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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현실적인 고음질 무선 청음, 아스텔앤컨 AK XB10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고음질이 많이 강조되는 요즘이다. LG가 선보인 스마트폰 V20만 보더라도 오디오 성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헤드폰이나 이어폰 등도 고해상 오디오(HRA – High Resolution Audio)를 앞세워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물론 비싸지만 그만큼 귀가 호강한다는데 솔깃하지 않을 사람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고해상 오디오들은 하나같이 유선이다. 그렇다. 선을 연결해서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것. 물론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무선을 선호한다. 블루투스 오디오 라인업이 세를 넓히는 모습도 이를 반영한 결과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선 오디오도 음질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선 없이 고해상 음원의 맛까지는 아니지만 향이라도 맡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소니 자체 규격인 LDAC이라던지 퀄컴이 제안한 aptX HD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하나는 말 그대로 소니 제품에서만 쓸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대응 무선 헤드셋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아스텔앤컨 AK XB10.

그렇다면 무선으로 좋은 음질을 경험하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의외의 제품에서 해답을 얻었다. 아이리버가 내놓은 아스텔앤컨(Astell & Kern) AK XB10이 그것이다. aptX HD를 지원하는 이 제품은 흥미롭게도 무선이지만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장치(DAC)와 증폭기(AMP)를 달아 부족할 수 있는 음질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가격은 19만 9,000원이니 무선 오디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모양새다.

휴대 간편한 디자인, 아스텔앤컨의 기운도 살짝

디자인은 정말 단순하다. 아스텔앤컨이라고 하면 직관적이지만 웅장한 디자인의 플레이어를 떠올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보면 귀엽게 보일 법도 하다. 지름 50mm의 원통형 몸체는 두께 12.3mm에 불과해 휴대하기 좋다. 무게는 23g.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부족함 없는 크기와 무게이지만 두께감이 조금 있기 때문에 바지 주머니는 미관상 피하는게 좋겠다(오해는 마시라).

AK XB10의 상단부 인터페이스.

상단에는 주요 조작버튼을 대신한다. 중앙에는 십자 형태의 양각 라인이 그려져 있는데, 제품을 보지 않고 조작할 때 넓이와 위치를 잘 파악하면서 버튼의 기능을 인지해야 된다. 예를 들어 넓은 부위의 좌우는 음량, 좁은 부위의 좌우에는 블루투스 연결(페어링)과 정지/재생 버튼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아쉬운 부분일 수 있지만 잘 외워두면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버튼의 질감이나 감각은 큰 아쉬움이 없다. 하지만 제품 자체를 주머니나 다른 보관 공간에 넣으면 이동 시 의도치 않게 버튼이 작동할 수 있다. AK XB10에는 잠금 슬라이드가 있으니 꼭 활용하자.

AK XB10의 측면부 인터페이스.

측면에는 버튼과 오디오 단자, 전원 스위치 등이 있다. 먼저 두 개의 버튼은 이전 또는 다음 곡을 재생할 때 쓴다. 버튼 옆에는 두 개의 오디오 단자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3.5mm 스테레오 단자이고 다른 하나는 2.5mm 밸런스드 단자다. 그 옆에 전원 스위치가 있는데, 전원 아이콘 방향으로 스위치를 계속 당기면 약 5초 뒤에 전원이 켜진다. 전원을 끌 때에도 동일한 방법을 쓴다. 작동한 상태에서 스위치를 반대 방향으로 당기면 잠금 기능이 활성화 된다.

여기에서 밸런스드 단자에 대해 살짝 설명하고 넘어가자. 이 단자는 일부 고해상 오디오 장비에 쓰는 것으로 단자에 좌우 음성 신호를 분리 전송할 수 있다. 스테레오와 다르게 고해상 음원 일부는 좌우 음성 신호를 분리하거나 DAC에서 이를 처리하기도 하는데, 신호를 따로 처리하는 만큼 현장감을 느끼기에 유리하다. 현재는 4.4mm가 그 뒤를 이어 받으며 세를 넓히는 중이다.

