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6] "지포스의 모든 것 즐겨 달라" 제프 옌 엔비디아 기술 마케터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엔비디아에게 한국 시장은 늘 중요하다.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6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제프 옌(Jeff Yen) 엔비디아 아태지역 총괄 기술 마케터는 꾸준히 성장하는 국내 PC 게이밍 시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지스타에 마련한 엔비디아 부스를 방문, 지포스 그래픽 프로세서를 활용한 다양한 게이밍 경험을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제프 옌 엔비디아 아태지역 총괄 기술
마케터.
제프 옌 엔비디아 아태지역 총괄 기술 마케터.

부산에 7번 째 방문했다는 제프 옌 기술 마케터는 지스타에 올 때마다 어떤 기분을 느꼈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과거의 다양성이 점점 사라진다는 듯 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기업이 참여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했던 과거 행사와 달리 지금은 대형 개발사 중심의 전시로 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지스타 참여한 엔비디아의 핵심 키워드 '게임 레디'

엔비디아는 지포스의 모든 것을 보여줄 생각으로 지스타 2016에 참여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 등 가상현실(VR) 체험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으며,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PC와 노트북 등을 전시해 게이밍 성능을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다. 특히 가상현실 체험관에는 국내에 처음으로 디 언스포큰(The Unspoken)의 시연대를 마련했다. 인섬니악 게임즈가 오큘러스 리프트 대응으로 개발한 이 게임은 도시를 배경으로 마법사들이 전투를 벌이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체험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는 새로운 파스칼 설계가 적용된 지포스 10 시리즈의 성능으로 관람객들이 다양한 게이밍 경험을 즐기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특히 최근 전개되고 있는 노트북용 지포스 10 시리즈의 매력을 관람객들이 느껴주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지스타 2016 엔비디아 부스
지스타 2016 엔비디아 부스

지포스 10 시리즈는 PC 및 노트북 모두 라인업을 탄탄하게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데스크탑은 GTX 1050부터 1080까지, 노트북은 1060부터 1080까지 완성되어 있다. 최상위 그래픽카드인 타이탄 X까지 더하면 중급형부터 끝판왕까지 모든 라인업을 섭렵했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제프 옌 기술 마케터는 "지포스 10 시리즈로 지스타를 찾았다. 올해는 가상현실과 PC 게이밍 경험을 관람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안셀(ANSEL)이나 지싱크(G-SYNC) 기술을 통해 높은 게이밍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음을 알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추가 설명하자면 안셀 기술은 게임 내에서 게이머가 자유롭게 원하는 각도와 배경, 캐릭터를 가지고 스크린샷(이미지)을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우리가 사진 또는 셀프 카메라를 촬영해 기록하는 과정을 게임 내에서 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안셀은 단순 스크린샷 기록을 넘어 해상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현재 위쳐3와 미러스 엣지 카탈리스트 외에 지원 게임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엔비디아 안셀 캡처
엔비디아 안셀 캡처

지싱크는 그래픽카드와 모니터 주사율을 동기화하는 기술이다. 일반 모니터에서 게임을 즐기면 때에 따라 끊기거나(스터터링) 화면이 갈라지는(티어링)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지싱크 기술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그래픽카드 성능에 따라 유동적으로 1초에 보여주는 이미지 수를 조절한다. 대부분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주니 그에 따라 게임 몰입감도 커진다.

엔비디아는 이번 전시장에서 이-스포츠(e-SPORTS)에도 힘을 실었다. 전시장 한쪽은 블리자드의 1인칭 슈팅게임 오버워치 경기를 진행하도록 꾸며졌다. 프로게이머와 현장 신청자들이 함께 팀을 꾸려 승부를 겨루거나 방문객들이 서로 팀 대결을 펼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지스타에서는 이런 대전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지금은 그 수가 줄어 아쉬운 마음에 직접 하겠다고 준비한 이벤트라고 한다.

