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등짝... 등짝으로 듣자' 몸으로 느끼는 저음, 서브팩 M2·S2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체험을 극대화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상과 음향, 여기에 몸에 전달하는 충격(진동) 또는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더하면 된다.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4D가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굳이 이런 조합이 아니어도 '진동'이 더해지면 조금 더 다른 체감이 가능하다. 몸에 긴장을 줌으로써 얻는 효과랄까?

서브팩(Subpac)은 더 짜릿한 몰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사운드 시스템이다. 직접 소리를 내진 않지만 몸에 진동을 전달함으로써 긴장감을 주고 동시에 몰입감을 높이는 구조다. 4D와 같은 화끈한 체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서브팩을 착용한 미스코리아 김정진(좌),
김예린(우).
서브팩을 착용한 미스코리아 김정진(좌), 김예린(우).

이 제품은 조끼처럼 입는 형태인 서브팩 M2와 의자에 고정하는 형태의 S2 두 가지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62만 9,000원과 57만 9,000원. 과연 이 제품을 통해 얼마나 짜릿한 사운드 경험이 가능한지 기자가 직접 몸으로 느껴봤다.

조끼처럼 입거나 의자에 고정해 쿠션처럼 쓰거나

서브팩은 사운드 중 저음을 진동으로 표현하는 장치다. 흔히 좌우 스피커와 우퍼로 구성된 2.1채널 스피커에서 우퍼가 내는 '쿵~쿵~'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진동으로 변환해 전달하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서브팩은 해당 오디오 주파수(저음)를 분석해 진동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구조는 등에 진동을 전달하는 변환장치(Tactile Transducer)와 기기에 맞춰 설계된 진동막(Vibration Membrane), 오디오 신호를 분석하는 디지털 신호 처리기(Digital Signal Processor)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 서브팩은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더 세밀한 감각 표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한다.

서브팩 M2와 서브팩 S2의 모습. 한 눈에 봐도 등에 닿는 면적이
다르다.
서브팩 M2와 서브팩 S2의 모습. 한 눈에 봐도 등에 닿는 면적이 다르다.

서브팩 M2와 S2의 차이는 옷처럼 입느냐 의자에 거느냐의 차이에서 끝나지 않는다. 단순히 봐도 진동판의 면적 차이가 뚜렷하다. M2와 S2를 육안으로 봐도 약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두께는 M2가 조금 두툼하지만 큰 차이를 줄 정도는 아니다.

이는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의 특성 차를 고려한 듯 하다. 조끼형인 M2는 입은 다음. 즉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는 환경에 맞춰야 한다. 너무 크면 착용 후 움직이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거치형인 S2는 M2와 달리 의자에 고정된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등이 닿는 면적이 좁으면 앉았을 때 불편하기에 등이 최대한 많이 닿게끔 설계한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서브팩의 핵심 중 하나인 콘트롤러.
서브팩의 핵심 중 하나인 콘트롤러.

M2와 S2 모두 디지털 신호 처리기는 동일한 구성을 취한다. 폭 11.7cm, 높이 8.2cm, 두께 2.2cm 가량이다. 무게는 가볍기 때문에 조끼형인 M2라도 활용에 어려움은 없다. 대신 두 제품 모두 처리기가 기본적으로 붙어 있는 형태로 보관이나 활용이 약간 불편한 부분이 있다. 케이블을 착탈식으로 설계해 편의성을 조금 더 높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이 처리기에 전원 연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기 후면에는 15V, 1.6A 입력을 받는 전원 단자가 자리하고 있다. M2는 이동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연결하면서 쓰는 일은 거의 없다 하더라도, 의자에 고정하는 S2는 전원 케이블 연결로 케이블 길이에 따른 장착 제약이 발생한다. 전원 입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조작은 단순하다. 전원 버튼과 진동 세기 조절 다이얼만 만지면 끝. 대신 연결에 신경 쓰는 구조다. 기기에 헤드폰 모양의 아이콘은 이 장치와 사용자 귀로 들을 이어폰을 연결하는 단자를 의미한다. 스피커도 가능하지만 케이블이 길지 않으면 안 되니 가급적 쓰지 않는게 좋다. 라인 인(LINE IN) 표시가 된 것은 출력장치와 연결하는 단자다. 일반 스테레오 단자(3.5mm)를 쓰면 된다. 이건 헤드폰/이어폰 연결 단자도 마찬가지다.

