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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가 인공지능을 만났다...KT '기가 지니'

김태우

[IT동아 김태우 기자]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단연 눈에 띈 아이템은 인공지능(AI)이다. 2016년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인공지능 바람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SK텔레콤은 작년 '누구'라는 이름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그리고 2017년 1월 17일 KT도 인공지능에 발을 성큼 내딛었다. 셋톱박스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기가 지니'를 출시한 것. 이날 KT는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출시를 알렸다. 행사에 참가한 Mass총괄 임헌문 사장은 "셋톱박스, 스피커, 전화, 카메라 등이 하나로 융합된 서비스다"며 "기가 지니로 홈 인공지능 시대가 열렸다" 말했다.

기가 지니

기가 지니는 지금껏 나온 음성 인식 제품과는 약간 다른 제품이다. 보통 음성 인식 장치와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지만, 기가 지니는 셋톱박스와 카메라까지 함께 품고 있다. KT는 IPTV 서비스는 올레tv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가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기가 지니는 기존 셋톱박스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진화한 제품인 셈이다. 사용자는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하면 쓸 수 있다. 

KT는 기존 AI 스피커는 음성인식 위주의 청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기가 지니는 TV 연동과 카메라 내장으로 시청각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TV 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정보를 얻고, 지시를 내릴 수 있으므로 훨씬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올레TV, 지니뮤직 등과 연동되는 '미디어 서비스', ▲일정관리와 일상생활을 돕는 'AI 홈 비서 서비스', ▲각종 홈 IoT 기기를 제어하는 '홈 IoT 허브 서비스',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이다.

TV는 뉴스를 보다 드라마 '도깨비'가 보고 싶다면 "지니야, 도깨비 틀어줘"라고 말하면 올레TV의 주문형 비디오(VOD) 화면으로 자동으로 이동한다. 스포츠 경기를 보고 싶을 때 "스포츠 채널 틀어줘"라고 말하면 해당 경기를 스포츠 중계 채널로 화면이 바뀐다. 음악은 지니뮤직과 연동된다. 듣고 싶은 곡명과 가수 이름을 말하면 해당 음악을 들려준다. 신나는 음악, 재즈, 클래식 등 음악 장르별 선택도 지원한다. 호출어는 '기가 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 4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음질을 위해 KT는 하만카돈을 끌어들였다. 20W 출력의 우퍼와 1.25인치 크기 15W 출력의 트위터를 적용해 총 35W의 출력을 낸다. 트위터는 네오디뮴 마그네틱을 채택했다.

기가지니▲ KT 임헌문 mass 총괄 사장

일정 확인은 물론 배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지니야~, 치킨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위치정보에 기반해 집 주변에 현재 배달이 가능한 치킨전문점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 가운데 원하는 치킨전문점을 선택하면 전화로 바로 연결해준다. "지니야 버스 언제 도착하니?"라고 물어보면 집 근처 등록된 정류장에 몇 분 후 버스가 도착하는지 알려준다. 카카오 택시와 연동해 콜택시 호출도 지원한다. "지니야~ 광화문으로 가는 택시 불러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인터넷 전화도 이용할 수 있으며, 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사용해 영상 통화를 즐길 수도 있다. 영상 통화 시 인물 얼굴을 추적해주는 앵커샷 기술도 적용했다.

홈 IoT와도 연결했다. 도어락, 홈캠, 에어닥터, 가스밸브 등 11가지 홈 IoT 기기를 음성을 제어할 수 있다. 이를 사용해 "지니야~ 현관문 열어줘", "지니야~ 가스밸브 잠가줘?". "지니야~ 집안 공기는 어때?" 등의 요청을 할 수 있는 것.

KT는 기가 지니의 음성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과 함께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백규태 서비스연구소장은 "25년 전부터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타사하고 비교해도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TV 대화기술과 자연어처리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며, 딥러닝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가 지니의 음성인식 및 대화 기술은 점차 진화해나간다고 설명했다. KT는 해당 기술 모두 자체 개발한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써드파티와 협력해 이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가지니

현장에서는 상황극을 통한 기가 지니 시연이 이루어졌는데, 상황극에서 지니에게 내리는 명령은 모두 실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단 상황극만 봐서는 꽤 인식률도 좋고, 원하는 정보도 잘 찾아줬다. 현장 관계자는 가정 내 3~5m 반경에서는 일부러 크게 말할 필요 없다며, 일반 음성으로도 기가 지니가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자 인식 기술이 아직 적용되지 않은 점은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어 보인다. 지니 기가는 개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빠, 엄마, 아들 계정으로 나눠 쓸 수 있는 것. 하지만, 계정 전환은 음성 명령으로 쉽게 이루어지다 보니 아들도 아빠 계정을 불러와 쓸 수 있다. 즉 집에 찾아온 손님도 기가 지니를 통해 일정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화자 인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백규태 소장은 밝혔다.

기기 지니의 단말 임대료는 올레TV UHD 셋톱박스보다 2,200원 추가한 수준으로,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이다. 올레TV 12 이상 요금제 가입자라면 단말 임대료를 2,200원 할인한 월 4,4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기가 지니를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29만 9000원으로 이 경우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따른다. KT는 출시를 기념해 기기 지니 신규 가입자에게 지니뮤직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며, 인터넷 전화 기본료 면제 및 30분 무료통화 서비스를 지원한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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