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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본 듯 하면서도 보지 않은 듯한 느낌, 소니 A99M2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감감 무소식이던 지인을 어느 날 만나면 반갑고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천천히 둘과 마주하며 술 한 잔에 지난 날을 떠올리고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기자가 마주한 소니 알파99 마크2(이하 A99M2)가 딱 그런 친구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소니 A99M2.

소니가 지난 2016년 12월, 4년 만에 A99의 후속기 A99M2를 공개했다. 그 동안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꾸준히 선보이면서도 정작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일안반사식에는 소홀했다는 인상을 줬다. 그 때문에 알파(A)-마운트를 보유하던 사진 애호가들은 소니가 A-마운트에서 손떼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하곤 했다. 이건 약 2년 전부터 A-마운트 렌즈의 부분변경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어느 정도 일단락됐지만 카메라 자체가 나오지 않으니 불안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A99M2는 많은 소니 A-마운트 사용자들의 기대 속에 출시됐다. 늘 나오는 시기에 출시되는 다른 카메라와 달리 반갑고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3년 이상 소니 DSLT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까지 안고 있으니 가능성까지 검증 받아야 한다. 과연 이 카메라는 충분한 능력을 품고 있을까?

A99 잇는 디자인, 소소한 변경 이뤄져

디자인 자체는 A99와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급격한 변화를 주기 보다는 통일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크기는 조금 작아졌어도 유연하게 흐르는 실루엣은 잃지 않았다. 크기는 폭 142.6mm, 높이 104.2mm, 두께 76.1mm 정도다. A99는 폭 147mm, 높이 111.2mm, 두께 78.4mm였다. 그러나 무게는 812g에서 849g으로 소폭 늘었다. 흥미로운 부분인데, 이는 여러 보조기구가 추가되는 것과 본체 일부 재질의 변경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손에 쥐는 맛은 큰 카메라의 장점이다. 검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굴곡을 줘 파지감을 높였다. 덕분에 안정적인 자세로 촬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조금 버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 외 촬영자가 쥔다면 제법 찰진 느낌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도 손에 쥐는 맛이 좋은 것들이 제법 많아졌는데, 여유로운 파지감은 아직 이런 카메라들을 따라오기엔 벅차다.

소니 A99M2.

대부분의 조작은 상단과 후면에 집중되어 있다. 전면에는 렌즈 마운트 버튼과 함께 조리개와 셔터 속도, 감도, 노출, 초점 등 여러 기능 조작을 지원하는 멀티 컨트롤러가 장착되어 있다. 컨트롤러는 돌릴 때마다 걸리는 느낌을 주는 유단과 자연스레 돌아가는 무단 방식을 지원한다.

소니 A99M2의 상단부.

상단에는 모드 다이얼과 연사, 노출, 감도 등을 설정하는 버튼과 다이얼이 있다. 셔터 버튼도 탑재되어 있다. 전원 스위치는 셔터 버튼 주변에 달려 있는 방식. 이 외에 액정 디스플레이를 달아 셔터 속도와 조리개 수치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A99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약간의 차이라면 헤드 중앙에 자리하던 마이크가 사라졌고 모드 다이얼에 제공되는 기능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 정도다.

소니 A99M2의 후면부.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은 동일하지만 기능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그래봐야 이미지 삭제와 AF 범위 설정을 지원하던 버튼 하나가 사용자 설정 1번(C1) 겸 삭제 버튼이 된 것 정도지만 말이다. 그래도 버튼 형태도 조금 더 누르기 좋도록 커졌다는 점이 돋보인다. A99도 버튼 구성이나 크기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A99M2는 살짝 눌러도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액정도 그대로다. 3인치, 123만 화소 사양으로 상단 134도, 하단 180도 회전(틸트)을 지원한다. 또 액정은 좌우로 돌릴 수 있는데 시계방향 180도, 반시계방향 90도 돌릴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라이브뷰 촬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

A99M2의 뷰파인더.

뷰파인더도 기존과 같다. 약 236만 화소 사양으로 XGA OLED 전자식이 기본이다. 시야율은 100%, 배율 0.78배 정도로 실제 보면 큼직하다. 여기에 수동 렌즈를 쓰면 최대 15.5배 정도 초점 확대가 가능해서 최대한 정확한 초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본체 자체의 내구성은 최신 기기 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마그네슘 합금 본체는 틈새 곳곳에 방진방적(실링) 처리가 이뤄져 있다. 악천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촬영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셔터는 새로 설계해 약 30만 회 가량 움직여도 성능을 보장한다. 반투명 거울 밑에 자리한 위상차 검출 초점 센서는 수평과 교차 방식을 잘 조합해 신뢰도를 높이기도 했다.

