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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용자 경험의 결이 다른 이어폰 '비츠X'

김태우

[IT동아 김태우 기자] 작년 9월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 7에는 3.5mm 잭이 없다.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제시한 카드가 무선 이어폰 '에어팟'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W1 칩을 적용해 액세서리가 아닌 하나의 디바이스처럼 접근한 무선 이어폰이다.

발표 당시 애플은 에어팟 외 W1 칩을 적용한 무선 제품을 3개 더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바로 애플이 인수한 음향 기기 회사인 '비츠'를 통해서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이 그중의 하나인 '비츠X'다.

비츠X

에어팟처럼 수월한 페어링

비츠X는 에어팟에 쓰이는 W1 칩을 사용한다. 한마디로 에어팟의 DNA를 지닌 무선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팟을 쓰면서 무척 편하다고 생각했던 기능이 있는데, 비츠X에서도 이를 고스란히 쓸 수 있다.

먼저 페어링 과정이 무척 간편하다. 에어팟의 경우 첫 연결 시 케이스의 뚜껑을 열만 아이폰에서 연결할 수 있는 메뉴 창이 뜨면서 바로 페어링을 할 수 있다. 비츠X는 별도의 케이스는 없지만, 작동 방식이 거의 비슷하다. 전원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페어링 모드가 되는데, 이때 에어팟처럼 아이폰에서 연결 메뉴가 뜬다. 해당 메뉴를 누르기만 하면 바로 연결이 된다.

비츠X

이렇게 아이폰하고 페어링을 하면, 아이패드, 맥북프로 등에서는 다시 페어링을 할 필요 없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페어링 정보가 공유된다. 그냥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사운드 출력 기기로 비츠X를 선택하면 된다.

맥북프로와 연결해 음악을 듣고 있다가 외출하더라도 사용자는 아이폰에서 바로 비츠X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처럼 맥북프로와 페어링을 끊고, 다시금 아이폰과 페어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디바이스로 간편하게 넘어갈 수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직접 경험해 보면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비츠X

간편한 페어링과 아이클라우드를 활용한 페어링은 W1 칩 때문에 지원되는 기능이다. 비츠X를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PC에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애플 디바이스에서 사용한다면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변화라고는 없던 무선 이어폰 경험에서 애플은 결이 다른 경험을 보여준다.

외형은 넥밴드 형태

비츠X의 기본 외형은 목에 두르는 넥밴드 형태다. 이어폰 머리 부분은 자석으로 되어 있어 쓰지 않을 땐 붙여 놓을 수 있다. 왼편에 리모컨이 있으며, 아이폰과 완벽하게 호환된다.

이어폰 방식은 인이어다. 다양한 형태의 인이어 이어폰이 나오고 있는데, 비츠X는 기본형을 쓰고 있으며, 착용감은 무난하다. 이어팁은 다양한 크기가 제공되는데, 좀 더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윙팁도 포함되어 있다.

비츠X

목 뒷부분에는 케이블이 닿게 되며, 케이블 양쪽으로 내려오면 배터리 부분이 각각 있다. 배터리를 무게 중심으로 활용해 안정적으로 목에 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케이블은 칼국수처럼 널찍한 형태다. 

사용 시간은 8시간으로 넉넉한 편인데, 에어팟처럼 빠른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5분 충전에 2시간가량 쓸 수 있다. 이 또한 W1 칩 덕이다.

재밌는 부분은 충전을 아이폰처럼 라이트닝 케이블을 쓴다는 점. 비츠가 애플 회사라는 게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충전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긴 하지만, USB 형태의 짧은 케이블이다. 아이폰에 제공되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써도 무관하다.

많이 희석된 비츠 특유의 음색

개인적으로 비츠 음향 기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음질이 좋고 나쁨을 떠나 비츠 특유의 음색이 내 취향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 주된 이유다. 그래서 애플이 비츠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문에 왜 하필 비츠냐는 말을 많이 했다.

비츠X는 꽤 오랜만에 만나는 비츠 제품이다. 애플에 인수된 이후는 처음이다. 그래서 음색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자뭇 궁금하기도 했다.

비츠X

비츠 음색은 저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비츠X는 그런 부분에 있어 확실히 달라졌다. 저음이 많이 줄고, 전반적인 소리 자체가 애플의 영향 탓인지 많이 무난해졌다. 물론 저음을 완전히 외면하고 있지는 않다.

비츠의 저음은 케이팝을 즐기기에 꽤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비츠X는 저음을 적당히 버무려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츠의 저음을 좋아하는 이에겐 다소 실망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 자체를 즐기기엔 한결 나아졌다. 다만 소리 자체가 그리 명쾌한 맛은 안 난다. 고구마를 먹는 듯 약간 체한 기분이다.

경험이 다른 무선 이어폰 비츠X

블루투스 제품은 페어링이라는 과정을 거쳐 2개의 기기가 연결된다. 페어링 과정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한번 연결하면 다른 기기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페어링은 끊고 다시 연결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꽤 번거롭다.

비츠X

비츠X는 그런 경험을 아주 간편하게 만들었다. 아이폰과 한 번만 연결하면, 맥북프로, 아이패드 등과도 페어링 과정 없이 그냥 쓸 수 있다. W1 칩이 바로 이 역할을 해준다. 페어링 과정도 기존보다 간결해졌지만,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용자 경험은 역시 애플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직접 사용해 보면 그 편리함에 매료되리라.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에서도 쓸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이유로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저음을 많이 희석한 음질도 그마나 무난해져 다양한 음악을 듣기에 썩 나쁘지는 않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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