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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탈옥(Jailbreak, 해킹)에 대한 두 기자의 대담

이기성

최근 들어 아이폰 탈옥이 다시 한번 이슈화가 되고 있다. 아이폰 탈옥이란,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기능 상에 부분적으로 걸어둔 제약을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조작해 풀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이폰 기기에 대한 해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기능을 자유자재로 변경,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탈옥 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플(또는 KT) 측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과연, 왜 아이폰 사용자들은(넓게 보면 아이폰만이 아니라 출시되는 스마트폰 모두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아이폰을 해킹하려고 하는지, IT동아 두 기자의 대담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참고로 두 기자는 모두 아이폰 3Gs를 사용하고 있다).

이기성 기자(이하 이): 아이폰 iOS4 버전용 탈옥(Jailbreak)이 새로 나왔다는데, 권 기자님은 탈옥 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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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온 아이폰 해킹툴인 jailbreak

권명관 기자(이하 권): 순정으로도 잘 쓰고 있는 사람한테 갑자기 왜 탈옥을 하라고 그러십니까.

이: 예전만 해도 탈옥하는 방법이 꽤나 복잡하고 어려웠는데, 이번에 나온 탈옥을 보니 아이폰에 탑재된 사파리 브라우저로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화면을 한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끝나더군요. 이렇게 탈옥하는 방법도 간단해지고, 탈옥 후에는 여러모로 장점이 있는데 이제 순정을 좀 벗어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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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된 아이폰 화면

권: 예전의 탈옥 방법이 어려워서 못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다른 이유를 따져서 순정 상태로 쓰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순정 상태로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차라리 되묻고 싶네요. 이 기자님은 탈옥해서 사용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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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상태 아이폰 화면

이: 탈옥을 하면 우선 커스터마이징(자기최적화)을 통해 시각적인 테마를 바꾼다든지, 글꼴 등을 교체할 수 있죠. 그리고 아이폰의 2% 아쉬운 기본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고요.

권: 네. 맞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폰을 탈옥해 사용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그 이유 때문이지요. 저도 그런 메리트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탈옥은 ‘불법’인데다가 행여나 탈옥한 다음 먹통이 되거나 고장이 날 경우 정식 A/S를 받을 수 없다는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죠.

이: 하하 불법이라… 애플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얼마 전 미국에서 ‘탈옥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돈을 주고 하드웨어를 샀다면 그걸 어떻게 구워삶든지 간에 그건 사용자의 자유라는 논리가 받아들여졌다는 말이죠. 애플은 저작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탈옥을 불법이라 얘기하지만, 미국 저작권청은 이를 사용자를 귀속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옥 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탈옥 상태에서 고장이 날 경우 정식 A/S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심각한 고민의 여지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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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탈옥 합법 판결 소식은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도 이 기자님이 말씀하신 대로고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애플이 그 판결에 반응을 보였는가’입니다. 애플은 탈옥이 합법화되는 것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합법’이건 ‘불법’이건 간에 ‘아이폰 구매 약관’이 이미 기재돼 있으니까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만약 탈옥 상태에서 고장이 나면 ‘약관에 명시된 대로 애플은 소비자 과실로 인한 하드웨어의 손상’이라고 말할 겁니다. 결국, 합법/불법의 문제가 아닌 애플과 구매자의 약관이 변경되어야 한다는 거죠.

하여튼 미국의 합법 허용 얘기는 뒤로 미뤄봅시다. 국내에서는 어떤가요? 일부 사례만 봐도 탈옥 상태에서 A/S를 받으러 갔더니, 그로 인해 하드웨어가 망가졌다고 판단해서 수리비가 과도하게 청구된 경우가 꽤 있습니다. 탈옥으로 편하게 쓰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다가 고장 나서 제대로 수리도 받지 못할 바엔 원래 상태로 쓰는 것이 나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하긴 애플 입장에서 탈옥을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그래도 솔직히, 탈옥 때문에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이 더 많이 판매됐다는 사실은 암묵적으로 인정해야 할 겁니다.

정식 A/S에 대해서 탈옥 사용자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정말 고장이 나면 사설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으면 공식 A/S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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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도 아이폰 탈옥은 이슈가 되고 있다

권: ‘A/S는 포기하되, 그만큼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지요. 분명히 탈옥해서 사용하면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식 사용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더구나 탈옥을 하는 것이 이 기자님이 말한 ‘그 이유’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하기 위함이라면…. 그건 정말이지 ‘범죄’입니다.

아무튼, 저는 아직 탈옥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순정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으니까요. 뭐, 사실 저도 문자가 오는 소리를 마음대로 바꾸고 싶긴 합니다….

이: 뭐 탈옥이 간단해졌다고는 하나,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사용자가 시도하기엔 어려움이 있죠. 그리고 말씀대로 순정으로도 아이폰은 충분히 쓸만하기에 탈옥은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결국, ‘아이폰 탈옥에 대한 선택은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권: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결국은 사용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지요. ‘A/S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폰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사용자와 ‘아이폰 기본 성능으로도 만족하며 A/S를 받겠다’는 사용자가 되는 것 말입니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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