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은은한 조명이 매력, 엔보우 레인보우 스피커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가 블루투스 스피커에 주로 기대하는 것은 휴대성과 강렬한 중저음(베이스)다. 출력이 낮은 스마트폰 내장 스피커 대신 상대적으로 출력이 높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좋아하는 음악을 더 크고 질 좋은 소리로 들을 수 있다. 또한, 내장한 배터리를 통해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캠핑장 같은 야외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데 한 몫 한다.

엔보우 레인보우
엔보우 레인보우

하지만 음악은 꼭 크고 신나게 들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잔잔한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있고, 잠들기 전까지 머리맡에서 울리는 부드러운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있다. 데이비드테크가 선보인 '엔보우 레인보우' 블루투스 스피커(이하 레인보우)는 이런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레인보우는 다양한 색상의 무드등을 기초로 한 블루투스 스피커다. 기본 색상은 투명한 불투명한 흰색이지만, 전원을 켰을 때 내부에 있는 조명도 함께 켜지며 은은한 색상을 낸다.

무드등과 블루투스 스피커가 만났다
무드등과 블루투스 스피커가 만났다

색상모드는 크게 밝기 조절 모드와 색상 조절 모드 두 가지로 나뉜다. 밝기 조절 모드에서는 무드등 색으로 많이 쓰이는 주황색 조명만 사용할 수 있으며, 밝기는 완전히 끄는 것을 포함해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밝기를 조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스피커 상단을 손으로 가볍게 터치하면 된다.

4단계 밝기 조절
4단계 밝기 조절

밝기 조절 모드에서 색상 조절 모드로 변경하려면 스피커 상단을 2초 정도 길게 눌러주면 된다. 이후 가볍게 한 번씩 터치할 때마다 빨강, 초록, 파랑, 주황, 파랑, 연청, 분홍 등의 색상으로 순서대로 바뀐다. 단순히 한가지 색상의 조명을 켜는 것 외에도 여러 색상을 자동으로 순환하게 할 수도 있다. 분홍색 상태에서 한 번 더 터치하면 각 색상이 순차적으로 순환하는 모드가, 여기서 한 번 더 터치하면 음악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모드가 실행된다. 다시 한 번 더 터치할 경우 처음 색상인 빨간색으로 돌아간다. 단, 색상 조절 모드에서는 밝기 조절이 불가능하다.

스피커 상단을 가볍게 터치해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스피커 상단을 가볍게 터치해 색상을 바꿀 수 있다

무드등 아래에는 각종 조작 버튼이 있다. 터치 방식이 아니라 버튼 방식이기 때문에 실수로 누르는 일은 없을 듯하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전원 버튼을 3초 정도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가운데 있는 세 버튼은 각각 곡탐색 등의 미디어 컨트롤 버튼이며, 통화, 음량조절 기능을 겸한다. 음량조절과 곡탐색 버튼을 공유하기 때문에 음량을 미세하게 조절하기 조금 번거로운 편이다. 가장 왼쪽 끝에는 모드 버튼이 있으며 이 버튼을 눌러 음원 재생 기기와 레인보우를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스피커 하단의 조작 버튼
스피커 하단의 조작 버튼

연결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무선 연결 방식인 블루투스를 지원하며, 이외에 PC나 스마트폰의 음성출력 단자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AUX 방식도 지원한다. 만약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데스크톱과 연결하려면 이 방식을 이용하면 되겠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도 갖췄다. 하단에 있는 슬롯에 MP3 파일이 든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넣으면 PC나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스피커 자체적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조작 버튼 반대에는 입출력단자가 있다
조작 버튼 반대에는 입출력단자가 있다

전원버튼 바로 오른쪽에는 마이크가 내장돼 있다.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한 상태에서도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참고로 스피커가 연결된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음성을 통해 걸려온 전화번호를 알려준다(단, 영어로…).

레인보우 하단에는 독특하게 반원형으로 된 손잡이가 부착돼 있다. 이 손잡이를 이용하면 스피커를 단순히 세워두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조명처럼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 손잡이를 벽에 있는 고리에 걸면 마치 실제 조명을 벽에 달아 놓은 것처럼 은은한 불빛을 낸다. 가정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이 고리를 이용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텐트 상단에 달아서 실내등 대신 쓰거나 근처 나무에 걸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단에 있는 반원형 손잡이
하단에 있는 반원형 손잡이

벽에 걸어 사용할 수도 있다
벽에 걸어 사용할 수도 있다

사실 음질 자체는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소리가 가벼우며 고음역에서는 약간 찢어지는 듯한 느낌도 난다. 전체적인 음량은 큰 편이지만, 베이스의 울림도 약하다. 게다가 고음질 블루투스 전송 규격인 apt-X 등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을 들으면 이런 부분들이 납득이 갈 것이다. 2016년 10월 말 인터넷 최저가는 1만 9,900원으로, 아주 저렴하다.

레인보우를 통한 고음질 음원 재생이나 야외에서의 '빵빵한 사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은은한 조명의 무드등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잔잔한 자장가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주 만족할 만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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