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IT총결산] '자율주행'과 'SUV 전성시대' 확인한 자동차 시장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2016년 자동차 시장은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다양한 장르의 차량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국내 중형세단 시장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었던 한 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독주에 가까웠던 현대 쏘나타에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 경쟁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세대교체도 많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차종인 E 클래스가 10세대로 완전 교체가 이뤄졌으며, 아우디 A4도 완전 교체되어 우리나라에 출시됐다. BMW는 X1, 닛산은 무라노, 현대자동차는 그랜저를 완전 변경한 신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더 보면 기술의 진화와 유행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해였다. 여러 변화가 목격되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자율주행과 SUV의 시장 재편이 아닐까 한다.

본격적인 자율주행 개척 나선 2016년

지난해는 자율주행에 대한 가능성을 점쳤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개척에 나선 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모두 향후 5년 이내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선보이리라 다짐했다. 이와 함께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흔히 들었던 기계학습(머신러닝)이나 심층학습(딥러닝) 등을 자동차에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선 기술도 함께 녹아 들어가고 있다.

테슬라
테슬라

현재 시판 중인 차량 중 자율주행 기능이 제공되는 것은 테슬라 모델 라인업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그 외 BMW나 벤츠, 아우디, 제네시스 등은 최근 2016년 중 출시한 일부 차량에 한해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흔히 반자율주행이라고 부른다. 일정 속도와 환경 내에서는 차량이 상황을 판단해 주행하지만 그 맛을 느끼기에 주어진 시간은 짧다. 사고 위험이 있어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보낸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을 총 5단계(0~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0단계는 모든 제어를 운전자가 하는 것으로 지금의 자동차를 말한다. 특정 제어 기능이 있으면 1단계, 최소 2개 이상의 자율화 제어 기능이 있으면 2단계로 구분한다. 이후에는 고급 자율기능이 탑재되는데, 4단계가 되면 모든 주행 환경에서 차량이 직접 도로 조건을 감시하고 안전 관련 기능을 제어하는 등 고급 기능을 갖췄다.

볼보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병행
중이다.
볼보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병행 중이다.

현재 대다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사는 이 4단계를 목표로 달려가는 중이다. 구글, 네이버, 애플 등 ICT 관련 업계는 물론이고 포드, 볼보,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토요타, 닛산 등 완성차 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SUV 도전 이어져

SUV의 인기가 엄청나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국산 승용차 판매 중 33.6% 가량이 SUV일 정도였다. 수입차 또한 마찬가지로 SUV 인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국내 공식 수입되는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는 SUV 라인업을 확충하거나 판매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SUV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포르쉐의 성공에 자극 받은 것일까? 앞으로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일단 올해는 재규어, 벤틀리, 마세라티가 포문을 열었다. 고급 세단과 스포츠 쿠페 등을 주로 선보이던 브랜드의 첫 SUV 차량이라는 점에서 두 브랜드는 특히 주목 받았다.

재규어 F-PACE.
재규어 F-PACE.

먼저 재규어 F-페이스(PACE)는 중형 SUV로 스포티함을 가미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재규어 F-타입(TYPE)에서 돋보였던 디자인을 이어 받아 재규어 특유의 스타일링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2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 3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힌 점도 특징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AWD)이 적용된 점도 돋보였다.

마세라티 르반테.
마세라티 르반테.

마세라티는 르반테(Levante)를 선보였는데, 전장이 5m에 달할 정도로 큰 대형 SUV다. 크기는 각기 다르지만 아우디 Q7이나 포르쉐 카이엔, 벤츠 GLS 클래스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 브랜드의 대형 SUV들과 경쟁하기보다 브랜드를 앞세운 독자 노선을 선택한 것 같다. 발표회에서는 “SUV가 아니라 마세라티다”라는 대목에서 어느 정도 감지는 되었다. 디자인은 기존 마세라티의 향과 맛을 SUV에 잘 녹여냈다는 평이다.

이 차량은 3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과 3리터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 두 가지로 나눈다. 특히 50:50 무게배분을 이뤄 주행에 초점을 맞췄으며, 사륜구동 시스템 Q4도 탑재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두 차량은 국내에 출시된 것이고, 해외에서는 이와 별개로 벤틀리 벤테이가(Bentayga)가 출시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2016년 말이었으나 올해 볼 수 없고, 내년에 우리나라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는 럭셔리 브랜드가 내놓은 SUV라는 점에서 마세라티 르반테와 비슷하지만 어느 정도 대중성(?)을 가미한 것과 달리 철저히 력서리 SUV를 지향하는 점이 다르다.

롤스로이스 프로젝트 컬리넌.
롤스로이스 프로젝트 컬리넌.

이제 남은 것은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페라리 정도인데, 롤스로이스는 12월 초에 프로젝트 컬리넌(Project Cullinan)의 시험 차량을 공개하면서 출시 시기와 완성도를 조율하고 있다. 벤틀리 벤테이가와 좋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는 우르스(Urus)로 SUV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포르쉐와 마세라티 등에게 자극 받았을 것이다. 물론 팽창 중인 시장도 매력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면, 페라리는 SUV 개발 생각이 당분간 없다는 입장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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