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나 볼 법한 초호화 데스크톱 PC를 구성하려면?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PC의 성능이 뛰어나다면 얼마나 좋을까? 게임도 자연스레 즐기고, 사진이나 영상의 편집도 어렵지 않게 해내는 강력한 성능의 PC. 특정한 환경이 아니고서야 많은 소비자들이 고성능 PC를 꿈꾼다. 하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 역시 고성능 PC라 하겠다. 무엇보다 고가라는 점이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타협을 하고 지불한 비용만큼 성능을 누린다.

일부 PC 사용자들은 ‘내가 많은 비용을 들여 고성능 데스크톱 PC를 한 대 장만한다면?’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으리라 생각된다. 비용 걱정 없이 PC를 한 대 구매한다면 어떤 구성일지 궁금해 전문 쇼핑몰에서 견적이라도 한 번 받아 봤을지도 모르겠다.

초호화 데스크톱 PC를 구성하려면 어떤 부품을 선택해야 할까? 방법은 많지만 그 중 대표적인 제품 몇 개를 선정해 봤다. 그들의 가격과 기능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인텔 코어 i7 6950X 익스트림 프로세서 – 약 210만 원대

최고 위에 최고라는 것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인텔 코어 i7 6950X 프로세서는 이미 6세대 코어 i7 프로세서가 있음에도 그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는 초호화 제품이다. 200만 원 이상의 터무니 없는 가격(일반 코어 i7은 약 35만~37만 원대)이지만 남들이 갖는 PC와는 전혀 다른 나만의 초고성능 PC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선택 받고 있다.

브로드웰-E 익스트림 에디션의
패키지
브로드웰-E 익스트림 에디션의 패키지

6세대 코어 i7 익스트림은 코드명 브로드웰(Broadwell)-E다. 현재 판매되는 일반 코어 i7 프로세서의 코드명은 스카이레이크(Skylake)로 단순히 보면 한 세대 이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그러나 프로세서의 핵심인 물리적 코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되어 있어 기술적 한계를 만회한다. 해당 제품이 일반 데스크톱 기반이 아닌 서버/워크스테이션에 쓰이는 인텔 제온(Xeon) 프로세서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어 i7 6700 프로세서는 물리 코어가 4개, 논리적 코어가 8개다. 명령어 흐름을 말하는 쓰레드(Thread) 8개를 동시 처리 가능한 능력을 갖췄다. 반면, 코어 i7 5960X 프로세서는 10개의 물리 코어와 20개의 논리 코어가 제공된다. 20개의 쓰레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 10코어 이상을 제대로 활용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이 물건은 어디에 쓰는 것일까? 간단하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그리고 원활히 처리하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PC 사용자를 겨냥한 것이다. 최상위 제품을 품었다는 우월감과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여유로운 성능. 그것이 이 제품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이유 중 하나인 셈이다.

에이수스 램페이지 V 에디션 10 – 약 90만 원대

인텔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는 막대한 물리 코어를 품었기에 제품의 덩치 또한 남다르다. 그렇기에 호흡을 맞추는 소켓 규격도 다르다. 현재 코어 i3부터 i7 등 흔히 구할 수 있는 최신 인텔 프로세서는 LGA 1151 소켓 기반이다. CPU 바닥과 맞닿는 접점의 수가 1,151개로 촘촘하게 만들어져 있다. 반면 코어 i7 익스트림은 LGA 2011-v3(v3는 3번 째 형태임을 의미한다)로 CPU 접점이 2,011개에 달한다. 자연스레 타 메인보드와 호환되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를 구성해야 한다.

호환 메인보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LGA 2011-v3 기반 메인보드는 이미 2014년 하반기에 공개된 바 있는 5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에 처음 도입됐기 때문이다. 6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 또한 같은 소켓을 사용하므로 기존 메인보드를 가지고 있다면 바이오스 업데이트 만으로 새 프로세서를 맞이할 준비가 끝난다.

에이수스 램페이지 V 에디션 10.
에이수스 램페이지 V 에디션 10.

처음 익스트림을 품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최신 호환 메인보드를 쓰는 것이 좋다. 메인보드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칩셋은 여전히 X99지만, 요즘 유행하거나 앞으로 자주 쓰일 요소들을 잘 버무려 넣었기 때문에 2년 전 메인보드보다 최신 메인보드가 더 활용성이 높다 하겠다.

역시 최고가 PC를 구성해야 하기에 기능이나 성능 또한 막강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이에 선택된 메인보드는 바로 에이수스 램페이지 V 에디션 10이다. 약 84만~9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한 이 메인보드는 확장성이나 활용성 측면 모두 고사양 PC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메인보드 크기는 일반 ATX보다 더 큰 확장(Extended)-ATX 규격이다. 일반 ATX보다 가로 길이가 2.8cm 확장된 형태(27.2 x 30.5mm)다, 그만큼 부품 구성에 여유가 있다. 대신 PC 케이스 선택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점에 유의하자.

