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TV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 더바오파트너스(더함) 김승진 대표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무엇이든 제품을 현명하게, 슬기롭게 구매하기 위한 기준은 예나 지금이나, '어떤 제품을 얼마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구매하느냐'다. 당연히 품질이 우수해야 하고, 믿을 만한 제조사가 만든 제품이어야 한다. 특히 일단 구매하면 최소 5년 이상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구매 기준을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런 '장수' 가전제품이라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데, 제조사 이름값은 뒤로 하고 '좋은 제품'과 '합리적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제품 선택의 폭은 대단히 넓어진다. TV가 특히 그렇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TV 시장을 호령하는 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분명하지만, 그들 제품 못지 않게 '품질 좋고 저렴한' TV를 제조, 판매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

두 막강 대기업이 완전히 장악한 이 척박한 국내 TV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소신과 기술력, 완성도로 20년 넘게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더바오파트너스'의 김승진 대표를 만나, 그가 가지고 있는 'TV에 관한 생각과 소신', 그리고 자사 TV 브랜드인 '더함(THE HAM)'에 대해 들어봤다.

더바오파트너스 김승진 대표
더바오파트너스 김승진 대표

'더함'... 여러가지 사전적 의미가 있는 듯하다.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하면?

최근 들어 중소기업 TV나 모니터, 디스플레이 기기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기업 TV도 그렇지만 특히 중소기업 TV는 제품 별로 현저한 차이를 내기가 어려워, '디스플레이' 본연의 기능, 즉 '화면에 정보를 출력'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는 여기에, 지난 20년 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경험한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더 잘' 표시하고 '더 세련된' 성능을 추가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더하겠다'는 의지로, '더하다'라는 우리말을 활용해 '더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더불어 TV를 흔히 '바보상자'라 말하는데, 그 '상자'를 뜻하는 '함(函)'의 의미도 담았다. 사명은 '더바오파트너스'다.

'더함' 브랜드로 시판되는 TV는 어떤 모델이 있나?

현재 42인치부터 65인치 TV까지 판매되고 있고, 조만간 75인치 내외의 대형 TV도 출시할 계획이다. 요즘 TV 디스플레이 트렌드에 따라 전 모델 UHD를 지원한다. 제품군은 보급형인 '코스모(COSMO)', 중급형인 '노바(NOVA)', 고급형인 '우버(UBER)'로 나뉜다. 보급/중급/고급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세부 기능과 디자인(특히 두께)이다. 곡면 화면의 커브드 모델도 준비 중이고, 현재는 UHD TV만 개발/생산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PC용 모니터로도 확장할 생각이다.

더함TV 제품
라인업
더함TV 제품 라인업

더함 TV 모델 별 두께
비교
더함 TV 모델 별 두께 비교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엔진'이듯, TV에서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생명이다. 더함 TV는 어떤 패널과 어떤 기술을 적용하고 있나?

우리는 전량 LG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IPS) 및 백라이트를 채택하고 있다. LG IPS 패널은 아이폰에 들어가면서 화질과 색감 등에서 익히 잘 알려져 있는데, 코스모 모델은 LG IPS 패널만, 노바와 우버 모델은 LG IPS 패널+백라이트 모두(모듈 완제품)를 LG전자로부터 공급 받아 더함 TV에 적용하고 있다. 참고로, 코스모 모델은 중국에서 만들고, 노바와 우버는 국내에서 만든다.

난공불락의 국내 TV 시장에서, 하필이면 왜 TV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과거 국내 PC 모니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대형 브랜드, 주요 중소기업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가까이서 지켜 보면서, '성공하는 제품', '오래 살아남는 제품'은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야 하는 지를 깨달았다. TV 시장도 그와 마찬가지라 여겼고, 두 거대 공룡이 양분하는 시장이지만 확실한 자심감이 있었다. 모니터와 달리 TV는 무작정 시작해 살아남을 수 분야가 아니다. 그럼에도 20년 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의 분위기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제품 유통의 축적 경험과 노하우 갖고 있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이라 믿었다. 특히 UHD TV에 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기업 UHD TV를 구매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더함 TV 라인업에서도 노바나 우버 모델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유사 사양의 대기업 제품에 비해 절반 정도 저렴하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아 요즘 들어 더 자신감이 생겼다.

더함 TV 프리미엄 모델 '우버'
시리즈
더함 TV 프리미엄 모델 '우버' 시리즈

더함 TV는 전 모델이 UHD를 지원한다. 특별한 이유는 있는가?

TV는 기술 발전이 비교적 더디다. TV는 '방송을 시청'하는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하면 된다. 기존에 스마트TV나 3D TV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사장된 이유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방송 시청과 관련한 기술, 즉 화질에만 소비자가 반응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 송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 내년에는 UHD TV 수요가 더욱 늘어나리라 기대한다. 방송 시청 기능 외 부가 기능을 넣어 가격을 올리기 보다는, TV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만족스럽게 수행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더함 브랜드의 기본 기조다.

더함 브랜드로 TV 외에 다른 제품군은 다룰 계획이 있나?

TV 및 디스플레이 등과 연결/연관되는 제품을 생각하고 있다. 스피커 세트나 사운드바 등의 AV 시스템도 고려하고 있고, 이들 기기를 연결하는 각종 AV 케이블도 준비하려 한다. 이에 관한 소비자들의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은 TV 시장에서 '더함'의 굳건한 자리를 만드는 데 더 주력하고, 이후로 이들 주변 제품이나 소모품 등도 챙겨 볼 계획이다.

