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시대] 1. 대한민국 스마트워크의 현실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스마트워크의 시대다. 스마트워크란 기업 구성원이 근무시간과 일터라는 시간, 공간 상의 제약에서 벗어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능률적으로 일함으로써 근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IT 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보편화된 자율출퇴근과 자택근무 등이 스마트워크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스마트워크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등 유력 IT 기업은 스마트워크를 전면 도입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향상된 생산성은 기업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스마트워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워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워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대한민국의 스마트워크

이처럼 스마트워크는 명확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직 한국에선 갈 길이 멀다. MS가 작년 9월 아태지역 13개 국가에서 직장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워크 지수 2015'에 따르면, 한국의 디지털워크(스마트워크) 수용률은 100점 만점 기준 23점에 불과했다. 65점으로 1위인 인도와 3배 가량 차이가 있었다. 한국 SMB(Small & Midsize Business, 중소규모 기업) 디지털 인덱스 조사 결과도 꼴찌였다. 1위인 인도네시아와 비교해 3배, 싱가포르와는 2배 이상의 점수 차이가 있었다.

인도, 싱가포르 등이 업무 생산성 강화,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해 스마트워크를 실천하고 조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반면 한국은 스마트워크 도입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차이는 중소기업으로 갈 수록 더욱 크게 벌어졌다. 해외 중소기업들은 협업, 원격근무, BYOD(자신의 기기를 활용한 업무처리) 등 스마트워크와 기술 기반의 근무환경을 조성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기업 경쟁력으로 연결시켰다. 반면 국내 중소기업들은 복잡한 규정과 비즈니스 처리 과정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에 속박되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고수했고, 그 탓에 기업 구성원들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도입에도 소극적이었다. 한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국MS가 진행한 스마트워크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1. 전체 응답자의 52%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 내 기술 지원이 잘 안되고 있거나, 최소한의 기술만 지원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2. 전체 응답자의 42%가 협업을 위한 문서 도구가 없거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3. 전체 응답자의 54%는 파일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무엇을 이용하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4. 전체 응답자의 60%는 원격 회의를 위한 영상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거나, 무엇을 이용하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5. 전체 응답자의 54%는 직장 내 소셜 협업 도구가 없거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마트워크를 가로막는 두 가지 장벽

그렇다면 왜 이렇게 국내 스마트워크 도입이 늦어지는 걸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정서적인 장벽과 기술적인 장벽이다.

스마트워크의 국내 도입을 막는 가장 큰 벽은 보수적인 기업 문화다. 국내 기업은 아직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는 전통적인 형태의 근무 방식을 선호한다. 회사 또는 근무지로 정시에 출근해 정시에 퇴근하는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이 기업 구성원의 창의성을 존중하기 보다는 위에서 내린 지시가 아래에서 일괄적으로 처리되는 상명하복식 근무방식을 더 선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같은 근무방식은 제조, 유통, 금융 등 기존 업종에는 어울릴지 모르나, IT와 서비스 등 창의력과 협업이 요구되는 신규 업종에서는 구성원의 창의성을 해치고, 생산성을 낮출 뿐이다. 심지어 GE, 아마존, 시티그룹 등 제조, 유통, 금융 업체가 스마트워크를 도입해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기업의 이익으로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존 산업에 스마트워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도 깨지고 있다.

다행히 삼성전자, 제니퍼소프트 등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늘어나면서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고, 협업을 위한 전용 일터 '스마트워크센터' 등을 설립하는 등 굴지의 대기업임에도 스마트워크 도입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제니퍼소프트는 스마트워크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과 기업의 이익을 향상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워크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마트워크는 그 특징 상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 수록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워크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스마트워크 도입의 효과가 더 큰) 중소기업의 것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스마트워크의 도입을 막는 또 다른 벽은 스마트워크 구현을 위한 솔루션 구축에 대한 부담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으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협업 도구와 업무 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기업 모든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것에 금전적인 부담을 느껴 스마트워크 관련 솔루션 도입을 꺼리고 있다.

과거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려면 기업이 주도적으로 스마트워크 전용 ERP를 구축해야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워크용 문서 도구와 협업 도구를 임대받을 수 있게 되었다. 스타트업의 스마트워크 채용률이 급증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워크 도구로 'MS 오피스365', '구글앱스 포 워크', '네이버웍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이동통신사가 한컴, SAP 등과 손잡고 제공하는 스마트워크 도구도 있다. 클라우드 스마트워크 도구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유지비용이다. 직원 수만큼, 직원이 이용한 만큼 비용을 내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직원 수가 늘어나거나 줄어들면 그에 맞춰 비용을 조절할 수 있다. 초기 구축 비용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지난 11월 국내 중소 기업 및 대기업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워크를 위한 협업 도구는 전체 응답자의 54.9%를 차지한 MS 오피스365였다. 2위는 21.4%를 차지한 오픈 오피스였고, 3위는 17.1%를 차지한 구글앱스 포 워크였다. MS 오피스365는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최신 MS 오피스, 강력한 이메일 클라이언트 아웃룩, 원화 기반의 결제 시스템, 한국 지사에 제공하는 24시간 A/S 등이 장점이다. 오픈 오피스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구글앱스 포 워크는 쉬운 초기 이메일 셋팅, 지메일 기반의 온라인 이메일 서비스 등이 장점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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