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실속형 메인보드 투입해 라이젠 붐 이어간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확실히 2017년 PC 시장은 AMD에게 있어 반격의 발판이 될 것 같다. 그 중심에는 최신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Ryzen)이 있다. 올해 2월에 첫 제품인 라이젠 7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인텔의 경쟁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및 기대 이상의 고성능을 인정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다만, 라이젠 7은 어디까지나 인텔 코어 i7 시리즈에 대응하는 고급형 제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매니아 중심의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경쟁 제품 대비 가격대성능비가 좋다고는 해도 프로세서 가격이 40~50만원대라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된다.

AMD 라이젠 5를 메인보드 소켓에 탑재하는
모습
AMD 라이젠 5를 메인보드 소켓에 탑재하는 모습

저렴한 라이젠용 메인보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진입 장벽이었다. 라이젠 7과 같은 시기에 나온 X370 및 B350 칩셋 기반 메인보드는 오버클러킹(임의로 구동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올려 성능을 높임)을 비롯한 같은 고급 기능을 다수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제품은 10만원대, 비싼 제품은 3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인텔 프로세서용 보급형 메인보드 중에는 10만원 이하의 제품이 많기 때문에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가성비' 높인 라이젠 5과 A320 메인보드 출시로 시장 확대 기대

하지만 지난 4월, 라이젠 7보다 저렴한 라이젠 5 프로세서가 출시되었다. 라이젠 7는 8코어(물리적 코어) 16쓰레드(논리적 코어) 구성이었지만, 라이젠 5는 6코어 12쓰레드(1600, 1600X 모델), 혹은 4코어 8쓰레드(1400, 1500X 모델)로 코어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코어 수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라이젠 7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직접적인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인텔 코어 i5(4코어 4쓰레드) 보다는 코어 구성면에서 우위를 가진다. 무엇보다도 20~30만원대 사이로 살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에이수스의 A320 칩셋 메인보드
에이수스의 A320 칩셋 메인보드

라이젠 5 출시에 즈음해 메인보드 역시 제품군이 확대되었다. 새로 출시된 A320 칩셋 기반 메인보드는 오버클러킹 기능을 빼고 다중 그래픽카드 지원을 하지 않는 등, 매니아 지향의 일부 기능을 축소한 보급형 제품이다. 하지만 DDR4 메모리나 USB 3.1, PCI 익스프레스 3.0, M.2(일부 제품은 제외) 등의 핵심 기능을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라이젠 본연의 성능을 이용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7~8만원 근처의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최소한의 비용 투자로 최대한의 성능을 얻기를 원하는 PC방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라이젠 5 1400 및 A320 메인보드, 8GB DDR4 메모리, 지포스 GTX 1050Ti 그래픽카드 등으로 구성된 괜찮은 성능의 게임용 PC 본체를 60만원 전후로 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라이젠 덕분에 AMD 점유율도 '수직상승'

한편, AMD 라이젠이 국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실제 조사 데이터 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제품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가 지난달 28일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라이젠이 출시되기 직전인 2월 3주까지 PC용 프로세서 판매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판매금액 기준 0.8%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초에 라이젠이 출시되고, 4월 3주에 들어서며 AMD의 판매금액 점유율이 24.8%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메인보드 시장에서 AMD용 제품의 판매금액 점유율이 1%에서 26%까지 급증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에 힘입어 AMD는 라이젠 제품군의 추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라이젠5 보다 더 저렴한 보급형 프로세서인 '라이젠 3'가 올 연말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라이젠 7을 능가하는 최상위급 모델인 '라이젠 9(가칭)'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때마침, 인텔에서도 코어 i7의 상위 모델인 '코어 i9(가칭)'을 새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하니 향후 PC시장은 더욱 볼만해 질 듯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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