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모니터 진화의 시작, 엔비디아 지싱크와 AMD 프리싱크

강형석 redbk@itdonga.com

엔비디아 지싱크와 AMD
프리싱크.
엔비디아 지싱크와 AMD 프리싱크.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이머들의 시선이 모니터로 향하고 있다. 많은 제조사들이 높은 주사율을 가진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일반적인 모니터는 60Hz의 주사율을 갖는 것과 달리 게이밍 모니터는 이보다 더 많은 144Hz의 주사율을 갖고 있어 더 많은 영상을 처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60Hz는 1초에 최대 60매 정지영상 표현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144Hz는 1초에 144매 정지영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 게이밍 모니터도 그렇지만 게이머들이 주목하는 것은 엔비디아 ‘지싱크(G-SYNC)’와 ‘프리싱크(Freesync)’다. 현재 내외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두 브랜드가 각각 제안한 모니터 동기화 기술로 일정 사양 이상을 만족하는 지포스 또는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장착된 PC에서 사용 가능하다.

주사율에 의해 발생하는 화면 찢어짐과 끊김 현상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반 모니터의 주사율은 60Hz인데, 이는 과거 방송과 영화 등 정해진 이미지 매수(프레임)를 표시할 수 있는 기기에 대응하기 위한 규격이다. 일반적인 영상들이 초당 24매에서 60매 등을 구현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들 영상이 아닌 콘텐츠,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재생이 이뤄지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바로 게임이다.

게임은 PC 사양에 따라 초당 움직임(프레임)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꾸준히 60Hz에 맞는 영상을 표시하면 괜찮지만 이보다 적거나 또는 많을 수 있다. 문제는 이 때 발생하게 된다.

엔비디아 측이 설명한 티어링 현상. 화면이 상하로 잘린
형태다.
엔비디아 측이 설명한 티어링 현상. 화면이 상하로 잘린 형태다.

60Hz 모니터가 1개의 이미지를 연속으로 표시하는 시간은 약 16밀리초(ms)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패널에 탑재된 영상 칩은 꾸준히 영상을 요구하고 처리장치(그래픽카드)는 그에 맞는 응답을 통해 화면을 전송한다. 그 과정을 계속 거치면서 현재 우리가 보는 게임 화면이 펼쳐진다.

결국 PC가 모니터 주사율 이상으로 화면을 표시하는 경우, 패널은 꾸준히 정해진 주사율에 맞춰 화면을 전송하지만 그래픽카드는 그 안에 여러 정보를 뿌려 넣는다. 이 때 화면 전환 과정에서 표기되는 화면 위에 다른 화면이 겹쳐지면서 마치 찢어지는 형태의 모습이 간혹 나타난다. 이를 티어링(Tearing)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수직 동기화(V-Sync)를 설정한다. 모니터와 그래픽카드가 서로 동기화해 화면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PC라는 것이 때로는 부하로 인한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60Hz 이하의 주사율에 대응하는 경우라면 모니터는 표시되지 않는 화면을 건너뛰어 다음 신호를 요청해 처리한다. 이럴 때 화면이 끊겨 보이는데 이를 스터터링(Stuttering)이라고 부른다. 흔히 ‘랙 걸렸다’고 하는 화면 끊김 현상을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게임 몰입감은 떨어진다. 모니터 주사율은 고정되어 있는데, PC가 이에 맞춰야 한다. 그러니까 결국 정해진 주사율 내에서 최적의 성능을 경험하려면 PC 사양이 월등이 높아야 된다. 지-싱크와 프리싱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조건은 간단하다. 변화하는 PC 성능에 맞춰 모니터 주사율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면 끝이다. 그러나 두 기술은 같은 결과를 향해 다른 선택을 감행했다.

엔비디아 - 최적의 성능을 위해 모니터에 전용 칩을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은 모니터와 지포스 그래픽카드 사이의 성능을 조율하기 위한 기술이다. PC의 상태에 따라 모니터 주사율을 바꿔 급변하는 움직임에도 화면이 끊겨 보이지 않는다. 최근 지포스 10 시리즈 그래픽카드에서는 지싱크 모니터가 없어도 최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고속 동기화(Fast Sync)를 공개했지만 이는 보완 단계의 기술이지 선제 대응하는 목적의 기술이라 보기엔 한계가 있다.

엔비디아 지싱크 모니터에는 전용 칩이
탑재된다.
엔비디아 지싱크 모니터에는 전용 칩이 탑재된다.

지싱크 기술은 지포스 GTX 650 Ti급 이상 그래픽카드에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모니터를 해당 기술에 대응하는 제품을 연결하는 것은 기본이다. 일반 DVI 단자는 쓸 수 없으며 HDMI 또는 디스플레이 포트(DP)를 활용한다.

모니터와 그래픽카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완성하고자 엔비디아는 모니터에 전용 모듈을 채택하는 수를 두었다. 이를 통해 그래픽 프로세서의 출력과 모니터 영상 칩 사이의 신호를 더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급변하는 움직임에 모니터 또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즉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칩으로 제어하려는 목적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성능이 급변하는 PC 시스템에서도 부드러운 게임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별도의 모듈을 사용하니 가격이 상승하는 단점이 공존한다. 현재 대부분 지싱크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 대비 최대 3~4배 가량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차라리 더 좋은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게이머들도 있다.

모니터 선택의 폭도 제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모든 지싱크 대응 모니터는 외산 뿐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이 선뜻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가격에 따른 흥행성이 낮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AMD – 연결만 하면 자연스러운 게이밍 경험을

AMD 프리싱크 기술은 엔비디아 지싱크에 비하면 부담이 낮다. 별도 모듈을 쓰지 않아 일반 모니터와의 가격 격차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표준화 단체인 베사(VESA – 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의 규격 중 하나로 적응형 동기화(Adaptive-Sync)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라이선스 개방이 된 상태로 개발 접근성이 높다.

프리싱크 기술의 원리
프리싱크 기술의 원리

기본적인 구조는 지싱크와 차이가 없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영상 표시하는 시점에 맞춰 모니터 주사율을 조절해 화면을 출력한다. 이 과정에서 연결 손실(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를 낮췄는데, 이는 디스플레이 포트 자체의 적응형 동기화 기능을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보면 프리싱크의 장점이 엄청나지만 한계는 있다. 일단 주사율 제한이다. 소비자가 변동 주사율을 확인해 최적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대응 제품들은 대부분 최저 주사율과 최대 주사율을 표기하는데 이것이 넓을수록 열악한 게이밍 환경에서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40-144Hz 모니터보다 30-144Hz 모니터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반면 이렇게 대응 주사율 변동 폭이 넓으면 가격 상승 원인이 된다.

AMD 프리싱크는 AMD 라데온 HD 7000 시리즈 이상이면 쓸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기능을 쓰려면 R9 200 시리즈 이상 그래픽카드를 권장한다.

게이밍 환경은 변화하는 중

PC 게이밍 환경은 변화 중이다. 개개인의 실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동시에 즐거움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PC의 성능에 구애 받지 않는 게이밍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니터는 그 중 하나였다. 고성능 PC나 저성능 PC나 화려함과 선명함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 동일한 부드러운 움직임을 즐기는 것. 지-싱크와 프리싱크 기술이 꿈꾸는 방향일지 모른다.

아직 각자의 기술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과도기적 성격이 느껴진다. 그러나 특유의 장단점을 앞세워 게이밍 몰입감을 높인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이는 결국 게이밍 나아가 영상 환경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충분하니 말이다. 그래픽카드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문제가 해결된다면 많은 게이머들이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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