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란의 해법,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에서 찾다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숨 쉬고 사는 게 힘들다."

대한민국이 미세먼지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밀 측정이 시작된 2012년 이후 한국 내 미세먼지의 수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 탓에 국내 대기의 오염도가 180개국 가운데 173위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2016 환경평가지수 기준, 예일대 컬럼비아대 공동조사)

미세먼지란 10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크기를 갖춘 분진을 의미한다(이른바 PM10). 2.5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먼지를 따로 초미세먼지(PM 2.5)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 신체에 쌓이기 때문에 인체에 온갖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PM 2.5의 경우 석면과 동일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미세먼지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에어코리아'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전국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측정기가 대당 1억~1억 5,000만 원의 고가이고 설치 지역도 관공서 옥상이나 공원 등 실제 생활과 거리가 먼 지역이어서,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어, 지방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장이나 화력 발전소 주변 같이 미세먼지의 농도가 다른 곳보다 짙을 것으로 의심받는 곳에 대한 데이터가 턱 없이 부족하다.

정부의 미세먼지 측정값과 사용자가 실제로 느끼는 미세먼지 농도 간에 괴리가 큰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의 한 중견기업이 기존의 미세먼지 측정 기술보다 1/200 수준으로 저렴한 미세먼지 측정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바로 SGA임베디드의 ‘에어 프로(Air Pro)’다.

SGA임베디드는 각종 보안 솔루션과 임베디드 기기를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 SGA가 임베디드 기기와 사물인터넷 기기만을 개발하기 위해 분리한 자회사다. 국내외 임베디드 및 사물인터넷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함께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380억 원이며, 현재 3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내년에 자매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에어 프로는 사물인터넷과 통신기술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로 뭉쳐 만들어낸 서비스다. 에어 프로는 어떤 서비스인지, 에어 프로가 어떻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첨단 IT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등을 이정철 SGA임베디드 상무가 자세히 들려줬다.

대만 타이베이시 환경 담당자에게 에어프로를 설명 중인 이정철 SGA 임베디드
상무
대만 타이베이시 환경 담당자에게 에어프로를 설명 중인 이정철 SGA 임베디드 상무
<대만 타이베이시 환경 담당자에게 에어프로를 설명 중인 이정철 SGA 임베디드 상무>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에어 프로는 어떤 서비스인가?

- 보다 정확하게 대기 중 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 서비스다. 에어 프로 오염 측정기로 전국의 미세먼지 오염도를 측정해서 데이터 통신망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클라우드 상에서 분석해 전국 및 특정 지역의 미세먼지 오염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 또는 정보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용 앱 또는 웹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에어프로 오염 측정기는 아웃도어(실외)용 제품과 인도어(실내)용 제품이 존재한다. 아웃도어용 제품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온도, 습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현재 실제 제품이 양산되고 있는 상태다. 인도어용 제품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2017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에어프로 오염 측정기는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도록 솔라셀(태양광) 배터리로 작동한다. 한 번 배터리를 넣으면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와이파이 또는 LTE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데, 향후 사물인터넷 전용 저전력 통신망인 로라(LoRa)가 상용화되면 솔라셀 배터리로 2년 동안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SGA임베디드가 클라우드 서비스 상에 구축한 에어프로 솔루션으로 모인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머신러닝(기계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분석했다.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에어프로 앱과 웹에 공개하고 있다.

에어프로가 초등학교 교실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에어프로가 초등학교 교실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에어프로가 초등학교 교실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그렇다면 에어프로는 어떤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가? 정부가 구축 중인 미세먼지 측정 서비스인 에어코리아와 차별점은 무엇인가?

- 에어프로는 오염 측정기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광산란 방식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반면 정부가 진행하는 에어코리아에 도입된 오염 측정기는 중량포집법 또는 베타선법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다.

중량포집법이나 베타선법은 분명 검증된 측정 방식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장비의 운영비가 비싸고, 장비의 크기도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관공서 옥상이나 공원 등 실생활과 거리가 먼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1년 운영비가 1억 원에서 1억 5,000만 원 정도 들어가기 때문에 전국 방방곳곳에 설치하지 못하고 대도시 위주로 250여 군데에만 설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수집한 데이터로는 정확한 국내 미세먼지 오염도를 파악하기 힘들다.

반면 에어프로의 운영비는 연 60만 원(+ 네트워크 이용비)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용하는 방식보다 1/200에서 1/300 수준으로 저렴하다. 때문에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국 방방곳곳 어디에나 부담 없이 설치해서 운영할 수 있다. 그만큼 실생활에 밀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수집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

또한 에어프로는 옥상 공원 등이 아니라 1층 입구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장소에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생활에 밀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에어프로가 이용 중인 광산란 방식 오염 측정기는 정부의 인증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에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 논문을 통해 광산란 방식과 기존의 측정 방식 간에 차이가 없는 것이 검증되었다. 향후에도 우리는 교육청, 환경단체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우리의 서비스와 측정결과가 신뢰할 수 있음을 검증받을 계획이다.

