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선으로 느끼는 고음질 음원,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
EX750BT.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 EX750BT.

[IT동아 강형석 기자] LG의 무선 이어폰, 톤플러스 시리즈는 무선 이어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제품 중 하나로 기억된다. 목에 거는 넥밴드형 이어폰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뛰어난 음질과 편의성을 앞세우며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브랜드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이어폰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 상반기 라인업으로 선보인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h.ear in wireless), MDR-EX750BT도 어떻게 보면 그런 아류들 중 하나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소니는 비슷한 장르 속에서도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켰다. 바로 '고해상 오디오(Hi- Res Audio)'다. 24bit/192kHz 재생을 지원하는 제품에 허락되는 고해상 오디오가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에는 있다. 이를 위해 자체 코덱인 LDAC에 평소에 잘 채용하지 않던 aptX까지 활용했다.

'음질'과 '무선'에 초점을 두고, 여기에 히어 시리즈의 강점인 '색'을 녹여낸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EX750BT의 소리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다양한 색상, 목에 착 걸리는 디자인

MDR-EX750BT는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이다. 목 뒤에 거는 형태로 조작성과 배터리 지속시간 확보에 유리한 구조다. 어지간한 성인 목에는 걸 수 있을 정도로 크기는 여유롭고, 무게는 38g으로 가볍다. 실제 목에 걸면 착용한 느낌은 오더라도 무게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색상은 비리디언 블루, 시나바 레드(사바나 아니다), 차콜 블랙, 라임 옐로우, 보르도 핑크로 총 5가지다. 리뷰에 쓰인 제품의 색상은 비리디언 블루다. 완전한 파란색이 아닌 약간 녹색이 가미된 느낌의 파란색이다.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
EX750BT.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 EX750BT.

마감은 잘 되어 있다. 목에 거는 본체는 실리콘 재질로 닿았을 때의 거부감을 최소화 했다. 조작부는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 내구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다만 이어폰 케이블이 연결되는 부분은 사용하면서 단선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부분의 완성도를 향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어폰 유닛의 마감도 흠잡을 곳 없다. 크기는 적당하며, 귓바퀴에서 고막 사이의 외이도에 울림통이 배치되는 인이어(In-Ear)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외부 소음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유닛 안에는 9mm 크기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다. 고자력 네오디뮴 마그넷과 긴 형태로 설계한 음성 코일을 감은 형태다. 소리 울림을 강화하기 위해 진동판의 주름 수를 늘려 탄력을 더했다. 스피커는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구조이니 탄력이 좋으면 그만큼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MDR-EX750BT와 휴대기기간 블루투스 연결은
간단하다.
MDR-EX750BT와 휴대기기간 블루투스 연결은 간단하다.

무선 기능을 살펴보자. MDR-EX750BT 자체는 블루투스 4.0 기술에 기반한다. 본체 측면에는 기기와 스마트 기기를 즉시 연결하게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도 넣었다. 측면에 Z 모양의 근거리무선통신 아이콘이 있는데, 여기에 스마트폰 뒷면을 맞대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연결을 도와준다.

기기 자체는 최대 8대의 기기와 연결 가능하다. 멀티 페어링 기술이라 하는데, 타 기기들과 즉시 연결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여러 무선 기기들이 채용하고 있다. 또한 오디오 기기로 음악을 듣다가 즉시 통화할 수도 있다.

조작은 전원과 음량 버튼이 전부일 정도로
단순하다.
조작은 전원과 음량 버튼이 전부일 정도로 단순하다.

모든 조작은 좌측에서 이뤄진다. 실제 조작도 전원과 음량 조절만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다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원버튼 옆에는 마이크로-USB 단자가 있는데, 여기에서 충전하면 된다. 연결은 전원버튼을 약 7초 가량 꾸욱 누르고 있으면 연결 모드로 전환된다. 이 때 이어폰에서 음성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이라며 알려주니 참고하자.

