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IT총결산] 스타트업 시장 분위기 한풀 꺾였다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2016년 스타트업 투자 동향?

올해는 어떤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았을까? 더브이씨(THEVC)는 be success, 플래텀, 벤처스퀘어, 더벨을 포함한 미디어에 공개된 투자정보와 DART에 공개된 기업들의 계열사 정보를 근거로 스타트업 투자 동향을 파악해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3분기까지 투자된 스타트업은 총 224개사다. 2015년 한해 전체 293개사이니, 4분기까지 합치면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투자 분야는 금융으로 12%를 차지했으며, 게임(8%), 바이오/의료(8%), 콘텐츠(8%), 패션/뷰티(6%) 등이었다. 2015년은 게임(11%)과 콘텐츠(11%)가 가장 많았다.

총 250건의 투자가 집행되었으며, 금액은 8850억 원이다. 작년 356건, 2조 4060억 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2016년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 전반에 걸쳐 분위기가 한풀 꺾인 느낌이었는데, 조사 결과에도 이런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국내도 미미박스, 우아한 형제들, 레진코믹스 등 이미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경험이 있는 곳들이 투자 규모 상위를 휩쓸었다.

스타트업 투자
동향
스타트업 투자 동향
▲ 출처 : 더브이씨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등장

핀테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간편 결제와 간편 송금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앞서 살펴본 투자 동향에서도 금융 분야 투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꽤 핫한 키워드임은 분명하다.

간편 송금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서비스는 역시나 ‘토스’라 할 수 있다.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이후 출시된 간편 송금 서비스가 여럿인데, 이들을 살펴보면 토스를 벤치마킹한 걸 쉽사리 알 수 있다. 그런 토스가 올해 내놓은 서비스 중의 하나가 간편 대출이다. 터치 한 번으로 최대 50만 원을 토스 앱에서 빌릴 수 있다. 금리는 30일에 1.5%다. 모든 사용자에게 오픈되어 있지는 않다. 대출 서비스이다 보니 심사를 통해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토스
토스

데일리 금융 그룹은 통합 자산 관리 서비스인 ‘브로콜리’를 내놨다. 통장, 카드 사용 내역, 주식 등을 하나의 앱에서 모두 조회하고, 확인할 수 있다. 사용에 다소 불편한 점도 있긴 하지만, 국내서 이런 서비스가 나왔다는 점에선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로봇이 자산운용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올해 활약이 두드러졌다. 쿼터백은 이미 KB국민은행에 자사의 기술을 적용한 신탁 상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 자문사 등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활약은 미미하지만, 블록체인 업체도 이미 여럿 생겼다. 블록체인은 간단히 말하면,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 회사의 경우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올해는 스타트업들이 기술력을 쌓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내년에는 금융권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에도 미친 최순실 여파

올 하반기를 강타한 최순실 이슈는 스타트업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국정농단 사태를 만든 최순실이 창조경제타운(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신) 홈페이지 구축 시안을 미리 받았고, 최씨 측근인 차은택이 지난 4월까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아 사업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운영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약 6대4의 비율로 분담해왔는데, 다행히 우려했던 국비 예산은 미래부가 제출했던 금액보다 36억 원 줄어든 436억 5000원을 배정받았다. 작년보다 118억 원 늘어났다. 다만 비선 실세 여파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센터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국비 예산은 늘었지만,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줄어듦으로 인해 지원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경제혁신센터
경기경제혁신센터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출자해 만든 기금인 ‘모태펀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내 투자는 모태펀드의 비중이 꽤 큰 편인데,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명마를 판 40대 벤처기업에게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확인됐다.

해당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청이 2013년 9월 ‘선도벤처 연계 창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창업 3개월 만에 벤처기업협회에서 우수 벤처기업으로 꼽혀 협회장상을 받았다. 이어 정부 자금인 모태펀드 운용사 3곳과 산업통상자원부·중기청으로부터 2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발족

스타트업 스스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발족했다. 포럼 의장으로는 김봉진 대표가 추대되었으며, 운영위원으로 비네이티브 김문수 대표, 야놀자 이수진 대표, 온오프믹스 양준철 대표, 이음 김도연 대표, 한국NFC 황승익 대표가 선임되었다. 5월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9월 공식 발족했다.

참여 스타트업은 총 70여 개로 포럼은 분기별로 스타트업 분야의 당면과제 및 각종 현안을 다루는 정기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규제개선, 교육, 투자, 네트워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12월 1일에는 1차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비네이티브 김문수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1차 포럼의 키노트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이 맡아 독일 창업가 소개 및 포럼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본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의 성장사례와 창업환경 규제 장벽, 투자 트렌드 등 실질적인 적용 사례 등 3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졌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혹한기 올까?

이번 정부의 키워드는 ‘창조경제’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에 많은 지원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지원의 중심에는 모태펀드가 있다. 정부 부처가 출자해 만든 기금인 모태펀드는 3~5년 미만 기업의 초기 자금줄에 큰 보탬이 되어 왔다.

하지만 모태펀드의 중소·벤처기업 투자 전용 ‘중진계정’에는 2017년 새 예산이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예산까지 2년 연속 전액 삭감된 것이다. 모태펀드를 제외하면 창업 초기 기업들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할 정책자금이 마땅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은 우려가 크다.

창업 펀드 80%가량이 모태펀드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당장은 이미 집행된 자금으로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신규 펀드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투자 절벽 이야기가 괜히 나오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

이미 투자에 있어 양극화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탄탄한 스타트업은 투자금이 몰리는 반면, 리스크가 큰 신규 스타트업은 투자받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모태펀드 마저 예산 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스타트업은 앞으로 혹한기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부분은 민간 투자자들이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조금이라도 더 크게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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