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얇고 가볍고 강해졌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G1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PC 부품 제조 기술과 설계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노트북의 두께는 계속 얇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지고 있다. 어떤 노트북은 15인치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1kg 미만의 무게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얇고 가벼운 노트북의 성능이 수 년 전 등장한 크고 무거운 노트북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외근이나 이동이 잦은 직장인의 가방도 한결 가벼워졌다.

HP가 내놓은 엘리트북 폴리오 G1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지난해 HP가 출시한 제품의 후속작으로, 겉모습은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속은 오히려 더 튼실해졌다. 어떤 제품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 사용한 제품은 정식 출시 제품이 아닌, 엔지니어링 샘플이다. 따라서 실제 제품 출시 후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G1
HP 엘리트북 폴리오 G1

우선 프로세서는 기존 5세대 코어 m 프로세서에서 6세대 코어 m 프로세서로 바뀌었다. 이번 제품에서 새롭게 탑재한 프로세서는 CPU 클럭이나 내장 그래픽 성능 등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됐지만, TDP(열 설계 전력, CPU가 최대로 소비하는 전력량)는 7W 그대로다. 성능은 조금 상승했지만 발열이나 전력 소모 등은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코어 m7 프로세서
코어 m7 프로세서

특히 코어 m 프로세서는 인텔의 대표적인 저발열 프로세서로, 냉각팬이 필요 없는 제품을 위한 모델이다. 즉 엘리트북 폴리오 G1은 냉각팬 소음이 전혀 없는 무소음(팬리스) 노트북이다. 이 때문에 조용한 사무 환경에서 전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소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냉각팬이 없기 때문에 두께 역시 아주 얇게 제작할 수 있다. 가장 두꺼운 곳의 두께는 약 10mm 정도며, 가장 얇은 곳은 약 6.5mm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노트 한 권보다 얇은 정도다.

가장 얇은 곳의 두께는 6.5mm에
불과하다
가장 얇은 곳의 두께는 6.5mm에 불과하다

내부에 부품 역시 일반적인 노트북보다 더 작은 부품을 사용했다. 저장장치는 M.2 SSD를 사용했으며, 메모리는 온보드 방식을 채택했다. 이렇게 확보한 내부 공간은 대부분 배터리로 채워 넣었다. 4,680W 용량의 배터리로 본체 내부의 절반 이상을 채웠기 때문에 얇은 두께에 비해 제법 긴 배터리 지속시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정식 출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시간은 향후 정식 버전 출시 시 소개한다.

하판을 분리한 모습
하판을 분리한 모습

성능은 상당히 준수하다. 필자가 사용한 모델의 경우 코어 m7 프로세서, 512GB SSD, 8GB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모델에 따라 최대 32GB 메모리를 장착한 제품도 있다. 사실 이 정도 성능이면 워드 프로세서나 엑셀 등의 사무용 소프트웨어는 물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생산성 소프트웨어까지 전혀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이다. 특히 12.5인치의 작은 화면에 UHD 해상도를 적용했기 때문에 선명도가 높아 사진 편집이나 디자인 등의 작업 시에도 유용하다.

512GB M.2 SSD
512GB M.2 SSD

내부에 다른 부품은 전부 크기를 줄였지만, 내장 스피커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내부 부품 중 배터리를 제외하고 가장 큰 부품은 스피커 유닛이다. 여기에 뱅앤올룹슨 음장기술까지 적용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작은 노트북에서 나오는 소리치고는 상당히 우렁차다. 콘텐츠 재생이 주 목적인 기기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하다. 또한, 스피커가 팜레스트 양쪽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음향을 잘 구분해서 들려준다.

내장 스피커
내장 스피커

다만, 노트북 내장 스피커의 한계인지 소리를 최대로 키웠을 때 고음역에서 살짝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무게는 1.07kg이다. 이전 세대 제품이 약 1.25kg 이었으니, 이것과 비교하면 많이 가벼워진 셈이다. 최근 1kg 미만의 노트북이 등장하면서 이 무게를 그리 대단히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무게는 내구성과 무게 사이의 적정선을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HP는 2-in-1 PC 제품을 출시하며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만, 업무용 제품인 만큼 제품의 내구성이나 안전성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마그네슘 합금 등 비교적 무거운 재질을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트북 폴리오 G1역시 이러한 HP의 고집(?)을 적용한 듯하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G1의 무게
HP 엘리트북 폴리오 G1의 무게

화면 크기는 12.5인치로 A4 용지보다 조금 큰 정도에 불과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께 역시 가장 두꺼운 곳이 약 10mm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백팩은 물론, 토트백(혹은 서류가방)에 넣어 다녀도 전혀 무겁거나 부피가 부담스럽지 않다.

HP 엘리트북 폴리오 G1의 크기
HP 엘리트북 폴리오 G1의 크기

사실 키 감은 조금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글쇠 너비가 제법 되고, 글쇠 사이에도 폭이 있어 오타는 비교적 드물었다. 글쇠 너비는 약 15mm 정도로 일반 데스크톱용 키보드(약 13mm)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크기를 줄이다 보니 우측 하단에 있는 방향키 중 위/아래 입력이 조금 불편한 감도 있다. 키보드는 백라이트도 갖췄다. 백라이트 밝기는 3단계(꺼짐 포함)로 조절할 수 있다.

키보드 백라이트
키보드 백라이트

화면 힌지는 최대 180도까지 열린다. 화면이 수평으로완전히 넘어가기 때문에 보험 설계사 등 문서를 앞에 앉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본체를 돌릴 필요 없이 화면을 젖혀 바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힌지가 바닥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실수로 화면을 차거나 밟더라도 힌지가 부러지거나 꺾일 우려도 줄일 수 있다.

힌지는 180도까지 열린다
힌지는 180도까지 열린다

얇은 두께를 유지하려 한 탓인지 입출력 단자는 자유롭지 못하다. 좌측에 음성입출력 단자 하나, 우측에 USB C형 단자 두 개를 갖췄다. 유선 랜이나 영상 출력 단자는 없다. 사실 USB C형이 차세대 표준이지만, 아직 보급률이 떨어지는 만큼 가장 아직까지 대중적인 A형을 더 많이 사용한다. 엘리트북 폴리오 G1은 이를 보완하고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전용 독을 별도로 갖췄다.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액세서리도 있음. USB C형 단자를 이용해 연결하는 확장 독. 측면 C형 단자에 확장 독을 연결하면 USB A형 단자 4개가 추가되는 것은 물론, 유선 랜 단자, HDMI 단자, DP 단자 등 다양한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단자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모니터나 키보드/마우스 등을 연결하면 사무실에서 일반 데스크톱과 유사한 환경으로 작업할 수 있다.

USB 확장 독
USB 확장 독

정확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금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정식 출시된 이전 세대 제품 가격이 약 150만 원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부피에 고성능 부품을 꽉꽉 채워 넣었으며, 정식 출시되는 제품에는 HP 노트북 특유의 보안 솔루션 등도 탑재될 전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준의 가격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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