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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인수한 하만 그룹의 스피커, 어떤 차들이 품고있나?

강형석

삼성전자/하만 합병

[IT동아 강형석 기자] 삼성전자가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원화 환산 약 9조 3,9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하만은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와 오디오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커넥티드 자동차와 일반 오디오, 전문가용 영상음향 솔루션, 연결 서비스에 대한 개발과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하만은 자동차 오디오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하만/카돈(Harman/Kardon)을 시작으로 렉시콘(Lexicon),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JBL, 인피니티(Infinity), 바우어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레벨(Revel) 등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자사의 기술을 더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얼마를 벌어들일 것이고 앞으로 어느 수치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할지 여부는 따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하만이 어떤 제품 라인업들이 있고 어디와 협력하고 있는지 살짝 조명해 봤다. 특히 카 오디오에서 말이다.

'하만/카돈'하면 역시 BMW

BMW하면 역시 하만/카돈이다. BMW 차주라면 스피커를 한 번 봐주자. 아마도 Harman/Kardon 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2 시리즈부터 7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고루 탑재되며 BMW X 시리즈와 전기차인 i 시리즈에도 하만/카돈 스피커가 쓰인다. 이 정도 되면 거의 기본 스피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아닐까? 물론 이마저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스피커로 바꾸는 자동차 오디오 마니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7세대 BMW 5 시리즈.

BMW 그룹에서 사용하니 자연스레 미니에도 일부 차종에 하만/카돈 스피커가 들어간다. 미니 3도어와 5도어, 컨버터블, 컨트리맨, 페이스 맨, 클럽맨 등이 해당된다.

BMW와 미니가 아닌 타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하만/카돈 스피커를 볼 수 있다. 크라이슬러는 세단인 300과 미니 밴인 퍼시피카에 닷지(Dodge)는 챌린저와 차저에 장착한다. 지프는 그랜드 체로키, 볼보는 S60, V60, S80, XC60, XC70 등 차종에 따라 해당 스피커를 쓴다. 기아자동차는 미국에서 옵티마(K5)와 스포티지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렉서스가 사랑하는 마크 레빈슨

마크 레빈슨은 오디오 엔지니어 겸 녹음가인 본인의 이름을 따 1972년에 세운 오디오 전문 기업이다.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다. 플레이어 성능이 뛰어남은 물론, 앰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렉서스 GS 시리즈.

렉서스는 다양한 차종에 걸쳐 마크 레빈슨을 채용하고 있다. ES, GS, IS, LS, RX 등 우리나라에서 많이 판매되는 차량에도 오디오 데크와 스피커 등을 탑재한다. 물론 이는 미국 기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두 브랜드가 오랜 시간 협력하다 보니까 완성도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 레빈슨은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에도 디지털 신호 처리기(DSP)와 차량 형태에 맞춘 사운드 조율(튜닝)을 거쳐 최적의 청음 환경을 제공한다. 아마 실제 렉서스 차주라면 소리 하나만큼은 따봉을 날려도 아깝지 않으리라.

BMW 7 시리즈와 볼보, 마세라티의 스피커 B&W

발음이 BMW와 비슷하지만 혼동하지 마시라. B&W는 바우어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를 줄여 부르는 이름이다.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로 노란색이 돋보이는 우퍼를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겠지만 존 바워스(John Bowers)와 로이 윌킨스(Roy Wilkins)의 이름을 따왔다. B&W는 1966년 존 바워스가 설립했으며, 로이 윌킨스는 2차 대전 이후 오디오 소매점을 한 인연으로 합류하게 됐다.

BMW 뉴 7시리즈

B&W는 명성에 맞게 고급 차량 위주로 탑재됐다. 2007년에는 재규어와 합작해 XJ와 XK, XF 등에 자사 스피커를 탑재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마세라티의 기함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에도 스피커를 장착했다. 현재 BMW 7 시리즈 상위 트림에도 B&W 스피커 시스템이 쓰이고, 볼보가 최근 선보인 바 있는 SUV 차량 XC90에도 이 스피커 시스템을 채택하기도 했다.

재미 있는 점은 차량에 따라 각기 다른 재질과 스피커 디자인을 쓴다는 점이다. BMW는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채용했으며, 진동판을 보호하는 그릴은 피보나치 배열로 꾸며 고음역대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등의 설계를 적용했다.

볼보 XC90.

볼보는 트위터를 대시보드 상단에 비스듬히 노출시킨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는 운전자가 앉았을 때 귀의 위치를 고려한 것이다. 직진성이 강한 유닛을 귀에 직접 전달하도록 해 최적의 청음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B&W의 특징인 노란색 케블라 진동판도 눈을 즐겁게 만든다.

더 뉴 콰트로포르테의 실내.

마세라티는 재질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콰트로포르테에는 적용할 수 있는 고급 부품은 최대한 채택했다. 케블라 중음역대 드라이버, 알루미늄 트위터, 탄소섬유/로하셀 우퍼 드라이버가 총 12개가 들어간다. 2열에도 케블라 중저음역 드라이버, 고성능 서브우퍼, 1,280W와 16채널 출력을 지원하는 클래스 D 앰프도 사운드의 풍성함을 더한다.

렉시콘, 인피니티, 레벨, JBL 등 유수의 사운드 브랜드도 다수 포진

이 외에도 하만 내에는 렉시콘, 인피니티, JBL, 레벨 등 어느 정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오디오 브랜드도 다수 포진해 있다. 렉시콘은 현대자동차의 기함이었던 2세대 에쿠스에 쓰인 바 있다. 제네시스 EQ900에도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기아자동차의 대형 세단 K9도 렉시콘을 선택했다. 인피니티 오디오 시스템도 국내외 여러 브랜드 차량에서 볼 수 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포칼(Focal)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포칼도 프랑스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삼성이 선택한 브랜드는 오디오 군단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하만이었다. 그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시장에 충격을 줄 큰 사건 중 하나라는 것은 변함 없어 보인다. 두 기업이 만난 결과물은 어떻게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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