스테레오라고 하는 3.5mm 단자는 본래 모노(단일 출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를 시대 흐름에 맞춰 좌우 음성 신호를 처리하도록 확장한 것이다. 때문에 밸런스드와 같은 기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히 단자만 배치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고급 이어폰 또는 헤드폰을 쓰도록 고려한 점도 AK XB10의 특징이다. 아이리버 측은 2.5mm 밸런스드는 1.8Vms, 3.5mm는 0.9Vms 출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앰프를 탑재했기 때문에 높은 저항(임피던스) 값을 갖는 헤드폰이나 이어폰과도 호흡을 맞춘다.

옷이나 가방 끈 등에 걸 수 있는 클립도 있다.

스마트폰에 연결만 하면 끝, 음질은 오~

이제 스마트폰과 AK XB10을 연결해 음원을 재생했다. 연결된 스마트폰은 기자가 사용 중인 갤럭시 S7 엣지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있는 제원 상으로는 aptX의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반 코덱으로 연결되어 음원을 재생해 봤다. 청음은 소니 MDR-1000X로 진행했다. 유선(AK XB10 연결)과 무선(MDR-1000X 연결)을 통해 각각의 음질을 경험해 봤다.

여기에서는 특별히 블루투스 기술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단지 음질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도록 하겠다. 일단 풍성함은 AK XB10이 우위에 있다. 같은 음원을 청음해도 약간 더 세밀함이 느껴진다. 기기에 탑재된 DAC와 앰프가 어느 정도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압축 음원인 MP3, 고해상 음원인 FLAC 모두 그럴듯한 소리를 들려준다. 적어도 스마트폰에서 일반 무선으로 연결해 감상하는 것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AK XB10의 무선 음질은 기본 이상이다.

다만 AK XB10의 음량을 최대로 높이면 약하게 노이즈가 들린다. 최대에서 음량을 한 단계만 낮춰도 노이즈가 체감상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에 가급적 음량은 최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aptX 또는 aptX HD를 지원하는 기기에 연결해 음감을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전자는 16비트 44kHz, 후자는 24비트 48kHz 재생을 지원하고 있다. 흔히 고해상 오디오라 부른다는 24비트 96kHz에 다소 부족하지만 CD보다 나은 음질을 무선으로 청음 가능하다는 부분은 매력 포인트라 하겠다.

이와 별개로 aptX HD를 지원하는 기기는 국내에서 LG G5와 V20 정도다. 외산 스마트폰을 직접 들여왔고, 해당 제품이 최신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경우라면 aptX HD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으니 사전에 확인해 두자.


고해상 음원을 쓰면 더 나은 청음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배터리는 연속 재생 시 약 4시간 40분 정도 쓸 수 있었다. 음량을 최대에서 한 단계 낮춘 상태로 쉼 없이 계속 재생했을 때의 결과다. 이 결과는 음량이나 작동 환경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 어디까지 참고만 하자. 그러나 재생시간 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조금 짧다는 느낌도 든다. 차기 제품에서는 재생 시간을 조금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무선으로 누리는 호사

아스텔앤컨 AK XB10의 장점은 무선으로도 고음질 음원 감상이 된다는 부분이다. 그 동안 무선으로 고해상 음원을 청음하려면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출혈을 감수하고 소니 LDAC을 선택하거나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에 대응하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매하는 방법 정도였다. 그러나 AK XB10은 aptX, aptX HD 모두 지원하면서 어떤 스마트 기기에 블루투스 연결만 되면 자연스레 고음질 청음이 가능하다. 무선으로도 얼마든지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

가격은 19만 9,000원으로 무선 블루투스 DAC+앰프 구성 치고는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느낌도 준다. 물론 본격적인 기기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이 보이지만 이 정도 품질과 성능이라면 얼마든지 타협 가능하지 않을까? 다만 배터리 지속 시간만 조금 늘려주면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대부분, 특히 퀄컴 프로세서가 탑재된 스마트 기기라면 aptX는 기본 지원한다. LG G5와 V20은 이보다 더 성능이 개선된 aptX HD까지 지원한다. 스마트폰과 AK XB10만 있으면, 아니 AK XB10만 추가하면 얼마든지 고해상 음원 감상 준비가 끝난다. 이제 전용 플레이어를 너무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글 /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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