현재 에어프로를 도입한 관공서와 업체는 얼마나 되는가? 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도입사례도 존재하는가?

- 우리는 에어프로를 공장, 발전소, 도로, 관공서, 학교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는 미세먼지에 민감한 학교 위주로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경남교육청이 관할하는 57개의 학교에 71대의 에어프로가 설치되었다. 경남교육청뿐만 아니라 서울교육청, 경기교육청과도 에어프로 도입을 위해 협의 중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22개 학교에 44개의 기기를 설치할 계획이고, 경기교육청 역시 안산, 시흥 등 공업단지 주변의 학교에 에어프로를 도입할 예정이다.

교육청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 빅데이터팀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서울시내 100여군데에 에어프로를 설치해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고 미세먼지의 변화를 분석할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에어프로 서비스 도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만의 경우 SGA임베디드, 리얼텍, 대만환경청, 타이베이시 등이 협력해 에어프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먼저 타이베이시에 설치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후 대만 전국시도 3000여군데에 에어프로가 도입되었다. 이를 통해 대만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남미에서도 에어프로를 도입한 사례가 생겨났다.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환경청은 에어프로를 도입해 자국 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에어프로 앱
에어프로 앱

<에어프로 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모습>

에어 프로를 통해 미세 먼지 대책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 에어프로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전국에 미세먼지 측정기가 보급되면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전국 방방곳곳의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학교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화력 발전소나 공장 주변 학교의 공기가 다른 곳에 비해 얼마나 더 미세먼지에 오염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냥 막연히 더 오염되었거니 추측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에어프로를 이용하면 해당 학교의 공기가 다른 곳에 비해 얼마나 더 오염되었는지 데이터를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경남 지역의 경우 타이어 공장 옆에 있던 학교가 에어프로를 통해 오염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학교 자체가 이사간 사례가 존재한다. 또, 에어프로를 통해 화력 발전소 바로 옆보다 3~4km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미세먼지가 굴뚝을 통해 높이 날아갔다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막연한 추측 대신 정확한 데이터 기반의 판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업의 경우 에어프로를 통해 공장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어떤 시기에 오염도가 늘어나는지 파악한 후 그 시기에만 공조기와 공기정화기를 돌리는 등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진다.

관공서의 경우 공사장, 특수 폐기물 처리업체 등 오염물질 발생 가능성이 높은 특별 관리 대상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미세먼지가 언제 얼마나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면, 그만큼 효율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에어프로의 향후 발전 계획은?

- 크게 네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일단 첫 번째로 전국 미세먼지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른바 ‘초미세먼지 지도’를 만들 것이다. 시간 별로 구역 별로 변화도 추적할 수 있는 지도다. 개인, 기업, 관공서, 교육기관 등이 미세먼지 상황을 파악해서 향후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미세먼지 상황이 변하는 것을 문자로 알리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두 번째로 학교 주변의 환경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다. 선생님들이 학교 주변의 미세먼지 상황을 파악해서 실외활동이나 외부 행사 등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세 번째로 공장, 화력 발전소 등이 들어온 후 주변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네 번째로 병원 내 미세먼지 농도를 파악해 의사들이 환자들의 호흡기 건강을 한층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에어프로 앱을 안드로이드와 iOS용으로 개발했다. 에어프로 서비스에 정식 가입한 사용자는 특정 기기와 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보다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할 수 있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에어프로 서비스의 핵심이 바로 머신러닝을 활용한 미세먼지 데이터 분석이다. 기존 홈페이지 호스팅이나 ‘자체 구축(온프레미스)’한 시스템에서는 머신러닝을 도입할 수 없었다. 그냥 앱과 서비스를 서버위에 올려두는 것이 전부였다. 머신러닝 기술에 대한 노하우도 없을 뿐더러, 머신러닝을 구동하기 위한 컴퓨팅 파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는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허브, 데이터베이스 자동화 등 서비스를 빠르게 구축하고,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최신 IT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인프라 제공에 머무르던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IaaS, 인프라형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양한 고급 개발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것(PaaS, 플랫폼형 서비스)이다.

실제로 SGA임베디드는 머신러닝과 사물인터넷 허브 기술을 활용해 에어프로 서비스를 구축했다.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특정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향후 어떻게 변할지,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등을 예측하는 ‘미세먼지 계측 모델(=미세먼지 예측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이 인공지능 모델이 바로 에어프로 서비스의 핵심이다.

또한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사물인터넷 허브 기술을 활용해 전국에 깔린 에어프로 기기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서 보관하고 있다.

SGA임베디드 홀로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도입함으로써 클라우드 내부에 이미 완성되어 있는 개발도구와 기술을 우리의 아이디어에 접목할 수 있었다. 그만큼 빠르고 신속하게 아이디어를 현실화해서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머신러닝과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여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검토했다. 그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에어프로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최적이라고 여겼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MS의 것이 가장 PaaS로 고도화되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MS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에어프로를 단기간에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에어프로 서비스는 향후 한국, 대만, 남미를 넘어 전 세계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때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때에도 전 세계적인 인프라(=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갖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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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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