중소기업 제조사로 가장 어려운 부분인, 소비자 기술지원/설치지원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하고 있나?

물론 대기업처럼 기술지원 인력을 많이 배치하긴 어렵지만,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전문 기술지원 인력을 추가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기술지원 문의도 가급적 기술지원 담당 직원이 직접 맡아 처리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초동 대응이 가능한 고객들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각종 기술지원 자료(펌웨어 패치 등)를 내려받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함 TV용 펌웨어 업데이트 제공
사이트
더함 TV용 펌웨어 업데이트 제공 사이트

대형 TV다 보니 아무래도 배송/설치지원도 제공해야 하는데, 전국 어디라도 배송/설치지원을 요청하면 설치 전문기사가 내려가 설치/설정하고 기본 정보도 전달한다. 적어도 '중소기업 제품은 이래서 사면 안 돼'라는 인식은 소비자가 갖지 않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기술지원/설치지원 이후 고객 피드백을 받아 제품 기획 및 서비스 개선에 참고하고 있다.

최근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갖춘 중국산 가전제품/전자기기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관한 국내 사용자 인식이 차츰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중국산 TV의 시장 접근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TV와 같이 사용 수명이 긴 가전기기는 사후 지원이 제대로 뒷받침돼야 하기에, 가격이 아무리 싸다 한들 국내 시장에서 대단한 영향력은 발휘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한다. 대기업 제품과 비교한다면 가격 때문에 중국 제품을 선택할 순 있어도, 더함 TV라면 품질과 가격 면에서 중국산 TV에 결코 뒤지지 않으리라 자신한다. 여기에 우리는, 중국 제품에는 기대할 수 없는 사전/사후 지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 그들이 '어떤 TV를 얼마나 판매하느냐'에 관심 갖기 보다, '더함 TV로 얼마나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가'에 집중하려 한다. 물론 그들의 기술적/기능적 측면은 늘 벤치마킹하며 살피고 있다.

더함 TV '우버'
시리즈
더함 TV '우버' 시리즈

온라인 쇼핑몰 등에는 여러 제조사의 다양한 중소기업 TV가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사양이지만 중소기업 TV끼리도 가격 차이가 제법 큰 경우도 있다. 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닐 텐데, 중소기업 브랜드 TV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나?

앞서 언급했듯 TV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패널'과 '백라이트'다. 중소기업 TV도 최근에는 대부분 삼성 정품 패널이나 LG 정품 패널을 채택한다. 패널과 백라이트는 함께 내장되는데, 패널은 삼성 혹은 LG 제품을 채택했더라도, 백라이트는 저렴한 다른 제품을 채택해 가격을 낮춘 TV가 있다. 따라서 패널과 백라이트를 하나의 모듈(완제품) 형태로 내장했는지, 패널과 백라이트를 각각 조립/내장했는지 확인하면 좋다.

더함 TV 코스모 모델은 LG 패널에 다른 백라이트를 적용해 가격이 저렴하고, 노바 및 우버 모델은 LG전자의 패널과 백라이트 '완제품 모듈'을 내장했다. '패널'만이 아닌 '패널-백라이트 모듈'을 확인해야 한다.

그럼 그러한 여러 중소기업 TV 브랜드/제품과 견주어, 더함 TV가 자신하는 차별점은 무어라 생각하나?

앞서 한번 언급한 '시장 경험'을 꼽을 수 있다. '더함' 브랜드를 시작한 지는 이제 3년 됐지만, 우리가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을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은 건 20년이 넘었다. 시장 흐름과 소비자 인식을 잘 이해하며 그에 따른 TV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라 여긴다. 아울러, 50인치 이상의 대형 TV나 곡면 화면 TV를 기획, 생산, 판매,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 확실한 기술지원 능력과 유통/공급망, 제조 인프라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사전/사후지원 전문인력과 전문 콜센터를 자체 운영한다는 점이다.

더함 우버 65인치 UHD
TV
더함 우버 65인치 UHD TV

더함의 모든 TV 제품군이 UHD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 지상파 UHD 방송 송출이 시작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UHD에 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TV를 새로 구매하려 한다면, 비용을 좀더 들여서라도 UHD TV를 구매하는 게 현명할까?

TV는 사용 기간이 길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한다. UHD는 과거 3D TV나 스마트TV와 달리, 한순간의 반짝 인기 후 사라질 트렌드는 아니라 예상한다. 5년 이상 오래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UHD TV를 구매하는 게 어쨌든 유리하리라 생각한다. 현재도 UHD 방송 콘텐츠는 여러 형태로 적지 않게 공급되고 있다(각 이동통신사의 IPTV 서비스가 그렇다). 요즘에는 풀HD TV와 UHD TV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도 하다.

앞으로 '더함'은 어떤 브랜드로 진화하려 하는가?

잠깐 등장했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브랜드는 결코 되지 않으려 한다. 대기업 제조 TV의 전시장에 된 국내 TV시장이지만 더함은 생존을 넘어 확고한 영역을 확보하려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제조한 TV도 대기업 제품 못지 않다는 인식이 더함 TV로부터 확산되길 희망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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