'과하지 않게...' 소니 특유의 소리

이제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EX750BT의 소리를 들어 볼 차례. 무선과 유선을 각각 활용해 음악을 청취하며 느낀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미리 언급해 두지만 음질을 가늠하는 부분이 주관적 성향이 강하고, 저음이나 고음의 균형에 따라 사람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이에 음질(종합적 측면)이 좋다 나쁘다는 부분에 대해 제품에 관심이 있을 소비자가 가급적 청음샵이나 해당 유통사의 청음매장에 방문해 한 번 들어볼 것을 권장한다.

음악 재생에 쓴 기기는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에서 이뤄졌다. 플레이어는 네이버 뮤직에서 320Kbps MP3 음원과 온쿄 HF 플레이어에서 24bit/96kHz FLAC 고해상 음원을 각각 재생했다. 이와 별도로 소니 NW-ZX2를 활용해 LDAC을 통한 음질에 대해 확인해 봤다.

소니 특유의 자연스러운 전달력이 돋보인다.
소니 특유의 자연스러운 전달력이 돋보인다.

무선 연결된 상태에서 MP3와 FLAC 음원을 각각 들어보니, 깔끔함 보다는 마치 작은 홀 안에 앉아 음악을 듣는 느낌이 있다. 전반적으로 울림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울림이 전체적인 멜로디의 균형을 해치지 않고 비교적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능력은 이 제품이 24만 9,000원의 몸 값을 충분히 해낸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준다.

표현력은 있지만 블루투스의 전송 대역의 한계 때문인지 일부 영역에서는 뭉개지는 느낌도 전달된다. 마치 내가 목소리를 더 내고 싶은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 것 같은 답답함이다.

이번에는 소니 NW-ZX2와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EX750BT를 연결했다. 별다른 설정 없이 두 제품은 LDAC을 지원하는 상태가 된다. 이퀄라이저는 설정하지 않았고, 클리어오디오+만 활성화 했다.

LDAC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전달되는 소리는 또 달랐다. 물론 기본적인 성향은 달라지지 않는다. 작은 홀 안에서 듣는 것 같은 울림은 그대로다. 대신 조금 더 풍부한 소리가 귀에 전달된다. 특히 보컬(음성)에 대한 세밀함이 느껴진다. 희미하게 들리던 코러스가 또렷하게 들리는 식이다. 주변에 있는 악기 소리도 일부 영역에서 표현되기도 한다.

고해상 음원을 청취하기 위해 이 이어폰과 LDAC 지원 기기를 갖춰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기자의 대답은 '아니오'다. 조금 더 풍성해질 뿐 무선 연결, 나아가 히어 인 와이어리스의 체급 한계는 분명하다. 더 세밀한 음악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기기는 물론이고 리시버(출력장치) 또한 그에 맞는 변경이 필요하다. 이 이어폰과 aptX 지원 기기와 연결만 되어도 충분한 고음질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선 없이 즐기는 고해상 오디오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EX750BT. 24만 9,000원의 가격에 합당한 음질과 무선 편의성은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해 본다. 한 번 충전으로 약 6시간 정도 재생되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안정적이었다. 감각적인 색상도 젊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고해상 음원 재생에 대응하기에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 대비 조금 더 나은 청음이
가능하다.
고해상 음원 재생에 대응하기에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 대비 조금 더 나은 청음이 가능하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처음 시도되는 넥밴드형 제품이라 이어폰 보호 대책이 부실하다. 비슷한 류의 무선 이어폰은 자석을 활용해 이어폰 유닛을 고정하거나 케이블을 당겨 쓰는 식으로 손상을 보호한다. 반면, 이 제품은 자석으로 붙지도 않고 케이블도 노출되어 있다. 혹시나 케이블이 강하게 당겨지거나, 유닛이 어딘가에 걸릴 경우엔 제품 손상이 우려된다. 케이블을 고정하는 고리 하나가 있기는 한데, 불편하고 귀찮다.

이 부분만 제외하면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 MDR-EX750BT는 무선으로 고음질을 즐기는 대안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겠다. 차기 제품에는 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더하고 유닛과 케이블 보호대책까지 갖추면 완성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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