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지만 수냉도 OK,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체가 커야 제대로 된 PC다' 이런 생각을 가진 PC 마니아들이 많다. 사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PC 본체를 이루는 케이스가 커야 각종 고성능 부품을 많이 꽂을 수 있고 열 배출 및 쿨러 소음 저감 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및 트랜드의 변화는 이런 고정관념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티뮤에서 유통하는 프랙탈 디자인의 디파인 나노S(Fractal Design Define Nano S)는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는 PC 케이스다. 미니 ITX급 초소형 메인보드 전용 케이스지만, 대형 그래픽카드나 고용량 파워서플라이의 장착이 가능하므로 충분히 고성능 PC를 구성할 수 있다. 여기에 발열과 소음을 대비하기 위한 내장형 수냉식 쿨러의 탑재도 지원하는 등, PC 튜닝을 좋아하는 마니아의 입맛도 고려했다.

심플하지만 '싼티'는 나지 않는 디자인

디파인 나노S의 디자인은 매우 심플한 편이다. 화려한 꾸밈은 없지만 케이스 전면 패널의 표면에 헤어라인 무늬를 넣어 금속 재질과 같은 느낌을 가미했으며(실제 재질은 플라스틱), 전면 상단에 위치한 전원 스위치 및 각종 포트의 디자인 및 배치도 나름 감각적이다. 10만원 남짓의 제품 치고는 금속 재질이 비중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 면에서 '싼티'가 나지는 않는다.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참고로 디파인 나노S는 측면에 투명 아크릴 패널이 달린 모델과 그렇지 않은 모델이 있다. 투명 아크릴 패널이 달린 모델은 디파인 나노S 윈도우(Define Nano S Window)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디파인 나노S 윈도우 모델로, PC 내부의 시각적인 튜닝까지 즐기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제품 가격은 디파인 나노S 윈도우 모델이 1만원 정도 더 비싸다.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미니 ITX 메인보드 전용이지만 고성능 시스템 구성 가능

디파인 나노S는 분명 크기가 작은 편이긴 하지만 슬림형 케이스 수준으로 작지는 않다. 좌우 폭이 203mm, 높이가 330mm, 깊이가 400mm로, 일반 미들타워 케이스의 윗부분을 싹둑 잘라버린 느낌이다. 미니 ITX 규격 메인보드 전용 케이스지만, 실제 크기는 슬림형 케이스와 미들타워 케이스의 중간인 '미니타워' 케이스에 가깝다.

기존 PC와의 비교
기존 PC와의 비교

미니 ITX 메인보드 전용 케이스 치고는 덩치가 좀 크다는 점에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제품 내부의 구성은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다. 메인보드 장착 부위는 좁지만 나머지 부분은 상당히 여유롭다. 최대 31cm 길이의 대형 그래픽카드의 장착이 가능하며, 일반 ATX 규격의 고출력 파워서플라이 역시 호환된다. 이를 통해 고성능의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디파인 나노S의 내부
디파인 나노S의 내부

발열 대책 충실, 수냉식 쿨러 장착에도 대비

고사양 시스템에서 문제가 되는 발열 문제에 대한 대책도 있다. CPU 쿨러는 높이 160mm의 대형 제품의 탑재가 가능하며, 발열과 소음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수냉식 쿨러의 장착도 용이한 구조다. 수냉식 쿨러의 핵심인 워터 탱크 장착용 마운팅 홀, 그리고 워터 펌프 장착용 홀이 마련 되어있다. 케이스 상단에 240mm, 전면에 280mm의 워터 탱크를 장착 가능하다.

열 배출을 위한 구조
열 배출을 위한 구조

그 외에 전면 140mm, 후면 120mm 냉각팬이 기본 탑재되었고, 본체 상단에 140mm 2개, 하단에 120mm 냉각팬을 추가할 수 있다. 냉각 솔루션 탑재를 워한 전반적인 구조는 우수한 편이다.

조립 편의성 양호, 저장장치는 최대 4대까지

조립 편의성도 괜찮다. 특히 어지러운 각종 케이블을 메인보드 뒤쪽으로 모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바닥 여기저기에 정리용 홀이 마련되어 있고 이렇게 뺀 케이블을 묶을 수 있는 케이블 타이도 3군데에 장착되어 있다. 케이스 전면에 5.25인치 베이가 없기 때문에 ODD(CD/DVD 드라이브)는 달 수 없다. CD나 DVD를 그다지 쓰지 않는 최근의 PC 환경을 고려하면 큰 단점은 아닌 것 같다.