소니 최신 이미징 기술을 DSLT에...

A99M2의 성능과 결과물을 체험해 볼 차례. 렌즈는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SAL2470Z를 사용했다. 정식명은 칼 자이스 바리오-조나(Carl Zeiss Vario-Sonnar) T* 24-70mm f/2.8 ZA SSM이다. 구형 렌즈로 카메라와의 궁합도 궁금해 선택하게 됐다.

이 카메라에는 이면조사 기술이 적용된 4,23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비온즈 엑스 영상처리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는 구조인데, 이미 A7RM2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만큼, 성능은 탄탄하다. 무엇보다 A99M2에는 5축 손떨림 방지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데, 낮은 셔터속도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소니 A99M2 ISO 6,400 촬영 결과물을 100% 잘라낸 부분. 감도가 높음에도 어느 정도 세밀함이 남아 있다.

소니는 센서(포토 다이오드) 뒤에 구리 배선층을 붙여 성능을 높였다.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 사이에는 대규모 집적회로(Front-End Large Scale Integration)를 탑재했다. 소자 집적도를 높인 LSI는 이미지를 담아두는 여분의 공간(버퍼)과 이미지 프로세서의 작업 일부를 미리 가공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이를 통해 4,240만 화소라는 묵직함을 품었지만 확장 감도를 포함해 ISO 50부터 10만 2,400까지 지원한다. A99는 ISO 50부터 2만 5,600까지(확장감도 포함) 사용할 수 있었다.

감도는 ISO 6,400까지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만 2,800은 컬러 노이즈는 크게 두드러지지만 세밀함(디테일)은 남아 있다. 그 이후부터는 노이즈가 크게 증가하고 세밀함은 사라진다. 대신 화소가 높아 크기를 줄이면 인터넷 등록 용으로는 적합한 수준이다.

동영상은 4K를 지원한다. 이미지 센서 영역을 모두 활용하는 풀 픽셀 리드 아웃(Full Pixel Read Out)을 채택했는데, 1.8배 오버샘플링 4K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APS-C 규격에 해당하는 슈퍼(Super) 35 모드와 풀프레임 4K 촬영 모드 선택도 지원한다. XAVC-S 포맷은 여전하고 최대 100Mbps 상당의 4K, 50Mbps의 풀HD 영상 촬영까지 할 수 있다.

A99M2에는 새로 슬로우 모션과 퀵모션 촬영 기능을 더해 초당 1매(프레임)임에서 최대 120매까지 8단계 조절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이 색상 또는 품질을 보정하는데 쓰는 에스-가무트(S-Gamut)3와 에스-로그(S-Log)3 기술에도 대응한다.

소니 A99M2의 실내 이미지. ISO 6,400임에도 비교적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초점 성능도 기민하다. 위상차 검출 방식의 초점 센서와 센서 초점면 검출 방식을 조합하기 때문이다. 주력은 위상차 방식이다. 때문에 소니는 초점 센서 정중앙 1개 측거점에 대해 f/2.8에 대응하는 교차방식 센서를 배치했다. 또한 정중앙을 포함한 중앙부 15개 측거점은 교차방식으로 성능을 높였다. 그 외 측거점은 수평 검출을 지원한다. 측거점은 총 79개로 뷰파인더 중앙부에 집중되어 있다.

센서는 이 측거점을 보조해 성능을 더 높이는 쪽이다. 총 399개에 달하는데 동체추적 성능을 높이거나 저조도 환경에서 검출 신뢰도를 높이는데 쓴다. 특히 -4스탑에 대응하는 수준이어서 소니가 A99M2에서 극한의 촬영 환경에서 최고의 품질을 기록하는데 초점을 뒀다는 인상을 준다.

당분간 필요한 것은 다 담아 넣었다

소니 A99M2. 모든 것을 설명하기가 벅찰 정도로 많은 기술과 기능을 품고 있다. 출시 전에는 그저 덩치 큰 A7RM2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실제 체감한 느낌은 또 달랐다. 민첩하고 든든했다. 단순히 크기 때문이 아니고 기능이나 성능의 탄탄함이 주는 신뢰도가 높다. 결과물 또한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니 A99M2.

하지만 화소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지원 감도는 조금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 카메라는 기기 자체 상용감도로 ISO 100에서 2만 5,600까지 지원하는데, 이를 한 스탑(5만 1,200) 정도만 높여줬다면 어땠을까? 지금 사양도 충분하지만 욕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본 듯 하면서도 보지 않은 듯한 느낌. A99M2는 그런 카메라 같다. 기존 A99에서 기기 변경하는 사진가라면 익숙하게 성능을 끌어낼 수 있고, 기존 타 카메라 브랜드에서 왔다면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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