10 시리즈의 인기, 차기 지포스는 더 뛰어날 것

전 세계적으로 지포스 10 시리즈의 인기는 뜨겁다. 파스칼(Pascal) 설계는 게이밍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낮은 전력 소모로 얼마든지 성능을 높일 수 있음을 증명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게이머가 원하는 환경에 맞는 다양한 지포스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실 지포스 600 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당시에도 충격적이었지만 지금의 지포스 역시 충격적이다.

인기 비결에 대해 물으니 그는 "파스칼 설계의 특징 외에도 성능이 뛰어나니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생각된다. 특히 효율적인 부분이 큰 강점이라 본다"고 말했다. 차기 지포스 그래픽 프로세서에 대한 개발 부담도 적지 않을 듯 했다. 이에 제프 옌 기술 마케터는 "절대 아니다. 케플러에 이어 맥스웰로 이어져 온 과정만 봐도 5년 정도 엔비디아는 설계를 바꿔오면서 이전 제품을 뛰어 넘어 왔다. 차기 설계인 볼타는 파스칼을 모두 밀어내고 출시되는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래픽카드의 발전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의미 없는 질문일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일 테니 말이다. 대답은 단순했다. 그는 "모든 게이밍 환경은 향후 고해상도로 자연스레 이동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필요로 한다. 울트라 와이드(21:9) 비율의 게이밍도 즐겨보면 정말 멋지다. 모든 것이 발전 여지가 많다. 엔비디아는 계속 도전하고 싶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파스칼 기반 엔비디아 타이탄X
파스칼 기반 엔비디아 타이탄X

새로운 도전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래픽카드의 기초가 되는 레퍼런스(기본형)의 품질을 높여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포스 10 시리즈에 와서 처음 시도되는 형태로 엔비디아는 출시 초기에 반짝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품질은 유지한 그래픽카드를 꾸준히 판매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파운더스 에디션을 도입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타이탄 X 그래픽카드도 그간 매장을 통해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엔비디아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받은 것도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 역시 엔비디아가 직접 만든 제품이기에 판매도 직접 하고 싶었다고. 단순히 그래픽 프로세서를 개발 및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상품까지 연결하는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가상현실, 더 뜨겁게 달아올라야 한다

지난해도 그렇지만 올해도 지스타의 화두는 가상현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특히 HTC 바이브의 공식 출시 발표가 지스타에서 이뤄질 정도였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여럿 볼 수도 있었다.

제프 옌 기술 마케터는 지금도 가상현실이 뜨거운 관심거리지만 지금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바이브와 오큘러스가 자리를 잡았고 콘텐츠 또한 수를 늘리는 분위기지만 더 많은 장비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먼저 국내 기준 100만 원대 이상인 도입 비용이다. 아직 1세대이기에 가격이 높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이 부분은 차차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 다음은 공간에 대한 제약. 현재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가상현실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데, 현재 엔비디아와 여러 개발사들이 추적방식 개선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공간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해상도나 움직임에 의한 멀미현상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가상현실 콘텐츠 및 기기간 연동을 위한 개발 도구인 VR웍스(WORKS)를 공개해 배포하고 있다.

게이밍, 인공지능에 더 많은 노력 기울일 예정

엔비디아는 게이밍 시장과 인공지능 시장 모두 석권하며 본격적인 그래픽 프로세서(GPU) 전성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 게이밍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프 옌 엔비디아 아태지역 총괄 기술
마케터.
제프 옌 엔비디아 아태지역 총괄 기술 마케터.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알파고의 시스템에도 엔비디아 그래픽 프로세서가 쓰였고, 자율주행을 위한 딥러닝 분야도 빠르게 개척하는데 힘을 쏟는 중이다.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이 될 드라이브 PX2를 공개해 주목 받은 바 있다. 이 장치를 채택한 브랜드는 시험 주행을 시작하면서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쌓을 준비를 마치기도 했다.

제프 옌 기술 마케터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5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100%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변수를 기계가 학습하는 부분이다. 이것이 해결되어야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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