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따뜻한 봄, 밖에서 즐기는 스마트 모빌리티 '카노휠'

[IT동아 권명관 기자] 날 참 많이 풀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소 쌀쌀한 바람과 느지막하게 찾아온 꽃샘추위로 외투를 여몄어야 했지만…, 정말 날 참 많이 풀렸다. 아니, 따뜻하다. 더 이상 아침 출근길에 나서기 전, 겨울 외투를 입을지 얇은 코트를 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을 날씨. 여의도에 위치한 회사에 출근 중인 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속에는 어느새 흩날릴 것만 같은 벚꽃도 한가득하다. 벚꽃놀이 명소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도 오늘부터 축제를 시작했다. 그래. 이제 봄이다, 봄.

여의도 벚꽃축제
여의도 벚꽃축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편집장님이 마감을 독촉하는 잔소리도 조금씩 늘어났다. 날씨와 마감 사이에 어떤 상관 관계가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날도 따뜻해졌는데, 이제 네가 타고 다니던 카노휠 리뷰 좀 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편집장님의 말에는 "그럼요. 해야죠!"라고 대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더라. 겨우내 사무실에서 '내가 이걸 왜 그렇게 타고 다녔을까'라고 후회했지만, 어쩌랴. 이건 유 대위도 거절할 수 없는 명령이란 말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대, 전동휠의 등장

요즘 전동휠을 타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자주 만날 수 있다. 출퇴근길 외바퀴 또는 두바퀴의 전기 충전 방식 1인용 이동 수단, 이른바 '퍼스널 모빌티리(personal mobility)'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낯설지 않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곁눈질로 쳐다 보곤 했지만 뭐, 이제는 그냥 자연스럽다. 간혹 지하철 환승 통로에서도 마주친다. 환승하기 위해 걷는 많은 사람 사이에서 귀신처럼 슥 다가오는 사람에게 놀랐던 기억.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G마켓이 지난 2015년 3분기(7월~9월)에 내놓은 자체 조사 자료에 따르면, 퍼스널 모빌리티 상품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7배(598%)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사용자 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 특히, 전동휠은 다른 탈 것과 비교해 작아 휴대성이 용이하고, 타는데 특출한 기술도 필요 없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교통체증도 없고, 주차난도 없다. 사용하는 동력도 충전식 전기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2015 에누리닷컴 전동휠
판매량
2015 에누리닷컴 전동휠 판매량

< 2015 전동휠 판매량, 출처: 에누리닷컴 >

다만, 처음 전동휠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높은 가격에 외면을 받았다. 100만 원을 넘어 수백만 원에 달했던 가격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그 가격이 낮아졌다. 특히, 고성능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해 주목받는 샤오미가 중국 내수용 제품으로 '나인봇 미니'를 35만 원대에 선보이며 기폭제 역할을 담당했다. 이제 전동휠은 '그저 신기하고 값비싼 제품'에서 '한번쯤 사용해볼만한 제품'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샤오미 나인봇 미니
샤오미 나인봇 미니

30만 원대 전동휠, '카노휠'

카노휠은 국내 업체 '알티케이 주식회사'가 직접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한 전동휠이다. 별도로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회사측의 자부심도 상당하다. 구리 코일, 자석판, 스틸 허브, 고무 타이어 등을 이용한 바퀴 내 모터와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삼성 정품 배터리) 등 내부 부품을 직접 선택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 배터리의 경우, KB손해보험 생산물 배상책임 보험에도 가입해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자가 '카노휠'을 사용한 기간은 약 2달 정도. 처음 접한 전동휠에 발 하나 올리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동료 기자들이 "이야~"라고 감탄할 정도로 꽤 잘 타고 있다. 사실 초보자라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탈 수 있다. 카노휠을 처음 받은 날, 박스 뜯고, 충전하고, 한 발 올린 뒤, 앞뒤 이동까지 5분 정도 걸렸다. 장담할 수 있다. 나이 마흔을 넘기신 IT동아 편집장님부터, 경제 전문 케이블 방송사의 아리따운 여자 아나운서까지 한두 번만 올라서면 누구나 금세 적응했다. 심지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기자 아들은 지금도 주말이면 카노휠을 찾곤 한다.