기능 또한 화려하다. PC를 화려하게 꾸밀 수 있게 LED 색상 제어 기능이 탑재됐고, 고성능 오디오와 네트워크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여럿 꽂아도 문제 없는 슬롯 구성과 간편한 오버클럭, 화려한 확장 단자들은 타 제품과의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지스킬 트라이던트 Z DDR4 메모리 – 구성에 따라 상이

최근 출시되는 인텔 프로세서는 모두 DDR4 메모리가 기본이다. 일부 DDR3L 메모리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는 초기 가격대가 높은 DDR4 메모리를 잠시 대체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현재 DDR3 메모리는 저가형 메인보드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출시 초기(2014년)에 비해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은 비교적 안정화된 가격에 DDR4 메모리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것도 흔히 구하는 DDR4 메모리 이야기로, 고성능 메모리는 여전히 고가에 거래된다. 작동 속도가 높고, 발열 해소를 위한 기술도 적용되어 있다.

지스킬 트라이던트Z
지스킬 트라이던트Z

일반 소비자가 많이 선택하는 DDR4 메모리의 속도는 2,133~2,400MHz 가량이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가 DDR4 2,133MHz를 지원하고 있다. 같이 붙이면 최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코어 i7 익스트림은 DDR4 2,400MHz까지 대응하고 있다. 그만큼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프로세서의 기본 성능을 더 높이는 오버클럭 작업을 위해 더 빠른 메모리를 선택하게 된다. 여기서 고성능 메모리는 2,800MHz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기본 제공되는 속도가 빠른 만큼, 제조사에서는 각자 최고의 기술을 동원해 성능을 완성한다. 고급 모듈과 기판을 채용하거나 냉각 효율이 뛰어난 방열판을 탑재하는 식이다.

지스킬 트라이던트 Z DDR4 메모리, 그 중 PC4-25600은 고성능 PC에 어울릴 성능을 갖췄다. 물론, 이 제품 외에도 빠른 속도를 갖춘 메모리를 선택해도 된다. 이 메모리는 3,200MHz로 작동하고 제품에 따라 8GB 메모리 두 개 또는 16GB 메모리 두 개로 구성된다.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는 총 8개의 메모리를 꽂을 수 있으니, 모두 연결한다면 총 128GB의 메모리 확보가 가능하다.

단순히 속도 빠르고 용량이 큰 게 아니다. 메모리 내에는 최적의 성능을 내는 정보를 담아두었다. 이를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 기술이라 하는데, 메모리 내에 담긴 정보를 사용자가 메인보드에서 불러와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이에 맞춰 오버클럭이나 맞춤형 성능 조율도 가능해진다. 가격은 구성에 따라 70만 원대(16GB x 2 구성이 약 34만 원대)에서 140만 원대까지 가능하다.

지포스 GTX 1080 그래픽카드 – 약 80만~100만 원대

이전 세대 최상위 그래픽카드를 뛰어넘다. 최근 엔비디아가 선보인 차세대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1080 이야기다. 최신 반도체 공정과 새로운 설계가 적용되면서 전력 소모는 더 낮아지고 성능은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게이머에게는 한 개 정도는 갖고 싶은 워너비 아이템이라 하겠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초기 출시가가 90만~100만 원을 훌쩍 넘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가격대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지포스 GTX 1080은 고가 제품에 속한다. 하지만 고성능 PC를 꿈꾼다면 당연히 포함시켜야 하는 필수 제품이기도 하다. 특히 화끈한 성능을 갈구한다면 같은 제품 두 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지포스 GTX 1080은 기본형인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과 제조사의 기술이 집약된 비-레퍼런스 제품이 함께 판매된다. 비-레퍼런스는 파운더스 에디션과 달리 속도를 더 높이고 부품이나 기판 구성을 변경한 형태다. 쿨러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쓰거나 수냉식을 쓰기도 한다.

비-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그만큼 가격도 높다. 기가바이트에서 선보인 지포스 GTX 1080 익스트림(Xtreme)의 가격은 약 105만 원 가량이다. 두 개를 구매하면 210만 원이다. 코어 i7 6950X 가격과 맞먹는다.

가격이 왜 높을까? 우선 작동속도를 1,759MHz로 높였다. 기본형이 1,607MHz니까, 무려 150MHz 정도를 오버클럭한 것이다. 쿨러도 냉각팬 3개 구성에 두툼한 방열판을 위에 얹었다. 속도가 상승한 만큼, 파운더스 에디션보다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대형 방열판은 이보다 더 빠른 성능에 대한 도전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인텔 750 시리즈 SSD 1.2TB – 120만 원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낸드 플래시로 구성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PC에서 체감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은 이제 PC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위, 더 빠른 초고성능 SSD가 있다. 바로 인텔 750 시리즈 SSD와 같은 PCI-E 기반 저장장치다. 여기서 PCI-E는 메인보드에 있는 길다란 슬롯,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 등을 연결하기 위한 PCI- 익스프레스(Express)를 말한다.

