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에겐 아직 필요한, 브라더 ADS-2400N 네트워크 스캐너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추세의 변화에 따라 한때 대단히 유용했던 제품이 '계륵'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스캐너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스캐너는 200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아날로그 문서나 사진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데 꼭 필요했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프린터와 스캐너, 복사기의 기능을 하나로 만든 복합기가 대세가 되다 보니 딱히 스캐너를 따로 사야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캐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예전에 비해 시장이 크게 축소되긴 했지만 특수한 목적에 쓰기 위해 특화 기능을 더한 스캐너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양면 스캔이나 네트워크 기능, 자동문서 급지대 등을 갖춘 업무용 스캐너인 브라더(Brother)의 ADS-2400N도 그런 경우다.

디자인부터 "나는 사무실용"

브라더 ADS-2400N
브라더 ADS-2400N

브라더 ADS-2400N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업무용 팩시밀리를 연상시킨다(물론 팩스 기능은 내장하고 있지 않다). 본체 크기도 아담한 편(306 x 258 x 250mm)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무실의 책상 위에 두고 쓰기에 적합하다.

제품 후면
제품 후면

후면 인터페이스는 PC 직접 연결용 USB 케이블 포트 및 유선랜 포트, 그리고 전원 포트가 있으며 공공 장소에서 쓰는 것을 상정했는지 도난 방지용 캔싱턴 락 홀도 있다. 네트워크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지만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은 없다. 하지만 유무선 공유기와 연결한 상태라면 무선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 될 건 없다. 그 외에 본체 측면에는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 등의 USB 저장장치를 연결해 PC 없이 스캔한 결과물을 저장할 수 있는 USB 포트도 1개 달려있다.

측면의 usb 포트
측면의 usb 포트

본체 정면의 조작부는 꼭 필요한 기능만 담았다. 전원 버튼 및 작업 취소 버튼, PC로 스캔 버튼, USB로 스캔 버튼 등이 있으며, 다수의 네트워크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한 경우를 대비, 원하는 PC나 FTP, 네트워크 드라이브 3대 중 한 곳으로 스캔한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선택버튼 3개도 있다. 각 버튼은 큼직해서 조작성이 좋다.

본체 전면 인터페이스
본체 전면 인터페이스

원고 50매 연속 스캔, 양면 스캔도 가능한 ADF 탑재

원고는 상단으로 적재하고 하단으로 배출한다. 일반 A4용지 기준 최대 50매의 원고를 적재할 수 있으며, ADF(자동문서급지대)가 탑재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1매씩만 스캔할 수 있는 평판 스캐너와 달리, 여러 장을 연속적으로 자동 스캔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단 원고 배출구
하단 원고 배출구

브라더 ADS-2400N의 ADF는 자동 연속 급지 기능 외에도 장점이 많다. 원고를 뒤집을 필요 없이 양면 스캔이 가능하며, 명함이나 명찰, 두께 1.4mm 이하의 플라스틱 카드의 스캔도 가능하다. 속도 역시 빠른 편이다. 30ppm의 속도로 원고 1매당 약 2초만에 스캔하며, 양면 스캔을 할 때도 그다지 속도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상단 ADF
상단 ADF

빠른 속도, 실용적인 부가기능에 호감

스캐너의 해상도는 600x600 DPI로 무난한 수준이다. 해상도보다는 부가 기능이 더 눈에 띈다. 다량의 문서를 스캔할 때 도중에 빈 문서가 끼어 있으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제거하는 기능, 텍스트의 방향을 감지해 결과물의 방향을 올바르게 바로잡는 기능, 배경색이나 뒷면에 비치는 이미지를 제거 하는 기능들을 갖춰 최대한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브라더 ADS-2400N
브라더 ADS-2400N

실제로 브라더 ADS-2400N를 구동해 각종 원고를 스캔해보니 속도나 이미지 품질, 부가기능 면에서 흔히 쓰는 복합기에 달린 스캐너 기능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빠르고 양면 문서를 대량으로 스캔해야 하는 상황, 여러 명의 사용자가 한 대의 스캐너를 네트워크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확실히 편리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물건

요즘 스캐너는 단독으로 작동하는 '제품'이라기 보다는 복합기에 달려있는 '기능'에 가깝다. 스캐너를 따로 산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본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브라더 ADS-2400N 같은 제품은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인 물건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값이 그다지 싼 것도 아니다. 2016년 8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이 제품은 53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사무실 환경이라면 이 제품을 추천하기 힘들다.

하지만 수요는 비록 적을지라도 이런 제품이 꼭 필요한 곳은 아직 있을 것이다. 아직도 종이 문서를 많이 이용하는 보수적인 사업장, 명함이나 플라스틱 카드와 같은 특수 원고를 대량으로 스캔해야 하는 특수한 사업장이라면 이런 제품이 아직은 필요하다. 복합기의 득세로 인해 단독으로 구동하는 스캐너 중에는 쓸 만한 물건을 찾기 힘들게 된 것이 사실이니 이런 고성능 스캐너가 반갑기도 하다. 10명 중 9명에게는 필요 없겠지만, 1명 정도에게는 대단히 유용할 만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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