방송 준비 전, 그녀는 5분만에 카노휠에
적응했다
방송 준비 전, 그녀는 5분만에 카노휠에 적응했다

< 방송 준비 전, 그녀는 5분만에 적응했다 >

여느 전동휠과 마찬가지로 타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 발을 먼저 올린 뒤, 마저 한 발을 올려 앞뒤로 이동하면 그만. …글로는 더 이상 자세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몇 번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면 사람 몸이 금세 체득한다. 처음 자전거를 타는데 며칠 걸렸다던 여자 동료 직원도 불과 몇 번 지나지 않아 성공했다. 한가지 팁이라면 무릎을 굳히지 앉고 타는 것이 중요하다. 엉거주춤 앉은 자세로는 오히려 균형 잡기가 더 쉽지 않으니 참고하자.

카노휠을 타기 위한 준비 동작
카노휠을 타기 위한 준비 동작

카노휠을 타기 위한 준비 동작
카노휠을 타기 위한 준비 동작

일단 카노휠 위에 올라서면, 동력장치와 가속센서, 제어 시스템이 중력 중심을 체크해 자동으로 수평을 맞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동. 이동은 카노휠 위의 매트(발받침대) 아래에 있는 4개의 센서를 이용한다(수평도 이 센서를 통해 맞춘다). 앞으로 가고 싶으면 앞쪽으로, 뒤로 가고 싶으면 뒤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면 된다.

이 부분에서 살짝 어렵다.

카노휠 아니, 대부분의 전동휠을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한번 고비가 찾아온다. (그래도 한두 번이면 적응하니 용기를 잃지 말자) 친구나 지인의 도움 또는 벽을 손으로 짚고 전동휠 위에 가만히 올라서는 것은 꽤 쉽다. 최대한 움직이지만 않으면 가만히 서는 것은 문제 없다. 하지만, 앞이나 뒤로 가려고 할 때 분명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기자는 이렇게 적응했다. 몸을 쭉 펴고, 일직선이라고 생각한 뒤, 앞뒤로 몸 전체를 살짝 기울여 보길 권한다. 괜히 흔들리는 중심 잡는다고 두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거나,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 더 힘들다. 특히, 어느 정도 적응 전까지는 발목을 고정하자. 발목을 움직여 발바닥 앞이나 뒤로 매트를 밟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발목부터 최소한 무릎까지 고정한 뒤) 몸 전체를 기울여야 한다. 그럼 어느 순간, 딱 하고 느낌이 온다.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앞뒤 이동을 성공했다면, 좌회전, 우회전은 더 간단하다. 느낌대로, 생각대로 움직이면 그만이다. 여기까지 적응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카노휠을 즐기면 된다. 제자리에서 360도를 도는 것, 몇 cm 단위로 조금씩 움직이는 것, 좀더 빠르게 회전하는 것 등 의외로 여러 동작을 쉽게 할 수 있다. 혹시나 해서 시도했는데, 카노휠 위에 타고 책상 앞에 서서 기사 작성도 할 수 있더라.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웬만한 작은 둔턱도 넘을 수 있고, 아래 사진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친 뒤에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도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테스트를 위해서 시도한 것이니, 안전을 위해서는 절대로 손을 주머니에 넣거나, 양팔을 팔짱 낀 상태로 카노휠을 이용하지 말자.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큰 돌 등을 밟을 경우 크게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카노휠을 타는 모습, 딴 짓은
금물이다
카노휠을 타는 모습, 딴 짓은 금물이다

< 딴짓은 금물이다 >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전동휠은 타기 어렵다?

'안전'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세그웨이의 전동휠을 접했을 때, '이게 넘어지지 않고 똑바로 가기는 할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 작년 초 IT동아 사무실로 들어온 외발 전동휠 '나인봇 원'을 타고난 뒤에는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바퀴가 1개 뿐인 전동휠이라니. 물론, 능숙하게, 묘기를 부리며 타는 사람도 있지만, 기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먼 이야기처럼만 들렸다.

