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사, 데이터 전송 커넥터의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키사(Keyssa)'라는 생소한 기업이 한국 지사를 설립한단다. 6월 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내용을 밝힌 것. 재밌는 부분은 2009년 설립 후 지금까지 연구만 해왔으며, 올해 처음 매출이 나기 시작한 기업이라는 것. 이들이 연구한 분야는 데이터 전송 커넥터로 이번에 '키스 커넥터(Kiss Connector)'라는 상용 제품을 내놨다. HDMI, USB, SATA 등 다양한 데이터 전송 커넥터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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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사 전략 솔루션 담당 스티브 베누티(Steve Venuti) 부사장

키사 제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기존 커넥터에 대해 알아보자. 다양한 기기에서 쓰이는 USB, HDMI 등의 기계식 커넥터는 크기가 제법 된다, 제품을 얇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 그나마 USB-C 타입이 나와 맥북처럼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게다가 마모와 파손이 생길 수도 있다.

무선 커넥터도 있지만, 안테나 설계가 복잡하고, 신호를 먼 거리에 보내기 위해서는 전력 소모가 많다. 게다가 무선 기술은 소비자가 쓰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연결 과정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사는 이런 점을 파고들었단다. 산업 디자인 측면에서 더욱 얇고 세련된 기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빠른 전송 속도를 지니고, 보안성이 좋고, 마모나 파손 염려 없는 커넥터.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키스 커넥터다.

키사 전략 솔루션 담당 부사장 스티브 베누티(Steve Venuti)는 "SK하이닉스, 폭스콘 등 전략적 투자 파트너들의 지원으로 지난 5년간 집중 R&D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 전송 커넥터를 개발했다"며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방식은 교통 카드에 쓰이는 NFC와 유사하다. 기기와 기기를 접촉하는 것만으로 연결이 이루어지며,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초당 6Gbit로 1세대 usb 3.1의 5Gbps보다 더 빠르다. 게다가 크기는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훨씬 작은 크기며, 전력 소모도 작다. 대신 데이터 송수신부가 정확한 위치에 놓여야 한다. 위치가 틀어지면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연결을 위해 정확히 자리 잡을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키스 커넥터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디바이스에 통합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지 않고, USB, HDMI, SATA 등 기존 프로토콜과 호환되게 했다. 어떤 프로토콜이라도 상관이 없으며, 따라서 소프트웨어가 필요 없다.

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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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커넥터가 쓰인 제품은 5월에 출시된 에이서의 아스파이어 스위치 12s가 처음이다. 2 in 1 제품으로 태블릿과 독을 연결하는 부위에 쓰였다. 에이서의 IT 제품 비즈니스 그룹 사장인 제리 카오(Jerry Kao)는 "키사의 기술로 아스파이어 스위치 12 S가 기계식 커넥터나 포고 핀(pogo pin)없이도 키보드 독과 빠르고 안정적인 연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성능이나 전력 효율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얇고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외부 저장장치나 모듈식 디바이스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 간 데이터 전송에도 활용될 수 있다. 디바이스 내부의 케이블과 커넥터를 대체할 수도 있단다. 복잡한 케이블 사용을 없애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고 수리하기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키사의 CEO인 에릭 암그렌(Eric Almgren)은 "대부분의 모바일 및 컴퓨터 하드웨어 설계 분야와는 달리, 연결 분야에는 수십 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며 "휴대폰, 저장장치 액세서리, 모바일 PC, 태블릿 등보다 세련된 디자인과 얇은 두께를 겸비한 휴대용 기기를 개발하고자 하는 설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파트너사들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7천 만 달러에 이른다. 5년 넘게 연구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에이서에서 키스 커넥터를 사용함으로써 처음 매출이 발생하게 된 만큼 아직 매출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기 어렵다는 입장. 국내 사무소 개설은 다소 의외인 편인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2개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향후 다른 지역에도 사무소를 만들 생각이다. 칩 제조는 TSMC가 맡고 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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