케이블 정리용 홀 및 고정
타이
케이블 정리용 홀 및 고정 타이

HDD / SSD와 같은 저장장치는 메인보드 뒤쪽에 장착하는 구조다. 2.5인치 저장장치 3개, 혹은 2.5인치 저장장치 2개 + 3.5인치 저장장치 1개를 장착할 수 있다. SSD 2개 + HDD 1개의 구성이 무난할 듯 하다. 만약 이것 만으로 부족하다면 케이스 바닥 부분의 수냉 쿨러용 워터 펌프 장착홀에 3.5인치 HDD를 추가 장착해 총 4대의 저장장치를 달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하면 수냉 쿨러 중에도 워터 펌프가 따로 없는 워터 탱크+워터 펌프 일체형 라디에이터를 갖춘 제품만 장착 가능하다.

후면에 위치한 HDD/SSD 베이
후면에 위치한 HDD/SSD 베이

메인보드 외에는 덩치 큰 부품 그대로 이용 가능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PC를 조립해 볼 차례다. 디파인 나노S로 조립을 할 때 꼭 유의할 점은 미니 규격 ITX 메인보드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 정도다. 그 외에는 일반 미들타워급 PC를 조립할 때와 다를 바가 없다. 파워서플라이, 그래픽카드, SSD/HDD 등은 일반적인 것이 호환되기 때문이다.

조립 중의 PC 내부
조립 중의 PC 내부

메인보드가 차지하는 자리가 넓지 않은 만큼 그 외의 공간은 여유가 있어 조립은 수월하다. 부품을 배치하거나 선을 정리하는데 불편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길이가 25cm 정도인 라데온 R9 285 그래픽카드가 문제없이 들어가는데, 남은 공간을 보면 30cm 정도 되는 대형 그래픽카드도 장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수냉 쿨러도 여유롭게 장착 가능

참고로 디파인 나노S의 전면 USB 포트는 USB 3.0 규격이며 전면 포트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케이블 커넥터 역시 USB 3.0용 전용 규격이다. 따라서 USB 2.0 규격 전면 포트용 헤더만 있는 메인보드를 이용해서 조립하면 디파인 나노S에서 전면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없다. 요즘 나오는 PC 케이스 중에는 USB 2.0 / 3.0 겸용 커넥터를 가진 제품도 많은데, 디파인 나노S는 USB 3.0 전용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

프랙탈 디자인 켈빈 S24 수냉 쿨러
프랙탈 디자인 켈빈 S24 수냉 쿨러

수냉 쿨러도 장착해 봤다. 이용한 제품은 프랙탈 디자인의 켈빈 S24(Kelvin S24)로, 라디에이터와 워터 블록으로 구성된 일체형 패키지 제품이다. 수냉 쿨러에서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워터 탱크나 라디에이터인데, 디파인 나노S의 내부 공간이 제법 넓은 편이라 장착에 어려움이 없었다. 디파인 나노S는 케이스 전면이나 상단에 워터 탱크나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고, 다른 부품과의 간섭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수냉 쿨러 장착
수냉 쿨러 장착

취향 확실한 마니아에게 추천할 만

프랙탈 디자인의 디파인 나노S는 타겟이 확실한 제품이다. 비교적 작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는 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환 가능한 메인보드는 미니 ITX 규격 초소형 제품만으로 한정된다. 물론 미니 ITX 전용 케이스라면 이보다 더 작은 것들도 많다. 디파인 나노S는 이보다 덩치가 좀 큰 대신, 최대 31cm 길이의 그래픽카드나 수냉식 쿨러, 일반 ATX급 파워서플라이 등의 고급 사용자 지향 부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소형 케이스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나노S

디자인 역시 이 정도면 세련된 편이고 조립 편의성도 좋다. 다소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면 메인보드 선택에 제한이 있다는 점, 가격이 10만원 근처로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미니 ITX 규격 메인 보드 중에도 고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이 제법 많고, 이렇게 확실한 콘셉트의 PC 케이스를 원하는 고정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인 보다는 마니아 성향의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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