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스티브 잡스도 몰두한 '디자인씽킹' 거점 한국에 오픈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인 SAP가 디자인씽킹(desing thinking)을 통해 한국의 기업 및 정부,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는 거점을 마련했다. 디자인씽킹이란 운영(기업, 국가, 가정 등)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의 일종이다. 미리 결과를 세워두고 단순하게 일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 팀원 및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빠르게 결과물의 견본을 만들고 이를 평가하는 과정을 반복해 최상의 결론을 내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SAP는 단순히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씽킹을 통해 해당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6일, SAP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위치한 '앱하우스 코리아(AppHaus Korea)'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SAP 코리아의 형원중 대표 및 크리스토퍼 한(Christopher Han) 전무를 비롯한 SAP 관계자 외에도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최재유 제2차관 등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도 참여했다.

크리스토퍼 한(Christopher Han) SAP 코리아
전무
크리스토퍼 한(Christopher Han) SAP 코리아 전무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크리스토퍼 한 SAP 코리아 전무는 "오늘 행사는 이 공간과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런 날을 맞이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방문한 미래부 최재유 제2차관은 "SAP의 앱하우스 코리아는 2014년 SAP CEO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기관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앱 하우스가 큰 역할을 하길 기원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AP 코리아 형원준 대표도 단상에 올라 “예전에는 남의 아이디어를 빨리 모방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창의력이 더 중요한 시대” 라며, “SAP의 앱하우스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씽킹 거점으로,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번째로 한국에 설립된 것이 뜻 깊다” 라고 밝혔다. 특히 앱하우스 코리아를 세우는데 많은 지원을 한 경기도와 미래부에도 감사를 표했다.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1,129제곱미터(약 360평) 규모로 마련된 앱하우스 코리아에는 다양한 회의 공간 및 강의실, 그리고 PC 등의 장비가 설치되어 있으며, 감성을 일깨우거나 휴식을 돕는 편의시설도 있다.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SAP 앱하우스 코리아는 사람 중심의 사고와 디자인 혁신, 창의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혁신에 기여하고, 국내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생태계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정부, 기업, 사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사회 전반의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SAP 앱하우스 코리아 내부

SAP의 설명에 따르면 디자인 씽킹은 이하의 과정을 거쳐 결과를 도출한다.

Empathy(공감): 문제, 사람, 상황에 대한 인식 및 공감
Define(문제정의): 정확한 해결 방법에 대한 정의
Ideate(상상): 가능한 모든 것을 상상
Prototype(견본): 가장 좋은 개선책으로 견본모델 제시 및 제작
Test(테스트): 만들어진 견본 모델을 공감 단계에서 목적에 맞게 시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소비자와의 접촉을 비롯한 실제 행동을 통해 문제를 깨닫고, 이를 적용한 견본을 최대한 빠르게 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견본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또다시 견본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 최적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디자인씽킹은 SAP 외에도 구글, GE, P&G 등의 글로벌 기업이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최근 SK텔레콤 등에서 효과를 봤다고 SAP 코리아의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이번에 설립된 앱하우스 코리아는 한국의 기업 및 정부, 학교 등에 이를 전파하는 거점이 될 것이며, 스타트업들 역시 지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행사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디자인씽킹 자체가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이날 SAP 관계자들은 열심히 설명했지만, 형이상학적인 용어가 많아 행사 취재를 위해 자리를 함께한 기자들도 상당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했다.

행사장 전경
행사장 전경

SAP의 설명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의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가 디자인씽킹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어록이라고 한다. 한국에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성을 가진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 건 반가운 일이겠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SAP 코리아의 관계자들도 기자의 이런 의견에 공감했으며, 조만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씽킹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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