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준비한 회심의 한 방, 올 뉴 말리부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2016년 4월 27일, 한국지엠은 고척 스카이돔(서울 구로 소재)에서 자사의 중형세단, 올 뉴 쉐보레 말리부(All New Chevrolet Malibu)를 공개했다. 새로운 말리부는 9세대로 5년 만에 외관과 내장 옵션 일부만 변경하는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완전변경(풀체인지)으로 거듭났다.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쉐보레 말리부는 먼저 선보인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6와 함께 중형 세단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신형 스파크는 경쟁 차량과의 경쟁에서도 최근 2개월간 판매 우위를 점했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반면, 중형 세단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올 뉴 쉐보레 말리부를 통해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신차를 자신 있게 소개했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와 함께 포즈를 취한 최희 아나운서(좌측)와 제임스 김 지엠대우
사장(우측).
올 뉴 쉐보레 말리부와 함께 포즈를 취한 최희 아나운서(좌측)와 제임스 김 지엠대우 사장(우측).

얼핏 보면… 리틀 임팔라?

디자인은 얼핏 지난해 한국지엠이 수입 형태로 국내 판매하는 대형세단 임팔라(Impala)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잠깐일 뿐, 오래 지나지 않아 말리부 특유의 차별화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전면에 적용된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 형상이 그렇다. 과감하게 그려낸 직선은 강렬한 인상은 물론, 세련미를 더한다. 임팔라가 굵은 직선으로 그려낸 것이라면, 말리부는 얇은 직선으로 그려낸 듯 하다.

전면에는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등을 적용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중앙 그릴에는 번호판을 위한 플라스틱 가이드가 장착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에상된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측면은 마치 5도어 쿠페를 떠올리게 한다. 아우디 A7이나 메르세데스-벤츠 CLS 같다고 하면 과장일까? 물론 그들과 다르지만 잘 다듬은 루프라인과 트렁크 라인 형상은 특유의 역동적인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측면에도 직선과 곡선을 잘 조합한 캐릭터 라인을 통해 입체감을 줬다.

후면도 마치 임팔라를 떠올리게 한다. 램프와 트렁크 리드의 형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리부는 램프의 좌우 폭이 넓고 상하 높이가 낮게 디자인돼 더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새 말리부는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포스코 초고장력 장판을 활용했으며, 이전 세대 말리부와 비교해 차량 무게를 130kg 덜어냈다. 차량 길이도 이전보다 길어져 4,925mm의 전장을 갖게 됐다. 공간을 좌우하는 윤거(휠베이스)도 2,830mm가 되었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은 발표 중 경쟁 차량을 언급했다. 그는 차량 공간이나 길이 모두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나 르노삼성차의 중형 세단 SM6와 비교해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유로운 공간, 높은 감성품질 제공

실내는 중형 세단 특유의 고급감을 살리는데 초점을 뒀다. 기존 말리부의 듀얼 콕핏 인테리어는 재해석해 스티어링 휠부터 계기판(클러스터), 조작 버튼에 이르기까지 모두 새로 디자인했다. 효율적인 공간 설계를 통해 운전자와 동승자가 앉는 1열은 물론 2열 거주성까지 크게 개선했다. 실제 차량의 2열은 키 181cm인 기자가 앉아도 무릎 공간에 여유가 넘칠 정도다.

센터페시아 하단은 센터스택 분리 구조를 통해 운전석과 동반석 모두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중앙 터널은 낮게 설계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 제공에 도움을 줬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의 실내.
올 뉴 쉐보레 말리부의 실내.

운전자를 위한 센터페시아는 다운 앤 어웨이(Down & Away) 디자인을 중심으로 높이를 낮춰 넓은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직관적인 형태로 만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한다. 옵션으로 내비게이션이 제공된다는 점 참고하자.

내부 재질은 가죽 트림과 우드 데코, 부드러운 촉감의 마감 소재 비율을 높여 감성 품질을 높였다. 실내 곳곳에는 아이스블루 무드 조명이 은은하게 실내를 비춘다.

1.5리터와 2리터, 모두 터보를 품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는 우선 1.5리터 가솔린 터보와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두 종이 출시된다. 처음부터 과감하게 터보 엔진을 도입해 드라이빙 성능과 효율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1.5리터 터보 엔진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은 모두 6단 자동 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미국은 8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지만, 한국지엠은 국내 운전 상황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 기어비와 반응성 등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1.5리터 터보 엔진은 5,400rpm에서 최대 166마력과 2,000~4,000rpm에서 최대 25.5kg.m의 토크를 발산한다. 연비는 16, 17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복합 13km/l다. 19인치 타이어를 선택하면 복합 12.5km/l로 조금 낮아진다.

2리터 터보 엔진은 캐딜락 CTS에서도 적용된 바 있는 것으로 5,300rpm에서 최대 253마력과 2,000~5,000rpm에서 36kg.m의 토크를 낸다. 연비는 19인치 기준으로 복합 10.8km/l다. 두 엔진 모두 넓은 회전영역에 걸쳐 고르게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행 감각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주행 감각을 위한 구성도 돋보인다.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방식 서스펜션, 후륜에는 멀티-링크 독립현가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노면 대응력과 민첩한 운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보쉬(BOSCH)의 랙방식 파워스티어링(R-EPS)으로 늘 일정한 스티어링 답력을 제공한다. 제동력을 위해 듀라라이프(Duralife) 브레이크 로터도 장착했다.

이 외에 한국지엠은 하반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 라인업을 투입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디젤 엔진에 대한 부분은 당장 고려사항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최신 차량에 어울리는 안전장치 탑재

새 말리부는 안전장치도 탄탄하게 확보했다. 17개의 초음파 센서와 장거리 및 단거리 레이더, 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을 감시한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 Assist), 저속과 고속에서 작동하는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도 제공된다. 이는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ull-Speed Range Adaptive Cruise Control)과 연동한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올 뉴 쉐보레 말리부.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자동주차 보조 시스템도 장착했다. 후측방 경고 시스템, 전좌석 안전벨트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 상위 차량에 적용될 법한 안전장치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은 올 뉴 쉐보레 말리부에 적용된 최신 안전사양은 준자율주행차 수준의 첨단 기능들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 쉐보레 살리나?

그 동안 쉐보레의 차량들은 가격대비 구성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특히 경쟁 차량과 비교해 주행 감각이나 안정성이 뛰어나도 인테리어나 옵션 등 상품성이 다소 낮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말리부는 이런 오명을 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올 뉴 쉐보레 말리부의 가격을 2,310만 원부터 3,180만 원으로 설정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5리터 터보 LS 트림이 2,310만 원, LT 2,607만 원, LTZ 2,901만 원이다. 차량 기본 가격이고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분이 적용됐다. 2리터 터보는 LT 트림부터 전개되는데 2,957만 원이고, LTZ는 3,180만 원에 책정됐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이제 더 이상 쉐보레 차들이 무겁고, 비싸고, 연비가 낮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올 뉴 쉐보레 말리부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과 가격 경쟁력, 연비 등을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 동급 경쟁 차종을 압도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