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받은 것 돌려줘야 할 때'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강형석 redbk@itdonga.com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IT동아 강형석 기자]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은 11월, 지스타가 한창이었던 부산에서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을 만났다. 기자가 들어서니 그는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으며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갔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용덕 지사장에게는 늘 여유와 즐거움이 느껴진다.

엔비디아에게 2016년은 최고의 한 해다. 새로운 설계와 미세공정을 적용한 지포스 10 시리즈는 전례 없는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가상현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최신 기술을 선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엔비디아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그런 기업의 한국 지사장을 10년 이상 이끌고 있는 것이 이용덕 지사장이다.

인터뷰는 약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정해진 시간 내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시간이 야속할 정도. 그만큼 엔비디아가 하고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가상현실, 2020년이면 만개할 것

IT동아 - 매번 참여하고 있는데 느낌은 어떠신가?
이용덕 지사장 - 2009년부터 매년 부산을 찾았다. 올 때마다 열심히 활동해 관람객을 만나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우리 전시장에 무대 관리와 모델 빼고 우리 제품을 설명해주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 엔비디아 직원이다. 관람객들과 대면해 접점을 만들어 친밀도도 높이고 엔비디아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자 노력 중이다.

올해 지스타는 이-스포츠 경기를 진행해 관람객들과 함께 즐기는 것과 가상현실 체험관, 그리고 게이밍 노트북이다. 최근 지포스 10 시리즈 탑재 노트북이 출시되고 있다. 이제 노트북에서도 데스크탑 못지 않은 게이밍 경험이 가능해졌다.

IT동아 – 지스타에 매년 참여할 생각인가?
이용덕 지사장 – 여기에 참여하는 외국 기업이 몇 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그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올해는 규모를 더 키웠다. 매년 가능하다면 지스타에 참여해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고 대한민국 게임 시장을 응원하고 싶다.

IT동아 – 이번 지스타는 가상현실이 더 부각됐다.
이용덕 지사장 - 가상현실(VR)은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콘텐츠를 만드는 개발자, 이를 그래픽 프로세서를 거쳐 가상현실 기기에 표현하는 플랫폼, 마지막으로 디스플레이다. 이 세 가지가 각자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못한다. 이를 맞추려면 결국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드는데, 이를 통일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개발도구(SDK)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것이 VR웍스(WORKS)다.

VR웍스는 지금 잘 해내고 있다고 본다. 이를 활용한 지원이 매우 풍부해졌다. 지금 가상현실 기술이 90점 정도라고 보는데, 조금 더 가야 한다. 아직 어지러움이 해결되지 않았다. 또한 움직임도 초당 120매 재생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2018년도에는 가상현실이 활성화되는 초기화 단계가 되고 2020년에는 만개하지 않을까 한다. 시장조사기관도 이 때 85~100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 곳도 있다.

가상현실이 중요한 것은 모니터로 보는 2D 게임들이 이미 오랜 시간 즐겨왔던 것들이어서다. 이제 그 속으로 내가 들어가려는 욕구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계속 발전하다 보면 결국 홀로그램까지 나아갈 것이다. 가상현실은 그 단계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에 있는 것이라 본다. 현재 엔비디아는 에픽 게임즈나 오큘러스, 바이브 등 다양한 업계와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IT동아 - 가상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용덕 지사장 - 정말 중요한 것은 현실과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당연히 물리연산이 정말 중요하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물리연산 처리량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내가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그 세계 안에서 경험하려면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도 있어야 한다.

IT동아 – 지포스 10 시리즈에 대한 우리나라 반응이 뜨겁지 않은가. 한국 지사장으로서의 소감을 듣고 싶다.
이용덕 지사장 - 파스칼은 11번 째 아키텍처 아닌가. 우리는 2년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 기술을 쌓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이것이 오늘의 엔비디아 성공신화를 만들었다고 본다.

지포스 10 시리즈는 기존 대비 세대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본다. 이제 와트당 성능을 이야기 하지 않나? 이런 점에서 신기원을 이뤘다고 본다. 또, 이것이 있어 인공지능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었다. 지금 대부분 딥러닝이나 관련 기술은 그래픽 프로세서로 작업되고 있다. 그 때문인지 내가 요즘 많이 바빠졌다.

'가치'를 전달해야 할 때, 이제는 인지도 싸움이다

이용덕 지사장은 지스타 2016의 방문 목적이 소비자들을 만나는 것도 있지만 지역 PC방 사업주와의 소통 때문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동시에 현재 압도적인 PC방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IT동아 – 지스타 참여 말고 다른 업무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이용덕 지사장 – 맞다. 부산과 경남지역 PC방 사업주를 모아 기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전국을 돌며 기술 세미나를 진행한다. 지스타에서도 여러 사업주들을 모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우리는 지포스 GTX1070 이상 탑재한 프리미엄 PC방을 진행했다. 최근 30개 사업장으로 증가했는데, 가격은 높아도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약수동에서 엔비디아 프리미엄 PC방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를 특별히 모셔 성공 사례담을 들려줬다. 그랬더니 사업주들 반응이 매우 뜨겁더라. 그들과 네트워크 파티도 진행하면서 정보도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외에 부산에서는 매번 엔비디아 팬들과 시간을 보낸다.

