 것은 하나도 없더라.

SK텔레콤과 KT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는 줄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폰을 따라잡기 위한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폰 융단폭격과 더 많은 무선인터넷 관련 서비스로 응수하는 KT. 이 두 통신사의 경쟁이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LG텔레콤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가 않더라…).

다음 2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불꽃 튀는 3D 영상 관련 경쟁에 대해서 다뤄보겠다(삼성전자와 LG전자의 포토 모델 분들은 참 아리땁더라. 다음 2부를 기대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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