인텔 750 SSD
인텔 750 SSD

비휘발성 메모리 전송 규격인 NVMe(Non-Voltile Memory express)는 기존 SATA나 SAS 등 저장장치 전송 규격의 속도 제한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됐다. 현재 일반적으로 쓰는 SATA 6Gbps 규격은 최대 750MB의 전송 대역폭을 갖는데, 충분히 빠르지만 SSD의 기술 발전에는 도움이 되질 못한다. 반면 PCI-Express는 32Gbps 대역폭을 가지기 때문에 SSD의 성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무려 초당 4GB의 전송 속도를 갖게 된다.

인텔 750 시리즈 SSD는 이 PCI-Express 규격을 쓰는 고성능 저장장치다. 1.2TB 기준, 초당 순차읽기 속도는 2.4GB, 순차 쓰기 속도는 1.2GB다. 무작위 읽기는 초당 입출력 기준으로 44만(IOPS), 쓰기는 29만이기 때문에 일반 SSD보다 몇 배는 빠르다.

당연히 가격은 비싸다. 1TB를 넘는 용량인데다, 성능 향상을 위한 부품 구성이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120만 원, 확실히 용량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최고를 자부하는 PC에 장착하기엔 이만한 물건도 없다.

고출력 전원공급장치 – 제품에 따라 20~50만 원대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등등 성능이 높으면 당연히 전력소모도 높아진다. 코어 i7 6950X만 해도 열설계전력이 140와트(W)이고, 지포스 GTX 1080도 파운더스 에디션 기준으로 180W를 쓴다. 두 개를 장착하면 360W다. 이 두 가지만 해도 최소 500W 이상을 쓴다. 주류 시장의 전원공급장치가 정격 500~600W 수준이니 성능만큼 쓰이는 전력량도 무시 못한다.

마이크로닉스 퍼포먼스 II 1,000W
파워.
마이크로닉스 퍼포먼스 II 1,000W 파워.

여기에 고사양 PC 사용자는 이들 부품 외에도 여러 저장장치(하드디스크)나 외부 장치들을 쓸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고성능 PC에는 고출력 전원공급장치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1,000W 이상 제품을 선택해야 향후 부품 구성에 있어 출력 문제를 겪지 않는다.

제품에 따라 1,000W급 전원공급장치는 20만~50만 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브랜드나 효율 인증 여부, 출력 용량 등 변동 요인이 존재한다.

80 플러스는 출력 효율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눈다.
80 플러스는 출력 효율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눈다.

흔히 고출력 전원공급장치는 손실도 컸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어떤 용량의 부하에서도 80% 이상의 효율을 낸다는 의미인 80 플러스(PLUS) 인증을 내걸며 성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등급은 스탠더드, 브론즈, 실버, 골드 등이었지만 지금은 플래티넘, 티타늄 등 더 세분화되어 있다. 참고로 고출력 제품에서 많이 채택한 골드 등급은 부하에 따라 87~82%의 효율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수냉식 쿨러나 튜닝 케이스 등은 소비자 취향으로

중요한 PC 부품을 선택했으니, 이제 그 외 부품을 선택해야 할 차례다. 화끈한 성능을 내는 프로세서의 열을 식혀 줄 쿨러와 PC 케이스 등이다. 쿨러는 냉각을 책임져야 하기에 성능이 단연 중요하다. 반면, PC 케이스는 소비자 취향이 가미되는 부분으로 확장성과 디자인, 뼈대(섀시) 내구성 등을 고려한 선택이 필수적이다.

쿨러는 선택지가 다양하다. 공랭식부터 수냉식까지 선택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냉식에서도 일체형과 조립형이 있는데 편리성 측면에서는 일체형이, 성능이나 개인 취향 반영 등을 고려하면 조립형이 유리하다. 대신 조립형은 꾸준히 확인하지 않으면 노후화로 인한 누수로 PC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자. 가격은 제품에 따라 10만 원대 이하도 있고, 수십만 원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

고성능 튜닝PC
고성능 튜닝PC

케이스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구성 등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메인보드가 크면 일부 중형 PC 케이스와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에 PC 케이스가 E-ATX 규격을 지원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이중지출과 번거로움을 막는 지름길이다.

또한 저장장치를 다수 활용할 예정이라면 저장장치 수납 공간이 많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대형 케이스는 8개 이상의 하드디스크 장착을 지원한다. 후면에도 SSD 장착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제품도 있다.

각각의 부품을 확인해 보니 쿨러와 케이스를 제외하면 호화 PC를 꾸미는데 800만 원 가량이 필요했다. 구성에 따라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도 했다. 여기에 쿨러와 케이스 등을 구성하게 되면 약 1,000만 원 가까운 비용이 PC에 들어간다. 약 150만 원대 전후가 보편적인 게이밍 PC 구성 기준이라는 점을 보면 엄청난 금액이다.

이 시스템을 정말 구성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PC 활용 목적에 따른 부품 선택이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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