IT동아 – PC방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엔비디아는 PC방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PC방 전용 드라이버와 소프트웨어 도구도 배포할 정도 아니었나? 그 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인지 궁금하다.
이용덕 지사장 – 우리가 드라이버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 같은 소프트웨어를 다 제공하고 있다. 이걸 잘 모르는 사업주도 있다. 이런게 있다고 하면 “아~ 그래요~”하면서 생소해 한다. 우리는 업데이트되는 드라이버 정보나 제품의 특성, 시스템 관련 아이디어를 모두 모아 최적의 시스템을 맞춰주거나 그에 맞는 조언도 해준다.

엔비디아가 이렇게 움직이니 사업주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최근 느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게까지 하는 곳이 없단다. 대부분 직접 정보를 취득해야 하는데, 우리는 여기저기 돌면서 여러 정보를 알려주니 반겨주는 것 같다.

IT동아 – 그렇다면 이런 작업들을 판매자(총판)에 이관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용덕 지사장 – 그 곳은 자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국내 여러 판매처들은 모두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 아닌가? 그것은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들을 뒤에서 도와주는 것 정도? 그러나 우리는 자체적인 자료를 통해 사업주를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PC방 세미나는 이미 판매처 행사에 참여한 사업주를 초대하지 않고 정보에 소외된 사업주를 최대한 많이 모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는 큰 그림을 만들어주는 역할만 하는 셈이다.

이제 우리는 분기마다 영업부 교육을 실시하고, 소프트웨어나 기타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최소 분기마다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게이머도 마찬가지다. 게이머는 지포스 데이와 지스타에서 한 번씩 만나고 있다. 이제 엔비디아 코리아는 지포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그를 통한 가치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포스를 선택해 주는 게이머들이 늘 고맙다.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IT동아 – 현재 PC방에서 지포스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거의 알아서 사주는 수준이 아니던가?
이용덕 지사장 – 더더욱 PC방 시장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다. 우리는 올해 3분기까지 PC방 전국 대회를 3번 열었다. 이를 엔비디아 인증 PC방에서 진행했다. 누차 강조하지만 엔비디아는 대한민국 게이머와 PC방 사업주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말 큰 선물이다. 이걸 우리는 가치로 돌려줄 차례인 셈이다.

이것과 PC방 대회와 얼핏 상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잘 보면 어느 정도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회를 열기 위해 PC방을 대여하고 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전국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그 PC방을 찾아오고 자연스레 엔비디아를 알릴 수 있으니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 게임 시장은 영원할 것이다.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점유율(마켓 쉐어)이 아니라 인지도(마인드 쉐어)다.

받은 만큼 정당하게 돌려주고 싶어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이 너무 고맙다고 말하는 그는 여러 차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함께 꺼내든 카드는 사회환원과 재능기부였다. 기자는 자연스레 앞으로의 계획을 묻기 시작했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IT동아 - 한국 지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끌고 있다.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용덕 지사장 – 정말 열심히 했다. '이왕 할 것 확실하게 하자'라는 성격이다. 재미있기도 했다. 사실 이선희 상무가 2002년 말 엔비디아 코리아의 문을 연 1호 사원이다. 2003년 초, 한국에 엔비디아 법인이 생기고 이후 4~5년 정도는 본격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한 것 같다.

사실, 엔비디아 코리아는 영업하는 직원의 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열심히 인프라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줬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전혀 피곤하지 않다.

IT동아 -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임기가 있는가?
이용덕 지사장 - 엔비디아 코리아는 원활히 정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이제 사회환원과 재능기부에 눈을 돌리고자 한다. 미국회사지만 국내 IT 산업계에 힘을 불어넣고 싶다. 지금 3,000명 넘는 학생들 멘토링을 내가 직접 해주고 있다. 엔비디아 본사의 허락을 받아 할 수 있는 것들 최대한 하고 싶다. 받은 만큼 정당한 방법 내에서 최대한 도와주려고 한다.

고등학생, 대학생 멘티들은 내가 용다방이라는 카페를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멘티들과 최대한 소통하고 있다. 그들에게 미래 기술을 알려주고 취업이나 대학 진학 등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IT동아 – 당연히 개인적인 목표도 있을거라 생각된다.
이용덕 지사장 - 개인적으로 엔비디아 코리아의 안정적인 사업을 이끌어가면서 재능기부와 사회환원을 계속 하면서 재능을 돌려주고 가치를 같이 공유하는 일을 하고 싶다. 또한 직원들과 행복하고 즐겁게 일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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