서브팩과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
서브팩과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은 간단하다. 처음 전원 버튼을 누르면 기기가 작동하는데, 이 때 버튼을 떼지 말고 약 5초 가량 누르고 있으면 블루투스 LED가 파란색으로 점멸한다. 이 때 스마트 기기나 기타 출력 장치의 블루투스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서브팩(SubPac) S2라는 장치가 등록되고, 터치나 확인 버튼 등을 눌러 연결해주면 된다.

블루투스는 출력 장치간 연결만 가능하고, 스피커나 이어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은 지원하지 않는 점 참고하자. 이어폰이나 스피커는 무조건 유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때문에 가급적 스피커보다 이어폰/헤드폰을 쓰는 것이 활동 자유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등 뒤로 전해지는 강렬한 진동

서브팩으로 음악이나 영상, 게임 등을 즐기면서 어느 정도의 몰입감을 전달하는지 알아봤다. 장치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를 활용했다. 음악과 영화, 게임을 즐기면서 그 느낌을 간단하게 적어본다. 중요한 점은 서브팩이 소리를 내는 장치가 아닌 진동을 활용한 체감형 보조장비라는 부분이다. 때문에 환경에 따라 진동의 세기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니, 조금 더 자세히 서브팩에 대해 느껴보고 싶다면 매장에 방문해 체험하길 권장한다. 참고로 이 제품을 유통하는 씨제이이앤엠(CJ E&M)은 엠-스토어(M-Store)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서브팩 S2를 의자에 장착한 모습.
서브팩 S2를 의자에 장착한 모습.

결과부터 이야기 하면, 체감적인 측면에서 조끼형인 M2보다는 의자형인 S2가 더 낫다. 진동의 세기는 큰 차이 없지만 사용이 편하다. M2는 진동이라는 특성상 제품을 등에 밀착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이 조금 불편하다. S2는 처음 의자에 설치할 때를 제외하면 즉시 앉아 체감할 수 있으니 번거로움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기기에서 출력되는 사운드에서 저음만 걸러내 진동으로 전달하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그러나 완벽하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저음이 짧게 나오는 상황에서는 진동을 전달하지 않는 모습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매번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몸이 진동을 기억하다가 잠깐이라도 필요할 때 나오지 않는다면 큰 실망감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영화는 잔잔한 드라마 계열보다는 역동적인 액션이 적합하다. 조용한 영화라도 음악이 흘러나오는 경우엔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액션 영화는 폭발 장면이나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계속 나오므로 서브팩의 진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음악이나 게임도 마찬가지다. 박진감 넘치는 저음이 많은 락이나 힙합이라면 서브팩의 매력에 흠뻑 빠질지도 모른다. 반면, 게임은 FPS나 액션 장르 정도는 되어야 서브팩이 활약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로 일부 리듬 게임을 즐겨봤지만, 서브팩의 진동을 느끼기 어려웠다.

완성도 자체는 흠잡을 곳 없다. 바느질이나 천의 재질 등이 꼼꼼하게 마무리 됐다. 신체 또는 의자에 고정하기 위한 밴드도 잘 준비되어 있다. 대신 신호 처리기(컨트롤러)는 꼼꼼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배터리는 최대 진동으로 사용한 결과 약 3시간 20분 남짓이었다. 진동을 줄이면 조금 더 사용 가능하다. 물론 배터리 지속 시간은 사용 환경이나 온도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다르니 참고만 하자.

체감하기엔 좋으나 가격이...

조끼형(M2)은 62만 9,000원, 거치형(S2)는 57만 9,000원이다. 아무래도 의자에 거치하는 형태가 부품이 조금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건 상대적인 것이고 두 제품 모두 체감형 장비라고 하기엔 가격이 조금 높다는 생각이 든다. 40만 원대 가량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첫 제품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능은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낮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브팩 M2의 모습. 조끼처럼 입으면 된다.
서브팩 M2의 모습. 조끼처럼 입으면 된다.

두 제품 모두 경험한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격대비 만족도는 의외로 M2보다 S2가 좋은 편이다. 특히 PC 게임이나 앉아서 음악을 듣는 것이 주라면 더욱 매력적인 제품이다. M2는 이동이 잦거나 가상현실(VR) 기기와 함께 쓰고자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알맞다.

몸으로 사운드를 느낀다는 콘셉트로 접근한 서브팩. 제품 자체로 봤을 때 보완할 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즐긴다'는 측면 자체로 보면 대중에게 흥미를 주기에는 충분하다. 향후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가격을 낮추고, 불편한 요소들을 꾸준히 채워 나간다면 또 다른 사운드 주변기기로 입지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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