하지만, 카노휠을 처음 접하고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 전동휠과 곧잘 비교되는 자전거, 롤러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스쿠터,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도 타고 가다가 넘어지면 다친다. 언덕이나 내리막길, 평탄하지 않은 길가에서 빠른 속도로 타면 사고 위험도 역시 올라간다. 이건 여느 '탈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동차도 험하게 운전하고, 과속으로 운행하다 사고 나면 생명의 위험을 느끼기 마련이다.

카노휠과 같은 전동휠은 앞서 언급했듯 타는데 필요한 기술은 내재한 시스템과 센서로 보장한다. 그리고 수평을 맞춰야만 동작하는 알림(타고 내릴 때 초록색 LED가 점등되어야 운행할 수 있다. 빨간색 LED는 경고 메시지로 수평을 다시 맞춰야 한다), 배터리 잔량 표시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수평이 맞지 않으면 빨간색 LED가 들어온다
수평이 맞지 않으면 빨간색 LED가 들어온다

< 수평이 맞지 않으면 빨간색 LED가 들어온다 >

적응도 빠르다. 전동휠 자체를 처음 보는 직원들을 총동원했다. 이제 정식으로 출근한지 이틀 지난 26살의 마케팅팀 여직원은 분홍색 슬리퍼를 신고 올라탔고, 이를 지켜보던 게임동아 편집부의 '조조전' 주인공 조영준 기자와 조광민 기자도 슬리퍼를 신고 올라탔다. 게임동아 막내 김원회 기자도 선배들의 닦달과 함께 올라가 섰다.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아, 참고로 남자 기자 3명은 100kg에 육박한다. IT동아에서 평균 나이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김태우 기자는 "내가 연습하고 올게"라며 사라지더니, 5분 뒤에 카노휠을 타고 사무실 입구로 들어서더라. 신기했다. 기자는 두발 자전거를 타기 위해 1시간 정도 연습했었는데 말이다. 이 정도면 타기 어렵다는 말은 이제 지워도 되지 않을까.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아, 내릴 때는 꼭 탈 때와 반대되는 동작으로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 한발을 뒤로 내리면 된다.

카노휠 N1, N3, N10 – 용도에 따라 선택하길

알티케이주식회사는 전동휠 브랜드 카노휠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제품 초기 한가지 모델만 있던 라인업은 이제 3개로 늘어났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 모델은 N1, N3, N10로 3종류. N1과 N3는 거의 같은 제품으로 무게(N1: 7.5kg, N3: 9.5kg)와 탈 수 있는 하중(N1: 20~100kg, N3: 20~120kg)만 조금 다를 뿐, 제품 크기(583x186x178mm)부터 전체 높이(110mm), 바퀴 크기(6.5인치), 최대 속도 제한(8km/h), 최대 오르막 각도(15도) 등 다른 제원은 거의 비슷하다. N10은 두 제품과 비교해 좀 더 크고 빠르다. 바퀴 크기는 10인치이며, 최대 속도 제한은 10km/h. 무게도 12.8kg으로 가장 무겁다.

카노휠 N1 과 N10
카노휠 N1 과 N10

< 카노휠 N1 과 N10 >

아무래도 안정감은 제품 크기와 바퀴가 큰 N10이 좋다. 웬만한 둔턱도 잘 넘어간다. 사무실 바닥에 케이블, 랜선 등을 정리하기 위해 설치한 전선몰드 아니, 쫄대(약 2cm 높이)도 잘 넘어간다. N1, N3는 다소 버겁다. 천천히 몇 번 시도하면 넘어갈 수 있지만, 안전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N10은 원활하게 넘어가지만…
N10은 원활하게 넘어가지만…

< N10은 원활하게 넘어가지만… >

N1은 다소 버겁다
N1은 다소 버겁다

< N1은 다소 버겁다 >

기자는 매일 인천 검암에서 안양 평촌으로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요즘 계속 고민 중이다. 계단만 없다면… 카노휠을 출퇴근에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카노휠 라인업별 공식 가격은 N1 36만 원, N3 34만 원, N10 42만 원이다(2015년 4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는 29만 9,000원이다). 기자는 오늘도 아들의 근거 없는 땡깡에 시달린다. "아빠, 카노휠 언제 사요?"

카노휠을 타는 모습
카노휠을 타는 모습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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