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엑스포] '2020년까지 100억 달러' 목표 달성 위해 준비한 한 방들은?

강형석 redbk@itdonga.com

상해 캐논 엑스포.
상해 캐논 엑스포.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상해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는 5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캐논 최대 행사 '캐논 엑스포(Canon EXPO)'가 열렸다. 전시장 내 총 3개 층을 알차게 활용한 캐논은 모든 것을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공유했다. 그만큼 캐논 그룹 내 모든 사업부가 행사를 준비했으며, 많은 제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심상치 않다. 일단 5년 마다 개최하는 것부터 분위기가 남다르지만, 논이 제시한 목표를 보면 이들이 어떻게 나아갈지 짐작 가는 부분이 많다. 오자와 히데키 캐논 아시아 마케팅 그룹 사장은 키노트를 통해 “아시아 시장 내 매출을 향후 4년 이내에 100억 달러 달성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4년 이내에 달성해야 할 100억 달러. 단순히 손가락만 빨고 있다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리라.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캐논이 제시한 방향은 무엇인지, 7층과 1층에 전시된 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사진 영상은 '전문가' 성향으로

먼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는 현재 소비자 시장의 것을 이어가면서 전문가 영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소비자 시장에서는 콤팩트 카메라인 파워샷 시리즈, DSLR 카메라는 EOS 시리즈가 주축이다. 캐논은 EOS-1D X 마크2 또는 EOS 5Ds 등 전문가 라인업을 탄탄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미가 아닌 듯 하다. 이보다 더 위인 방송 시장이 그들이 말하는 '확장'에 더 가깝다.

캐논 카메라 라인업. 시네마 EOS와 EOS, 렌즈를 합쳐 레드라인이라고
부른다.
캐논 카메라 라인업. 시네마 EOS와 EOS, 렌즈를 합쳐 레드라인이라고 부른다.

방송이나 영화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으로는 시네마(CINEMA) EOS 시리즈가 있다. 4K(3,840 x 2,160)에 대응하고, 나아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나 더 높은 해상도인 8K(7.680 x 4,320)에도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은 시네마 EOS의 점유율이 약 60%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은 일부에 불과하며, 더 많은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 말했다.

카메라는 1억 2,000만 화소 콘셉트 제품으로 미래를 보여줬다. 앞으로 상업 사진 제품군으로 EOS 5Ds의 고화소화를 계속 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출시 1년 남짓 되는 EOS 5Ds 시리즈인데, 지금부터 약 2~3년 정도 뒤에는 차기 제품이 나올 시기이므로 관련 정보를 예의주시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다.

그렇다고 소비자 시장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파워샷과 EOS는 건재할 것이다. 중국에서는 EOS 1300D를 선보였고, 앞서 파워샷 G7 X 마크2나 EOS 80D 같은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8K 방송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
8K 방송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

오자와 히데키 캐논 아시아 마케팅 그룹 사장은 아시아 내 여행 시장이 5% 이상 성장하고 있고, 두 번의 스포츠 이벤트(평창 동계와 도쿄 하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이 사진 장비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 낼 것이라 말했다. 일반 소비자 및 전문가 시장을 모두 가져가는 전략이지만, 그 무게는 전문가 시장에 조금 더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업에 집중... 핵심은 '보안' 시장

액시스와 마일스톤을 인수하면서 캐논은 보안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캐논 엑스포에서는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설치된 카메라는 사람을 계속 인지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동선을 파악하거나 연령을 분석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계속 기록한다. 범죄를 예방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매장에서도 접목 가능해 보였다.

보안 시장에서 캐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보안 시장에서 캐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액시스는 네트워크, 마일스톤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캐논은 이에 맞는 렌즈와 센서를 제공하는데, 이전 같았다면 아마 캐논 혼자서 모든 것을 도맡아 했을 것이다. 이제 상황은 다르다. 품질이 좋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액시스와 마일스톤의 인수는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시너지를 노린 전략적 결합이다.

단순 보안 시장은 기업 대상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타라이 회장은 가정, 빌딩, 사무실 등 모든 영역에 도입 가능하다고 봤다. 그리고 이를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유럽과 미국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카메라 솔루션에 집중하고, 이어 아시아 지역으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와 비슷하게...' 진화하는 인쇄 솔루션

캐논은 실제로 보는 것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논 엑스포에서는 공항의 느낌을 살린 전시 공간을 만들었는데, 기자가 정말 공항 내 창 밖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해당 사진은 프로를 위한 포토 프린트 솔루션을 활용했는데, 여러 인쇄물을 붙여 놓은 것임에도 시각적인 완성도가 높았다. 특히 비행기 옆 차량 아래에 캐논 에어(Canon Air)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남아 있을 정도다.

인쇄물과 약간의 속임수로 공항을 재현했다.
인쇄물과 약간의 속임수로 공항을 재현했다.

이 두 가지가 가능했던 것은 고해상 프린팅(High Resolution Printing)과 광관용도 프린팅(Printing with Wide Dynamic Range)을 접목해서다. 프린팅 솔루션 영역 확대를 위해 캐논은 네덜란드 프린팅 기업 오세(oce)를 2009년에 인수했다.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2011년 즈음인데, 이후 캐논은 다양한 시장에 프린팅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단순히 종이 위에 그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캐논 슈퍼 크리에이티브 프린팅(Canon Super Creative Printing) 기술은 잉크젯을 렌더링한 다음, 자외선(UV)으로 잉크를 적층해 입체감을 살리는 방식이다. 자연스러운 발색은 기본이고 광택과 질감을 표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표현력이 생명인 상업사진 출력 영역이나 작품 시장을 겨냥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손상된 고미술품을 최대한 복원하는 프로젝트,
츠즈리.
손상된 고미술품을 최대한 복원하는 프로젝트, 츠즈리.

다른 예 하나가 있는데, 캐논이 쿄토문화협회와 진행하고 있는 고미술 복원 프로젝트 츠즈리(TSUZURI)다. 오래된 작품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손상된다. 캐논은 이를 카메라로 세밀하게 촬영한 다음, 전문가의 자문을 얻으면서 동일한 색상을 구현한다. 사진으로 채우지 못하는 세밀한 부분은 고미술 장인이 채워 원본과 큰 차이 없는 복제품을 만들게 된다. 여기에서 보면 높은 광학 기술과 이미지 정제술, 이를 그려내는 인쇄 기술이 있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시장은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캐논은 착실히 그들의 길을 걷고 있음을 엑스포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보여준 기술들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 볼 일이 되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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