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론은 얼마나 편향돼 있을까?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 뉴스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은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등이었으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통적인 매체인 신문, TV, 라디오는 물론 PC 인터넷을 이용한 뉴스 소비도 점차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뉴스 소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매체인 TV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모바일 인터넷을 통한 뉴스 구독은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1년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15년에는 신문이나 라디오를 크게 앞지르고 2위를 기록했다.

소셜 미디어는 뉴스 소비 채널로 급부상했다(출처=닐슨코리안클릭
뉴스레터)
소셜 미디어는 뉴스 소비 채널로 급부상했다(출처=닐슨코리안클릭 뉴스레터)

특히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6년 3월 기준, PC와 모바일을 통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구독하는 이용률은 83.1%에 이른다. 하루 평균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시간도 63.4분으로, 57분인 TV보다 많았다. 이미 소셜 미디어는 광고나 홍보 플랫폼은 물론,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많은 언론사도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소셜 채널을 통해 유통하는 것은 물론, 카드뉴스 처럼 소셜 미디어에 맞는 형태의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는 오늘날 대표적인 뉴스 소비 채널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자체적으로 갖춘 알고리즘으로 각 사용자에게 맞는 최신 정보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굳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를 찾아다니는 일도 드물어졌다.

소셜 미디어와 뉴스 콘텐츠
소셜 미디어와 뉴스 콘텐츠

하지만 이 때문에 다양한 뉴스 중 일부의 정보만 얻게 되며, 이러한 뉴스를 보는 특정 그룹의 소식을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이른바 '필터버블' 현상도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나 자신의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기사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자신의 뉴스피드에는 비슷한 성향의 기사가 우선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신의 이념과 상반된 성향의 소식은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마치 자신이 보는 뉴스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으며, 여론인 것처럼 오해할 여지도 있다.

필터버블이란 생각 조종자들의 저자 일라이 파리저(Eli Pariser)가 내놓은 개념이다. 사용자의 인터넷 이용 기록이나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는 몇 단계의 필터링을 거친 정보를 받아보는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보에 대해 편식하고, 이 때문에 편향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며 필터버블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TED에서 강연 중인 일라이
파리저(출처=TED)
TED에서 강연 중인 일라이 파리저(출처=TED)

사실 뉴스라는 것은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지 이면에 있는 모든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는 아니다. 가령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어떤 장면을 촬영했다면, 그 장면은 전체 상황에서 기자가 한 장면만을 취사 선택해 다룬 것이다. 여기에 편집자에 의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삭제되고, 신문에서 어떤 면에 어떤 위치에 노출될지에 따라 이 뉴스를 보는 사람의 수가 달라지게 된다.

제5공화국 시절에는 '보도지침'을 통해 어떤 내용을 뉴스에서 다뤄야 하는지 정부가 통제했으며, 언론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이후에도 기자나 편집자에 의해 뉴스거리가 선택되는 '게이트 키핑'이나 '프레이밍'이 존재해왔다. 포털 사이트가 뉴스의 주요 공급처로 부상했을 때도 이러한 이슈는 끊이지 않았으며, 대형 포털은 실시간 뉴스 검색어 조작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뉴스 필터링이 이제는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 알고리즘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소셜 미디어가 뉴스뿐만 아니라 광고를 위한 플랫폼으로도 많이 활용되는 만큼, 개인 맞춤화 알고리즘은 광고주(자본)의 입맛에 맞춰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개인이 자신의 성향에 맞고, 자신의 흥미를 끌 만한 뉴스와 정보를 골라보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편향된 정보로 인해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결국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자신의 신념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고 스스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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