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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리뷰] 무난함 뒤에 숨은 능력들, 파나소닉 루믹스 G85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마이크로포서드,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판형으로 늘 논란을 불러오는 규격 중 하나다. 35mm 필름 대비 2배 환산하는 초점거리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이크로포서드에서 24mm라고 하면 35mm 풀프레임 카메라에서 48mm가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심도 표현이나 광각 등에서 손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초점거리가 늘어나기에 망원이나 접사 등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사진 애호가도 있다. 어느 쪽이나 호흡이 맞는 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논란의 규격을 꾸준히 밀고 있는 제조사는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다. 처음 이를 제안한 것은 올림푸스지만 제품을 먼저 내놓은 것은 의외로 파나소닉이었다. 그리고 지금 파나소닉은 올림푸스와 비교해 전혀 아쉽지 않은 마이크로포서드 라인업을 갖고 있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

최근 파나소닉은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루믹스 GH5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독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지난해 10월 선보인 루믹스 G85(DMC-G85)다. 1,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듀얼 I.S.2 손떨림 방지 기구, 4K 동영상 촬영 등 중급기지만 탄탄한 사양을 품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외모는 DSLR, 알고 보면 미러리스

누가 보면 DSLR 카메라인 줄 알겠지만 사실 이 카메라는 미러리스다. 그만큼 외모가 주는 인상이 상당하다. 크기는 작지만 위엄이 느껴진다. 파나소닉은 다양한 형태의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을 제공한다. 초소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지향하는 GF, 일반적인 미러리스 카메라 디자인의 GX, 고성능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콘셉트의 GH, 하위 라인업 느낌의 G 시리즈가 그렇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

아무튼 이 카메라는 파나소닉에서 중급기 정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GH 시리즈가 부담스러운 이들을 겨냥한 것인데, 전반적인 디자인과 조작성은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원가절감(?) 요소를 가미해 부담을 낮췄다. 그래도 필요한 기능은 모두 제공하고 있다.

조작성은 뛰어난 편이다. 촬영 모드 다이얼과 연사 모드 다이얼이 분리되어 탑재됐으며, 엄지와 검지 손가락이 닿는 곳에 보조 조작 다이얼을 배치해 양 손가락을 활용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기능(Fn) 버튼과 녹화버튼도 손가락이 잘 닿는 곳에 배치해 두었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

이런 부분을 감안해 그립부도 제법 두툼하게 만들어 두었다. 손에 쏙 들어오기 때문에 한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이 좋다. 파지감이 뛰어나 한 손으로도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다. 다이얼들에는 요철을 만들어 적은 힘으로 쉽게 다이얼을 돌리도록 설계한 꼼꼼함도 보인다.

한 번 정해두면 잘 바꾸지 않는 설정들은 후면에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디스플레이나 메뉴, 화이트 밸런스 등이 대표적. 나머지는 기능 버튼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꾸몄다. 버튼은 많아 보이지만 구성은 단순한 편이어서 다루기에 어려움이 없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

그러나 버튼을 누르는 감각은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버튼이 물컹물컹한 느낌으로 눌린다. 인식은 잘 되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이건 리뷰에 쓰인 제품만의 문제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자.

액정은 3인치로 104만 화소 사양이다. 시야는 무난한 편이고 터치 디스플레이여서 기본 조작은 손가락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양손을 쓰다 가끔 측거점이 화면 구석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기기 문제가 아니고 한 손이 무의식적으로 액정에 닿은 것이니 놀라지 말고 다시 화면 중앙을 터치해 주자.

파나소닉 루믹스 G85.

디스플레이는 상하로 270도 가량, 좌우 180도로 돌릴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소중한 화면을 보호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각도로 자유롭게 촬영 가능하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1,600만 화소의 섬세함과 4K 촬영의 만남

파나소닉 DMC-G85의 실력을 한 번 알아봤다. 함께 쓰인 렌즈는 엑스-바리오(X-Vario) 12-35mm f/2.8이다. 35mm 필름 환산 24-70mm에 해당된다. 손떨림 방지 기능도 탑재됐다. 촬영은 맑은날 진행했고 상황에 따라 조리개와 감도 등을 조절해 진행했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의 결과물. (ISO 200 / 조리개 f/8 / 셔터 1/250초 / 초점거리 35mm)

우선 사진 품질은 뛰어나다. 이 카메라에는 1,600만 화소 사양의 마이크로포서드 센서가 탑재된다. 35mm 필름 규격으로 보면 1:2 비율이다. 같은 초점거리라도 2배를 곱해야 되므로 큰 판형 대비 상대적으로 심도는 아쉬울 수 있지만, 망원 영역에서 이점을 갖는다.

사실 화소 자체로만 보면 요즘 출시되는 카메라에 비해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1인치 센서 카메라만 해도 2,000만 화소 전후이고, APS-C나 풀프레임 센서는 2,400만 또는 그 이상의 화소를 품고 나온다. 고성능 카메라라고 하면 4,000만 화소 이상 제품도 있다. 하지만 비교적 잘 정제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반응속도 또한 좋다. 파나소닉은 GF 시절부터 자동초점 성능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제품 또한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아쉽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의 결과물. (ISO 320 / 조리개 f/5.6 / 셔터 1/160초 / 초점거리 50mm)

감도는 ISO 200부터 ISO 1만 2,800까지 제공한다. 확장하면 ISO 100과 2만 5,600이 활성화된다. 역시 요즘 카메라에 비하면 아쉽지만 손떨림 방지 기능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해 준다. 듀얼 I.S.2 라는 이름의 손떨림 방지 기술은 최대 5단계 가량의 보정을 지원한다. 이는 렌즈와 카메라가 유기적으로 떨림을 감지해 움직임에 맞춰 센서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루믹스 G85는 이 외에도 4K 포토나 4K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대역폭은 약 100Mbps로 MP4 규격에 대응한다. AVCHD 코덱도 지원하지만 풀HD까지만 지원하는 점 참고하자. 이 때의 대역폭은 약 28Mbps 가량이다.

GH5가 부담스럽다면 대안 될지도

파나소닉 루믹스 G85의 가격은 100만 원대 초반이다. 성능은 더 좋겠지만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을 내건 루믹스 GH5는 249만 원에 달한다. 무려 두 배 이상 벌어지는 가격에 부담스러움을 느낄 소비자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G85는 뛰어난 성능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난한 성능에 4K 촬영을 지원한다. 렌즈만 좋은 것을 쓴다면 품질로 아쉬움을 느끼기 어렵다. GH5가 10비트(YCbCr 4:2:2) 4K 60매 촬영이 가능한 부분 하나로 주목 받고 있지만 저 가격이라면 고민될 법하다.

파나소닉 루믹스 G85.

대안이라고 했지만 사실 100만 원대라는 가격대로 접근하면 선택의 폭은 많다. 소니 알파 라인업이 대표적이다. 센서도 더 크고 60매까지는 아니지만 4K 촬영을 지원한다. 휴대성에 더 초점을 둔다면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도 구매 가능한 가격이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이 카메라를 선택하기 전, 촬영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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